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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문화가족 자녀에게 매년 최대 60만원을 지급하던 교육활동비 지원 사업을 내년부터 폐지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문화가족 지원 제도 전반의 재정비를 예고한 가운데 성평등가족부가 기존 현금성 지원을 줄이고 교육 서비스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하기로 했다. 그동안 소득 기준을 충족하는 다문화가족 자녀에게 초등학생은 연간 40만원, 중학생은 50만원, 고등학생은 60만원을 지원했지만 내년부터 해당 사업이 종료된다. 대신 한국어와 부모의 모국어를 함께 배우는 이중언어 교육, 기초학습, 진로 상담 등에 예산을 더 투입한다. 다문화가족 자녀 수와 지원금 신청자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부가 지원 방식을 바꾸기로 하면서 기존 수혜 가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성평등가족부는 '다문화가족 자녀 교육활동비 지원' 사업을 2027년부터 종료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2024년 5월 처음 시행됐으며 약 2년 8개월 만에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성평등부는 다문화가족 자녀의 학습 격차를 줄이고 학교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교육활동비를 지급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가정에 교육비를 직접 지원하는 방식보다 자녀별 학습 여건에 맞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폐지되는 교육활동비는 다문화가족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지원 대상은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속한 7~18세 다문화가족 자녀다. 기준 중위소득이란 우리나라 전체 가구를 소득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에 해당하는 소득을 뜻한다. 정부는 이 기준을 활용해 각종 복지사업의 지원 대상을 정하고 있으며, 가구원 수에 따라 적용되는 소득 기준도 달라진다.
지원 금액은 자녀의 학교급에 따라 구분했다. 초등학생은 연간 40만원, 중학생은 50만원, 고등학생은 6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지원 요건을 충족하는 가정에 초등학생 자녀와 고등학생 자녀가 각각 한 명씩 있다면 두 자녀의 교육활동비를 합쳐 연간 100만원을 지원받는 구조다. 자녀가 여러 명인 가정일수록 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제도였다.
교육활동비는 현금으로 계좌에 입금되는 방식이 아니라 카드 포인트로 지급됐다. 지급받은 포인트는 교재나 학습 준비물을 구입하고 독서실을 이용하는 등 정해진 교육 관련 활동에 사용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생활비 지원금과 달리 사용처를 교육 목적으로 제한한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이러한 지원을 통해 경제적 여건 때문에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가족 자녀의 교육 기회를 넓히려 했다.
다문화가족은 일반적으로 결혼이민자와 한국 국적자 등으로 구성된 가족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한국인과 외국인이 결혼해 가정을 꾸린 경우가 해당하며, 관련 법률에서 정한 귀화자 가족 등도 포함된다. 다문화가족 자녀 가운데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 한국어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학생도 많다. 반면 가정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학교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거나 한국에 입국한 시기가 늦어 별도의 언어·학습 지원이 필요한 학생도 있다.

정부가 교육활동비 지원 사업을 폐지하기로 했지만 신청자는 시행 이후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교육활동비 신청자는 약 5만7000명이었으며 올해는 6만5300명으로 증가했다. 1년 사이 약 8300명이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은 14.6%다. 지원을 희망하는 가정이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가 기존 사업을 종료하고 다른 교육 프로그램에 예산을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다문화학생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성평등부의 '2026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학생은 20만2208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학생의 약 4%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다문화학생 수가 20만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10년 전인 2015년 8만2536명과 비교하면 약 2.5배로 늘었다.
다문화학생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국제결혼과 외국인 주민 증가,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의 국내 유입 등이 있다. 특히 한국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족 자녀뿐 아니라 외국에서 성장하다가 학령기에 한국으로 들어오는 학생들도 교육 지원의 대상이 된다. 이들은 성장 환경과 한국어 능력, 학교생활 경험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지원 역시 차이가 있다. 정부가 일률적인 교육비 지급보다 학생별 특성에 맞춘 교육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는 배경이다.
다만 다문화학생 전체가 교육활동비 지원 대상인 것은 아니다. 교육활동비는 다문화가족에 해당하면서 소득과 나이 등 별도의 요건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었다. 반면 교육통계에 포함된 다문화학생은 더 넓은 범위의 학생들을 집계한 수치다. 따라서 전체 다문화학생 20만여명과 교육활동비 신청자 6만여명을 동일한 기준의 인원으로 볼 수는 없다.

