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레오 "실업 급여로 일본 여행 온 청년들, 사진 찍어달라길래 거절했다"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해외여행을 다니거나 실제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급여를 타는 사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해외 체류 기록이 확인된 실업급여 수급자 가운데 부정수급으로 적발된 인원은 전년보다 57% 늘었다. 실직자의 생계를 돕고 재취업을 지원한다는 제도의 취지를 살리면서 부정수급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가 실직한 뒤 재취업을 준비하는 동안 생계 부담을 덜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수급자는 정해진 실업인정일에 실업 상태와 재취업 활동 등을 신고하고 인정받아야 한다. 단순히 실직 상태라는 이유만으로 급여가 계속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수급 요건을 충족하고 적극적으로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받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런 제도적 원칙과 관련해 최근 유명 셰프 강레오씨가 유튜브에서 전한 해외여행 목격담도 관심을 모았다.

“예전에 일본을 갔는데 옆에 남자애들이 실업급여 받아서 놀러 온 거에요. '얼마 받았어, 더 받을 수 있대'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열이 받더라고요. 근데 나중에 '어? 셰프님 사진 좀 찍어주세요' 그러길래 '취직하면 찍어줄게요' 그랬어요. 세금으로 놀러 갔잖아요. 더 열받죠.”

개인의 목격담만으로 해당 인물들이 실제 부정수급을 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해외 체류 중 실업급여를 받다가 부정수급으로 적발되는 사례가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 관리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강레오 셰프 / 유튜브 '휴먼스토리'

해외 체류 기록 확인된 수급자 중 적발 57% 증가

25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인정일에 해외 체류 기록이 확인된 수급자는 2만832명이었다. 2024년 2만3405명보다 11.0%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 체류 중 부정수급으로 적발된 인원은 1359명에서 2134명으로 늘었다. 증가율은 57.0%다. 올해 상반기에는 실업인정일에 해외 체류 기록이 확인된 수급자 1만1332명 가운데 695명이 부정수급으로 적발됐다.

해외에 나갔다는 사실만으로 부정수급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출입국 기록은 부정수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 중 하나이며, 실제로는 실업인정 신청 내용과 구직활동 여부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해외에 체류하면서 국내 가족이나 지인에게 온라인 실업인정 신청을 대신하게 하거나, 실제로 하지 않은 구직활동을 한 것처럼 신고하는 행위가 대표적인 적발 사례다.

대전고용노동청은 2025년 상반기 해외 체류 중 실업급여를 받은 부정수급자 111명을 적발했다. 이들 가운데는 해외여행이나 가족 방문을 위해 출국한 뒤 국내 가족·지인에게 온라인 실업인정 신청을 맡긴 사례가 포함됐다. 부정수급액은 총 1억8200만원으로 집계됐다.

부정수급이 확인되면 지급받은 급여를 반환해야 할 수 있으며, 추가징수와 형사처벌 등 법적 불이익이 뒤따를 수 있다. 취업이나 근로 제공으로 소득이 발생했는데도 신고하지 않고 급여를 받는 경우 역시 부정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시럽급여'라는 조롱까지 생겼던 실업급여 / 뉴스1

실업급여가 반복해서 논란이 되는 이유

실업급여 논쟁은 해외여행 문제뿐 아니라 반복 수급, 형식적인 구직활동, 급여 수준과 재정 부담 등 여러 쟁점이 얽혀 있다.

반복 수급은 일정 기간 취업과 실직을 거듭하면서 실업급여를 여러 차례 받는 경우를 말한다. 반복해서 수급했다는 이유만으로 부정수급이라고 볼 수는 없다. 계약기간 만료 등으로 실직한 사람이 법정 요건을 충족해 급여를 받는 것과 허위 신고로 급여를 받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다만 반복 수급자가 늘어나면 실업급여가 재취업을 돕는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는지, 장기간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가 정책 과제로 남는다.

구직활동의 실효성도 쟁점이다.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재취업을 위한 활동을 해야 하지만, 구직활동 횟수만 채우는 형식적인 지원이나 실제 참여하지 않은 면접을 했다고 신고하는 행위는 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 정부가 수급자의 유형과 수급 기간에 따라 재취업활동 기준을 달리 적용하고 허위·형식적 활동을 점검하는 것도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다.

