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수수 의혹 관련 김병기 아내와 전직 구의원의 대질신문이 무산된 이유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배우자 이 모 씨가 지난 1월 22일 오후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서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경찰이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김 의원의 배우자와 전직 구의원의 대질신문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김 의원의 아내 이 모 씨는 김 모 전 동작구의원과 대면해 조사받는 것에 동의했으나, 대질신문은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대질신문은 당사자 양측이 모두 동의해야 가능하므로, 김 전 구의원 측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대질 거부 이유에 대해 "몸이 아프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김 전 구의원은 총선을 앞둔 2020년 1월경 김 의원의 자택에서 이 씨에게 2000만 원을 전달했다는 탄원서를 제출한 인물이다. 그는 선거가 끝난 후 이 씨가 쇼핑백에 새우깡 한 봉지를 넣어 돈을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씨는 이러한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자신의 행적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경찰에 제출해 알리바이를 입증하려 했다. 양측의 진술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어 경찰은 대질을 통해 허점을 찾으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런 진술 공방은 다른 관련자들 사이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김 의원의 최측근인 이지희 동작구의회 부의장과 전 모 전 동작구의원이 대질신문을 진행했으나 역시 입장이 엇갈렸다.

전 전 구의원은 2020년 3월 이 씨에게 1000만 원을 주려다 실패한 뒤 동작구청 주차장에서 이 부의장에게 "신문지로 싼 현금 500만 원 두 묶음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부의장 또한 대질 내내 해당 사실이 없다며 맞섰다.

이번 사건은 발생한 지 6년이 지나 폐쇄회로(CC)TV 영상이나 통신 기록 같은 객관적 물증을 확보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경찰이 당사자들을 마주 앉혀 진술의 허점을 찾는 방식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경찰의 초기 수사가 늦어진 탓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 구의원들이 작성한 탄원서는 이미 지난해 11월 동작경찰서에 접수됐으나, 당시 경찰은 서울경찰청 보고나 강제수사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

언론 보도 후 김 의원이 제명된 지난 1월 중순에야 뒤늦게 압수수색이 시작돼 피의자들에게 증거를 인멸하거나 충분히 대비할 시간을 줬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조만간 김 의원을 3차 소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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