교육활동비 지원 사업은 종료 결정 이전부터 예산이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성평등부가 편성한 지난해 교육활동비 예산은 156억2600만원이었지만 올해는 143억100만원으로 감소했다. 1년 사이 13억2500만원이 줄어든 것으로 감액률은 약 8.5%다. 신청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정부가 이 사업에 배정하는 예산은 오히려 축소된 것이다.
실제 지원금을 지급받은 인원도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교육활동비 최종 수급자는 약 5만2600명이었다. 올해는 현재까지 약 4만6600명이 지원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지급 실적은 아직 최종 확정된 수치가 아니지만, 정부는 연간 지원 인원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사업 종료를 결정한 이유는 다문화가족 자녀에 대한 지원을 없애기 위해서가 아니라 예산의 사용 방식을 변경하기 위해서다. 성평등부는 한정된 예산을 교육활동비 지급에 사용하는 대신 학습 능력과 언어 발달을 직접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한국어 학습에 어려움을 겪거나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이 주요 정책 방향으로 제시됐다. 이에 따라 기존 교육활동비 예산은 다른 다문화가족 자녀 지원 사업을 확대하는 데 활용된다.
정부가 내년부터 강화하는 대표적인 사업은 기초학습 지원이다. 현재 성평등부는 가족센터 등을 통해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글과 수학, 국어, 독서토론 등 기초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읽기와 쓰기, 계산 능력 등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특히 한국어 사용에 익숙하지 않거나 학습을 도와줄 환경이 부족한 아동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초학습 지원 예산은 올해 74억3100만원에서 내년 90억8200만원으로 늘어난다. 증가액은 16억5100만원이며 올해보다 약 22.2% 증액되는 것이다. 교육활동비를 지급하는 대신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다문화가족 자녀가 학교에 입학하거나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과정에서 겪는 학습 어려움을 줄일 계획이다.

이중언어 교육도 확대한다. 이중언어 교육이란 한국어와 부모의 모국어 등 두 가지 언어를 함께 배우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부모 중 한 명이 베트남 출신이라면 자녀가 한국어와 베트남어를 함께 배우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단순히 외국어 실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부모와 자녀 사이의 의사소통을 돕고 가족의 언어·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도록 하는 목적도 있다.
현재 전국 224개 가족센터에서 다문화가족 학령기 자녀를 위한 이중언어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중언어 지원 예산은 올해 47억7200만원에서 내년 52억9700만원으로 확대된다. 증가액은 5억2500만원으로 약 11% 늘어난다. 정부는 가족센터를 중심으로 다문화가족 자녀의 언어 발달과 학습 환경 개선을 지원할 방침이다.
청소년을 위한 진로설계 프로그램도 강화된다. 진로설계는 학생의 나이와 학습 수준, 관심 분야 등을 고려해 진학과 직업 선택을 돕는 교육·상담 서비스다. 다문화가족 청소년이 학교생활을 마친 뒤 상급학교에 진학하거나 취업을 준비할 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진로설계 프로그램 예산은 올해 35억1800만원에서 내년 48억3300만원으로 13억1500만원 늘어난다.
정부는 지원 사업의 이름과 대상도 변경한다. 기존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을 내년부터 '이주배경가족 지원사업'으로 통합·개편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다문화가족을 중심으로 정책을 운영했다면 앞으로는 이주 경험이나 외국 출신 가족 구성원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가정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가족의 형태와 국내 정착 과정이 다양해지는 현실을 반영한 변화다.
이주배경가족은 다문화가족보다 넓은 개념으로 사용된다. 국제결혼 가정뿐 아니라 외국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이주한 아동·청소년이 속한 가정 등 다양한 이주 경험을 가진 가족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외국에서 성장하다가 부모를 따라 한국에 들어온 청소년은 한국어 학습과 학교 적응에 별도의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 정부는 이처럼 서로 다른 환경에 놓인 아동과 청소년에게 필요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개편한다.
이번 개편으로 기존 교육활동비 수급 가정에는 직접적인 변화가 발생한다. 올해까지는 지원 요건을 충족하면 자녀의 학교급에 따라 연간 40만~60만원 상당의 카드 포인트를 받을 수 있었지만 내년에는 해당 지원이 종료된다. 대신 가족센터 등을 통해 기초학습과 이중언어 교육, 진로설계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지원의 중심이 이동한다. 가정에서 교육 관련 물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해 결제하던 방식에서 정부가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받는 방식으로 달라지는 것이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기초학력과 이중언어 지원 등 정책 효과가 높은 분야에 재원을 집중하기 위해 교육활동비 지원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이주배경가족 지원사업 개편을 통해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자녀별 교육 수요에 맞춘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초학습과 진로설계, 이중언어 지원 등 주요 교육사업 예산이 각각 증액됐다. 기존 교육활동비 사업은 올해를 끝으로 종료되며 내년부터 개편된 지원체계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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