급여 수준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져 왔다. 구직급여는 원칙적으로 이직 전 평균임금의 60%를 기준으로 산정되지만 하한액은 최저임금과 연동된다. 이 때문에 일부 저임금 근로자는 실직 후 받는 구직급여가 취업했을 때의 소득과 비슷하거나 더 많아지는 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측에서는 취업 유인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실업급여는 실직자의 생계를 보호하고 적합한 일자리를 찾을 시간을 보장하는 사회안전망이기도 하다. 급여 수준이나 수급 요건을 강화할 경우 저임금·불안정 고용 노동자의 생활과 재취업 준비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부정수급을 줄이는 문제와 실직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유지하는 문제를 함께 다뤄야 하는 이유다.

부정 수급은 형태를 바꿔 계속 생겨나고 있다. / 뉴스1

2023년 ‘시럽급여’ 논란 이후 강화된 원칙

2023년에는 실업급여를 둘러싼 이른바 ‘시럽급여’ 논란이 벌어졌다. 국회에서 열린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에서 수급자의 해외여행과 급여 수준 등이 거론되면서 제도의 운영 방식과 재정 부담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하한액 조정, 반복 수급자 감액, 수급 요건 강화 등의 방안이 논의됐지만 당시 제시된 모든 방안이 즉시 시행된 것은 아니다.

실업인정과 재취업활동 기준은 2022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강화됐으며, 2023년 5월부터는 강화된 기준이 전면 적용됐다. 수급자의 유형과 실업인정 회차에 따라 필요한 재취업활동 횟수와 인정 범위를 달리 적용하는 방식이다. 반복 수급자와 장기 수급자에게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60세 이상이나 장애인 수급자에게는 특성을 고려한 기준을 적용한다.

재취업활동은 구직급여를 받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실제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허위로 구직활동을 신고하거나 취업 사실을 숨기면 해당 실업인정 기간의 급여가 지급되지 않을 수 있으며, 부정수급으로 판단되면 반환과 추가징수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수급자는 본인의 실업인정일과 신청 방법, 인정되는 활동 범위를 고용센터 안내에 따라 확인해야 한다.

2026년 발표된 고용보험 개편안의 주요 내용

고용노동부는 2026년 9월 고용보험 제도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구직급여 지급 기준과 조기재취업수당 요건 등을 조정하고 고용보험기금의 재정 기반을 정비하는 내용이 담겼다. 발표된 개편안은 기존에 시행 중인 규칙과 구분해야 하며, 법률과 하위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후속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개편안에는 구직급여 지급 기준을 현행 주 7일에서 무급휴일을 제외한 주 6일 기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된 뒤에도 지급 기준이 과거의 주 7일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조정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총 지급일수와 총 지급액을 유지하면서 주 단위 지급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지급 기간과 월별 수령액이 달라질 수 있어 실제 적용 방식은 법령 개정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

구직급여 상한액 산정 방식도 개편 대상이다. 현재 하한액은 최저임금과 연동되는 반면 상한액은 별도 기준으로 정해져 있어 두 금액이 역전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상한액을 하한액과 연계해 역전 현상을 방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조기재취업수당의 지급 제외 기준을 조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개편안은 월 소득 574만원 이상인 경우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던 기준을 월 300만원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을 담았다. 조기재취업수당은 구직급여 수급자가 지급 기간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일정 요건을 충족해 재취업했을 때 지급하는 지원금이다. 정부는 조기재취업수당이 필요한 대상에게 지원이 이뤄지도록 요건을 조정하고 취업 가능성이 높은 수급자에게는 상담과 취업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개편안에는 육아휴직급여 등 모성보호 지출을 별도 계정으로 분리하는 방안과 고용보험 적용 대상을 소득 중심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부는 2028년 가칭 ‘일·가정 양립 계정’을 신설하고 노·사·정이 재원을 함께 부담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해외 체류 중 부정수급 문제를 줄이려면 출입국 기록과 실업인정 신청 내역을 연계해 확인하고, 허위 신고에 대한 제재를 실효성 있게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실직자의 생계를 보호하고 재취업을 돕는 제도의 본래 기능이 약화되지 않도록 수급 기준과 지원 체계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

김위상 의원은 고용노동부가 2023년부터 관련 문제를 점검해 왔는데도 부정수급 적발이 늘었다며 해외 체류 수급자에 대한 점검과 부정수급 방지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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