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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전통예고) 동급생 집단 성폭행 사건 피의자의 아버지가 학교 측과 밀접한 관계를 이어 온 '국악계 거물'이라고 한국일보가 19일 단독 보도했다. 피의자가 사건 이후에도 학교 후배에게 추가 피해를 줬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학교가 이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한국일보는 자체 취재와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확보한 전통예고 자료 등을 토대로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C양은 지난해 6월 26일 동급생인 A군과 B군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학교에 알리고 경찰에 신고했다. A군과 B군은 지난해 5월 6일 새벽 경기 안양시의 한 음악 연습실에서 C양에게 성폭력을 가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한 혐의 등을 받는다. 저항하는 C양의 머리채를 잡고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도 있다. 경기 안양만안경찰서는 올해 1월 두 사람을 성폭력처벌법상 특수강간 등 혐의로 수원지검 안양지청(현 수원지방공소청 안양지청)에 불구속 송치했다.
신고 이후 학교의 대응은 미흡했다고 한국일보는 지적했다. 학교는 C양을 2층 생활지도부 앞 상담실에서 지내도록 했다. 반면 두 남학생은 평소처럼 교실에서 학교생활을 이어 갔다. C양은 경찰 조사에서 "교사가 '최대한 둘이 피해 다녀'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두 남학생은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오히려 C양과 C양 친구를 학교폭력으로 신고했다. C양은 사건 경위를 적은 메모와 증거물,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까지 학교에 제출했다. 그러나 두 남학생에 대한 학교의 추가 조치는 없었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C양 부모는 지난해 8월 25일 학교장에게 서신을 보내 추가 분리 조치 등을 요구했다. C양 부모는 "뒤늦게나마 어른들에게 털어놓은 이후에도 계속 학교 공간에서 상대방 학생들을 마주치면서 딸 아이가 사후적인 충격을 받는 것까지 방치하는 것은 어른으로서나 부모로서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C양 친구도 교사들에게 두 남학생을 분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여러 차례 물었다. 그러나 "쌍방 신고이기 때문에 격리조치가 불가능하다"는 답만 들었다고 한다. C양의 결석은 1·2학년 때 이틀이었다. 3학년 때는 질병 결석 16일을 포함해 18일로 늘었다.
추가 피해 제보도 있었다. 서울시교육청 등에 접수된 제보에 따르면 A군은 지난해 11월 술자리에서 1학년이던 학교 후배에게 전화를 걸어 자취방 위치를 묻고 찾아가겠다고 했다. 춤추는 영상을 찍어 보내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교내 사정을 잘 아는 인사는 이 후배가 한동안 자취방 대신 다른 곳에서 지냈다고 한국일보에 전했다. A군이 졸업할 때까지 학교에서 이들을 피해 다닌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학교는 이 사실을 알고도 구두 주의에 그쳤다고 한국일보는 보도했다. 생활지도부장은 후배가 있는 자리에서 A군에게 연락해 "너 진짜 조용히 자중해야 돼. 졸업할 때까지"라고 말했다. 후배에게는 "학폭(학교폭력)이 접수되면 얘네가 대학 입시 취소될 수도 있대"라고 했다. 후배는 다음 날 생활지도부에 다시 불려 가 A군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확인서 작성을 강요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통예고 안팎에서는 학교의 미진한 대응에 A군 아버지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A군 아버지는 전통예중고 전임강사와 한국국악협회 간부 등을 지냈다. 최근까지 전통예고에 출강하기도 했다. 2023년 10월에는 전통예고 신입생 선발고사 심사 과정에 교사 등과 함께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A군 아버지는 악기사를 운영하며 학교와 거액의 거래를 이어 왔다. 한국일보 분석 결과 학교는 2017년부터 A군 아버지의 악기사에서 최소 1억6078만원어치 물품을 샀다. 계약 대부분은 수의계약이었다. 학교폭력을 담당하는 생활지도부장은 A군 아버지와 15년간 알고 지냈다며 친분을 강조했다.
전통예고는 의혹을 부인했다. 학교는 한국일보에 "학교는 관련 학생들의 의사를 반영해 졸업 시까지 일시보호 조치와 분리 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생활지도부장은 A군을 감싼 적이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고 했다. 그는 "관련 절차에 따라 상담을 진행하고 확인서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는 A군과 A군 아버지 측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입장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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