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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던 장모를 장시간 폭행해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유기한 조재복(26)에게 1심에서 징역 45년이 선고됐다.

15일 연합뉴스와 뉴스1 등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13부(채희인 부장판사)는 이날 존속살해와 사체유기, 특수중감금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재복에게 징역 45년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조재복이 장모를 경제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함께 살면서 상습적으로 폭행했고, 피해자가 숨진 뒤에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조재복은 지난 3월 대구 중구의 한 오피스텔형 원룸에서 함께 살던 장모 A 씨(사망 당시 54세)를 장시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상당 기간 반복된 폭행으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한 상태였으며 사망 직전에도 장시간 폭행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인은 전신에 걸친 다발성 손상으로, 좌우 모든 갈비뼈가 분절되고 두개골과 가슴, 복부, 다리 등 전신이 심각하게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숨지기 전날 이미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나빴다고 설명했다. 당시 피해자는 손으로 'X' 표시만 할 수 있었으며, 눈과 다리의 통증 때문에 잠을 자거나 식사하는 것조차 어려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당일에는 크게 다친 장모가 대변 실수를 하자 조재복이 발로 차고 바닥에 넘어뜨리는 등 폭행을 이어갔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의식이 희미해진 상황에서도 폭행이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조재복이 장모를 부양하기 위해 함께 살았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피해자를 경제적으로 이용할 목적으로 자신의 집에 데려와 동거했다고 판단했다.

조재복은 장모가 숨진 뒤 시신을 여행용 캐리어에 넣어 대구 북구 칠성동 신천변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시신 유기 과정에는 피해자의 딸이자 조재복의 아내도 동행했으며, 두 사람이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는 모습은 주변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재판부는 조재복의 아내 역시 남편의 반복적인 폭행과 통제 속에서 정상적으로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인 아내는 피고인의 반복된 폭행으로 어머니가 맞는 모습을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지켜봐야 했다"며 가족 외의 인적 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학습된 무기력 상태에 놓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내가 남편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어머니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는 일까지 해야 했다며 "세상에서 유일한 가족인 어머니가 물건처럼 실려 나가는 모습을 지켜본 피고인의 아내의 상실감과 정신적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조재복은 아내와 장모를 상대로 폭행뿐 아니라 감시와 경제적 통제 등 가혹 행위를 이어온 혐의도 함께 받았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이 가족 사이의 신뢰 관계를 근본적으로 저버린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채 부장판사는 "존속살해는 헌법이 명시한 절대적 가치인 생명권을 침해하는 범죄로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며 "특히 존속살해는 한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기만 하는 게 아닌 가족 공동체 사회의 신뢰 관계를 저버리는 반인륜적인 범죄"라고 밝혔다.
이어 조재복이 분노를 제어하지 못한 채 장모를 상습적으로 폭행했고, 범행 후 시신을 유기한 데다 다른 여성과 연락을 주고받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선고 과정에서도 조재복의 태도가 재판부의 제지를 받았다. 채 부장판사가 판결문에 기재된 범죄 사실을 읽는 동안 조재복이 소리 내 한숨을 쉬자 "피고인 그냥 들으세요"라고 주의를 준 것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7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조재복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잔혹성과 피해 정도, 범행 이후의 태도 등을 고려해 징역 45년을 선고하고 3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현재 26세인 조재복이 형기를 모두 채운다면 71세 안팎에 출소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미결구금 기간의 형기 산입과 가석방 여부, 상급심 판결 등에 따라 실제 출소 시기와 나이는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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