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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의 한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소방관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중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진화를 마친 현장에서는 동료의 생사를 걱정하던 한 소방대원이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16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8분께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한 공장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불은 건물 3층에 입주한 금속사출 도장업체에서 작업을 하던 도중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 당국은 신고 접수 19분 뒤인 오전 8시 57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오전 9시 9분께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대응 2단계는 인접 소방서 5∼6곳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으로, 불이 주변으로 번지고 인명 피해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불은 신고 접수 2시간 28분 만인 오전 11시 6분께 완전히 꺼졌다.
인명 피해는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에게 집중됐다. 선착대로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이던 40대 대원 2명이 크게 다쳤다. 이 가운데 1명은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다른 1명도 연기를 들이마셔 중상을 입었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대원은 현장에 가장 먼저 진입했다가 고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소방관 3명은 열탈진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업체 관계자 2명도 연기를 마셔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 당국이 집계한 부상자는 중상 2명, 경상 5명 등 모두 7명이다. 이 중 5명이 소방관이다. 추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잠정 조사 결과 해당 공장은 다량의 인화성 물질을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은 경찰 등과 함께 정확한 발화 경위와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불길이 잡힌 뒤 현장은 무거운 공기에 휩싸였다. 부천소방서 소속의 한 대원은 그을음으로 검게 변한 방화복 차림으로 공장 앞에 서서 끝내 눈물을 쏟았다. 함께 출동한 동료 2명이 크게 다쳐 이송된 직후였다.
그는 쏟아지는 눈물을 감추려는 듯 등을 돌려 건물 벽에 손을 짚고 고개를 떨궜다. 자책하듯 장구류를 발로 차는 모습도 보였다. 곁에 있던 다른 대원이 어깨를 토닥이며 그를 달랬다. 또 다른 대원은 붉게 충혈된 눈으로 자리를 지켰고, 주변 동료들은 말없이 바닥만 내려다봤다.

진압 직후면 장비를 거두고 현장을 수습하느라 분주해야 할 시간이었지만, 이날 대원들의 움직임은 무거웠다. 일부는 다친 동료의 소식을 확인하며 서로를 다독였다.
현장 곳곳에는 사투의 흔적이 남았다. 검게 그을린 창틀 사이로 진화에 쓰인 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고, 깨진 유리 파편은 건물 바깥까지 흩어져 있었다. 건물 안에서는 소화설비 사이렌이 계속 울렸고, 일대에는 매캐한 냄새가 가시지 않았다. 주변에 모인 주민들은 현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 주민과 근로자들은 긴박했던 화재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웃 공장에서 일하는 채윤병(59) 씨는 경기일보에 "처음에 불이 난 것을 모르고 일하고 있었는데 매캐한 연기 냄새에 나와보니 옆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한 상황이었다"며 "불길은 보이지 않았지만 건물 창문 사이로 연기가 쏟아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채 씨는 소방대원들이 실려 나오던 장면도 목격했다. 그는 "소방관들이 진화를 하던 중 몇 명이 실려 나왔다. 한 명은 바닥에 누워있었고, 두 명은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며 "그 모습을 보니 큰불이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주변 업체 관계자들이 직접 불을 끄려 나서기도 했다. 불이 난 공장 뒤편 레미콘 공장 직원들은 레미콘 차량 세척 장비의 물을 끌어와 뿌렸지만, 물줄기가 불이 난 곳까지 닿지 않았다고 한다.
이 레미콘 공장 관계자는 경기일보에 "소방관이 진압 과정에서 크게 다쳤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다"며 "정말 안타까운 심정이고, 생명에 지장 없이 회복되면 좋겠다"고 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도 이날 화재 현장을 방문했다. 추 지사는 "(소방관의) 희생적 용기 덕분에 큰 피해는 막았지만, 중태에 빠진 두 분의 용기와 헌신에 감사드린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료와 회복에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추 지사의 현장 방문은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 논란이 불거진 지 사흘 만이다. 추 지사는 지난 13일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 재원 확충에 관한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를 받고 "의원님 말씀처럼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 인건비만 하더라도 2027년도에 1조1000억을 잡아먹게 되고, 사업비만 5000억 가량"이라고 답했다.
이 발언을 두고 한국소방공무원노동조합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등이 유감을 표명했다. 경기도는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재정을 지자체가 대부분 부담하고, 국고지원 비율은 줄어드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이날 현장에서 추 지사는 국감 발언에 대한 입장은 따로 밝히지 않았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소방 재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표현으로 상처받은 소방공무원과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설명하려는 취지였더라도, 위험한 현장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소방관들의 노고와 자부심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또 "국가직으로 전환된 뒤에도 인건비를 비롯한 소방예산은 여전히 지방재정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국비 비중도 전환 이후 한때 높아졌다가 다시 낮아졌다. 국가직 전환의 취지가 현장에서 실현되도록 재정과 처우에 남은 과제를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소방관의 안전을 위한 지원 확대와 함께, 인력과 장비 확충,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에 필요한 예산 확보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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