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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20년간 결혼생활을 한 뒤 이혼한 여성이 재산분할로 받은 서울 강남 아파트를 둘러싸고 국내외 소송에 휘말렸다.
이혼 직후 전남편이 운영하던 회사가 부도나자 채권은행은 두 사람이 채무를 피하려고 위장이혼을 했다며 아파트 명의 이전을 문제 삼았다.
여기에 미국 법원이 이혼은 유지하면서 재산분할 판결만 취소했고, 전남편과 전 시어머니까지 각각 아파트와 회사 주식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면서 분쟁이 복잡해졌다.
최근 방송된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미국에서 사업가 남편과 살다 3년 전 이혼한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 씨에 따르면 그는 미국 유학 시절 재미교포 남편을 처음 만났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몇 년간 장거리 연애를 이어갔고, 결혼한 뒤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정착해 20년간 함께 살았다.
남편은 한국 화장품을 수입해 미국 현지에 유통하는 회사를 운영했다. 사업 초기에는 화장품을 취급했지만 이후 과자와 건강식품 등으로 품목을 늘리면서 규모를 키웠다. A 씨도 남편의 사업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밤낮없이 일하며 사업의 안팎을 도왔다.
그러나 사업이 커지는 동안 남편은 가정에 소홀해졌고, 부부 사이에서는 돈 문제를 둘러싼 다툼이 잦아졌다. 갈등이 이어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도 멀어졌고, 결국 3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에서 이혼 판결을 받았다.
당시 법원은 부부 공동재산인 서울 강남 아파트를 A 씨 소유로 정했다. A 씨는 한국 법원에서도 외국 판결의 집행을 허용하는 판결을 받아 아파트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이후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남편의 회사가 무리한 사업 확장에 환율 상승과 거래처 부도까지 겹치면서 갑자기 부도난 것이다.
남편에게 수십억 원을 빌려준 은행은 A 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은행은 부부가 실제로 혼인관계를 끝낼 의사가 없었지만 채무를 갚지 않기 위해 형식적으로 이혼했고, 그 과정에서 강남 아파트를 A 씨 명의로 옮겼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실제로 부부 관계가 악화돼 이혼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너무 황당했다. 저희는 실제로 부부 사이가 나빠져 이혼한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의 소송에 이어 전남편이 미국에서 재산분할 판결에 불복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미국 법원은 이혼 자체는 그대로 유지했지만 재산분할 부분은 취소했다.
이에 전남편 측은 A 씨에게 강남 아파트의 명의를 다시 돌려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 시어머니도 재산 분쟁에 나섰다. 전남편 명의로 등록된 회사 주식이 실질적으로는 자신의 소유였다며 해당 주식에 대한 권리를 주장한 것이다.
A 씨는 미국에서 이혼 절차를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와 새 출발을 하려 했지만, 은행의 위장이혼 의혹과 아파트 반환 요구, 회사 주식 소유권 분쟁까지 겪게 됐다.
그는 “20년간 남편과 함께 살면서 사업도 도왔고, 실제로 관계가 나빠져 이혼한 것인데 빚을 피하려고 가짜로 이혼했다는 의심까지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호 변호사는 미국 법원의 재산분할 판결이 취소된 만큼 국내에서 마친 아파트 소유권 이전 등기도 다시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외국 판결에 대한 국내 집행판결의 기판력은 해당 판결을 국내에서 강제집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 한정된다.
따라서 외국 판결의 재산분할 부분이 취소됐다는 이유로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를 구하는 소송이 기존 집행판결의 기판력에 곧바로 막히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A 씨는 미국에서 진행될 재산분할 재심리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은행이 제기한 위장이혼 주장과 관련해서는 실제로 법률상 부부관계를 끝내려는 의사로 이혼했는지가 판단 기준이 된다.
이 변호사는 이혼 후 실제로 별개의 생활을 해왔다는 사정을 입증한다면 가장이혼이라는 주장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산분할이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도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이 변호사는 이혼 재산분할이 통상적인 수준을 크게 벗어나는 과도한 분할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로 취소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상당한 범위를 초과한 부분만 취소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분할이 과도했다는 점은 원칙적으로 채권자가 입증해야 한다.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의 청산뿐 아니라 이혼 후 부양적 요소와 위자료 성격도 재산분할에 반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변호사는 또 전 시어머니의 회사 주식 소유권 주장과 관련해 "전 시어머니가 회사 주식의 실제 소유자라고 주장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필요하다"라며 "미국의 재산 분할 재판에 적극 대응하면서 한국에서 진행 중인 소송도 함께 준비하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주식 대금을 누가 부담했는지, 누가 회사를 경영했는지, 배당금을 누가 받았는지 등 구체적인 자료로 실질 소유자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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