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화재] 소방 대응 2단계로 격상... 소방헬기 투입
27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헬기가 불길을 진압하고 있다. / 뉴스1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화재가 커지자 소방 당국이 대응 단계를 2단계로 올렸다. 대응 1단계를 발령한 지 30분 만이다. 소방청은 "화재 취약 지역인 데다 주변 판자촌으로 불길이 확대될 우려가 있어 대응 단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소방은 오후 4시 29분쯤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불이 났다는 신고는 27일 오후 3시 49분쯤 접수됐다. 소방은 10분 뒤인 오후 3시 59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불길이 판자촌을 따라 번질 기세를 보이자 단계를 높였다. 대응 2단계가 발령되면 관할 소방서뿐 아니라 인근 소방서 인력과 장비까지 동원된다.

27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대원들이 불길을 진압하고 있다. / 뉴스1

소방은 인력 200명가량과 장비 50여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청은 중앙119구조본부의 무인파괴방수차 등 특수장비를 동원했다. 불길이 마을 뒤편 산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소방헬기도 띄웠다. 소방청은 상황대책반을 가동하고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다. 대피 인원과 재산 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발화 지점과 화재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다. 소방 당국은 불을 끈 뒤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방침이다.

강남구청은 오후 4시 11분쯤 안전안내문자를 보냈다. 구청은 "구룡마을 화재로 연기가 다량 발생했다"며 인근 주민에게 창문을 닫고 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변을 지나는 차량에는 우회를 요청했다. 경찰은 양재대로 대모지하차도 옆 구룡마을 진입로를 전면 통제했다. 서울시도 안전안내문자로 교통 혼잡에 대비해 우회해 달라고 안내했다.

27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헬기가 불길을 진압하고 있다. / 뉴스1

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 내용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화재 상황을 보고받은 뒤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주민 인명 구조와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진화에 나선 소방대원의 안전도 철저히 챙기라고 당부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소방청에 가용 소방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불을 끄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는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지방정부 등 관계기관에 주민 대피와 구호에 차질이 없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소방공무원의 2차 사고 예방에도 신경 써 달라고 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긴급 지시를 내렸다. 윤 장관은 "소방청과 경찰청, 서울시, 강남구 등 관계기관에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인근 주민 신속 대피와 화재 진압 과정에서 소방대원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경찰은 화재 현장 주변 통제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말했다.

27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헬기가 불길을 진압하고 있다. /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신속하게 진화하라고 지시했다. 오 시장은 가건물이 밀집해 불이 빠르게 번질 수 있는 지역인 만큼 대응 단계를 선제적으로 높이고 소방력을 집결시켜 불길 확산을 차단하라고 주문했다. 행정2부시장에게는 즉시 현장에 나가 진화와 주민 대피 상황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구룡마을은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무허가 주거지다. 비닐과 합판, 보온재 같은 불에 잘 타는 자재로 지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빈집도 많아 불이 나면 순식간에 번지기 쉽다.

27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발생한 화재로 불길이 치솟고 있다. / 뉴스1

지난 1월 16일 화재 때도 피해가 컸다. 구룡마을 4지구에서 오전 5시쯤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인접한 6지구로 번졌다. 소방은 오전 8시 50분쯤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불은 오후 1시 28분쯤에야 완전히 꺼졌다. 발생부터 완진까지 8시간 넘게 걸린 셈이다. 당시 4·6지구는 모두 탔다. 이재민은 129가구 181명에 달했다. 진화 과정에서 165가구 258명이 대피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재민들은 구룡중학교 강당에 임시로 머문 뒤 강남구가 마련한 호텔 등으로 옮겼다.

구룡마을은 주거단지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1월 화재 당시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보상과 소유권 이전 절차가 마무리됐다. 당시 거주민 1107가구 가운데 771가구가 이주를 마쳤다. 아직 이주하지 않은 가구는 336가구였다. 이들 가운데 실제 거주자는 193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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