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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연락을 단절했던 부친이 사망하자 빈소를 찾은 친딸이 평소 교류가 없던 친척들에게 800만 원에 달하는 장례 비용 대납을 요구한 사건이 발생했다.
관할 행정복지센터의 연락을 받고 도의적 차원에서 조문을 간 친척들은 친딸의 일방적인 비용 청구에 반발하며 갈등을 빚었다.
전문가들은 직계비속인 자녀가 장례 비용을 최우선으로 부담해야 하며 경제적 능력이 부재할 경우 지자체 지원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종합편성채널 JTBC 시사 프로그램 '사건반장'에 외할머니와 거주하는 20대 남성 A 씨의 사연이 보도됐다.
A 씨에 따르면 최근 외할머니는 관할 동사무소로부터 자신의 친오빠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당시 장례식장에는 유족이 아무도 오지 않아 행정 기관이 친인척을 수소문해 연락을 취한 상황이었다.
A 씨 일가 역시 고인과 오랫동안 교류 없이 단절된 상태였으나 혈육으로서 마지막 예우를 갖추기 위해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을 방문했다.
이후 행정 기관의 연락을 받은 고인의 친딸 역시 장례식장에 도착하며 A 씨 일가와 대면했다.
친딸은 빈소에 도착한 직후 고모인 A씨 외할머니의 가족에게 장례식 진행 비용을 전액 결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친딸은 "내가 여유가 없어서 그렇다. 다른 가족도 없고 아버지와 연락을 끊은 지도 오래됐다"고 요구 사유를 밝혔다.
이에 A 씨는 "저희도 마찬가지 아니냐. 동사무소 연락을 받고 마지막 도리를 하려고 온 것"이라며 "오늘 처음 보는 사이인데 자꾸 이래라저래라 하느냐"라고 반박하며 요구를 거부했다.
친딸은 A 씨의 거절에 "마지막 도리를 돈으로 좀 해 달라는 것 아니냐"라며 "어린데 아주 바락바락 대든다"라고 불쾌한 기색을 표출했다.
A 씨는 정산해야 할 장례 비용이 800만 원에 육박함에도 불구하고 오늘 처음 대면한 친딸이 타인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하는 태도에 자신과 어머니, 외할머니 모두 대응할 말을 잃었다고 밝혔다.
해당 사안과 관련해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족 구성원 간 법적 부양 의무의 위계를 설명했다.
승 연구위원은 "아버지·어머니, 딸·아들의 관계는 내가 못 먹더라도 도와야 하는 관계"라며 "형제자매는 내가 먹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돕는 것이기 때문에 딸이 최우선으로 장례비를 내야 한다"라고 밝혔다.
직계존비속 간의 제1차 부양 의무가 형제자매 간의 제2차 부양 의무보다 선행한다는 법리적 해석이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 역시 장례 주관자의 우선순위를 설명했다.
박 교수는 "가장 촌수가 가깝고 가까운 사람이 부담하는 게 맞다"라며 "그 부담이 어렵거나 상황이 여의찮다면 국가나 지자체에 요청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가 비용을 내기 어렵다고 다른 사람에게 대신 내 달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친딸의 행동이 상식에 부합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연간 국내 무연고 사망자 수가 매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부분은 고독사나 무연고 사망자 중 연고자가 아예 없는 경우보다 혈연관계인 가족이 있음에도 시신 인수를 포기하거나 기피해 무연고로 처리되는 비중이 무려 75% 내외에 달한다는 점이다.
현행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 제2조 제16호는 사망자의 연고자 순위를 배우자, 자녀, 부모, 형제자매 순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적 순위에 따라 1순위 연고자인 자녀 등이 장례를 주관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이나 유가족들은 오랜 시간 이어온 혈연 단절이나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장례 비용 부담을 이유로 인수 거부 의사를 밝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가족이 공식적으로 장례 거부 및 시신 위임 의사를 지자체에 접수할 경우 해당 시신은 보건복지부의 무연고 사망자 처리 지침에 따라 지자체가 주관하는 공영 장례로 연계돼 안치 및 화장 절차를 밟게 된다.
이 경우 장례식장 등이 유족에게 사적으로 임의 대관을 유도하거나 별도의 사적 비용을 강제 청구할 수 없다.
만약 친딸이나 특정 직계 유족이 장례식장 빈소를 자가 명의로 계약해 이용했다면 장사법 및 민법상 약정 원칙에 따라 해당 장례 비용의 결제 의무는 계약 당사자 본인에게 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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