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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만이 아니다…'콜 오브 듀티' 논란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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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엔 하루 9시간, 주말엔 12시간씩 오토바이에 올랐다. 그렇게 한 달을 일하자 손에 330만원이 쥐어졌다. 한국에서 유학 중이라는 한 외국인이 베트남어로 SNS에 올린 경험담이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이 게시물을 공개했다. 유학생 사이에서 '꿀알바'로 통하던 배달 일의 실체가 이때 처음 드러났다.
이런 경험담은 한두 건이 아니었다. 베트남의 한 유학 관련 기관 홈페이지에는 배달 일을 '한국 내 국제 학생을 위한 최고의 아르바이트'로 소개한 글이 올라왔다. 시간당 1만~1만2000원을 벌 수 있다는 안내도 붙어 있었다. 공부는 적게 하고 일은 많이 할 수 있다며 유학을 권하는 글도 돌았다.

온라인에는 배달 일을 위한 정보가 공공연하게 오갔다. 배달과 학업을 병행하기 쉬운 대학 목록이 정리돼 있었다. 단속을 피하는 요령이나 남의 이름으로 급여를 받는 방법을 알려주는 글도 있었다. 배달용 오토바이와 번호판을 빌려주거나 사고판다는 글도 줄을 이었다.
외국인 유학생은 배달 플랫폼에 자기 명의로 라이더 등록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대부분 한국인 명의 계정을 빌려 일한다.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나온 현직 라이더는 계정 명의자가 로그인 인증번호만 넘겨주면 다른 사람도 그 계정으로 배달할 수 있다고 증언했다. 김 의원은 회원 1만5000명 규모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달 계정을 빌려준다는 글과 오토바이를 빌렸으니 가져가라는 글이 수없이 올라와 있다고 밝혔다.
일부 배달 협력사가 이를 사실상 방조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협력사는 "고수익 필요한 외국인 근로자 언제든 연락달라"는 광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 유형에 따라 배달이 제한될 수 있다고 적어놓고도 문의하면 근무 가능 여부를 확인해 주겠다며 상담을 유도한 광고도 있었다. 국정감사장에서는 라이더가 "외국인이냐"는 질문을 받자 음식을 바닥에 내려놓고 달아나는 영상도 공개됐다.
하지만 이 같은 '꿀알바'는 불법이다. 유학(D-2) 비자나 일반연수(D-4) 비자로 체류하는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취업할 수 없다. 아르바이트를 하려면 일을 시작하기 전에 법무부에서 시간제 취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으면 일반 음식점 보조나 통·번역, 사무보조, 관광 안내, 면세점 판매 보조 같은 일을 할 수 있다. 일할 수 있는 시간은 학년과 한국어 능력 등에 따라 다르다.
배달은 시간제 취업 허가를 받아도 할 수 없다. 법무부의 외국인 유학생 시간제 취업 지침은 택배기사, 배달대행업체 라이더, 대리기사, 방문판매원처럼 특수형태근로에 해당하는 직종을 취업 제한 분야로 정해두고 있다. 당국은 시간제 취업을 허가할 때 전공과의 연관성, 학업과 병행할 수 있는지, 사회통념상 학생이 할 수 있는 업무인지를 따진다. 하루 9~12시간씩 도로를 달려야 하는 배달 일은 이 기준과 거리가 멀다. 유흥업과 건설업, 개인과외도 제한 업종이다.
안전 문제도 있다.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몰거나 배달용이 아닌 보험으로 운행하다 사고가 나면 피해자가 제대로 보상받지 못할 수 있다. 올해 1~8월 적발된 외국인 가운데 15명은 무면허로 확인돼 경찰에 수사가 의뢰됐다. 김기표 의원은 외국인 라이더들이 배달용이 아닌 출퇴근용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험사기와 연결된 사례 37건, 보험금 1억2000만원 규모를 제시했다.
허가 없이 체류자격 밖의 활동을 한 외국인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강제퇴거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적발 인원은 가파르게 늘었다.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배달업 불법 취업으로 적발된 외국인은 2023년 23명, 2024년 32명, 2025년 67명이었다. 올해는 1~8월에만 1132명이 적발됐다. 지난해 전체 적발 인원의 약 17배다. 법무부는 올해 초부터 기획조사와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1132명 가운데 983명은 통고처분을 받았다. 강제퇴거는 52명, 출국명령은 44명에 그쳤다.
이제 처분 수위가 크게 높아진다. 법무부는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경찰청, 해양경찰청 등과 외국인정책위원회 산하 '국경·체류·안전 실무분과위원회'를 지난 29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유학생이 배달업이나 유흥업 같은 취업 제한 분야에서 일하다 적발되면 횟수와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강제퇴거나 출국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한 번만 걸려도 한국을 떠나야 한다는 뜻이다.
법무부와 경찰청은 합동단속에 나선다. 라이더 개인뿐 아니라 배달대행업체의 조직적인 불법 고용과 알선 행위까지 살필 계획이다. 무면허 배달과 타인 명의 계정 사용도 단속 대상이다. 국토부는 실제 배달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는 본인확인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전국 출입국·외국인청은 치안 우려 지역과 사업장 69곳을 집중관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진수 법무부장관 직무대행은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외국인 불법 배달라이더 등 위법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하고 질서 있는 외국인 체류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장의 시선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13년 차 배달 라이더인 김지원씨는 국정감사에서 대전·충남·충북 지역 단속을 맡은 출입국 직원이 10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법 고용에 관여한 협력사는 한 번만 적발돼도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인 유학생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21년 15만2281명이던 외국인 유학생은 2024년 20만8962명으로 불어났다. 정부는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김 의원은 "배달 완료 시 라이더의 얼굴만 찍어도 문제 대부분은 해결된다고 본다"며 배달 플랫폼의 본인 확인 강화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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