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19명 중 6명이 다주택... 총리실 고위직 10명 중 3명 다주택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경남 진주시 대안동 진주중앙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의 논의·입안·보고·결재 전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 공직자를 전면 배제하라"고 청와대와 내각에 지시한 가운데,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실시된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에서 장·차관급 다주택자가 20명을 훌쩍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5명 중 1명도 두 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6일 공개한 '2026년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 사항'에 따르면 정부 19개 부처 장관 가운데 6명이 다주택자였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각각 3주택을 보유해 장관급 가운데 가장 많은 주택을 신고했다.

송 장관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아파트, 전남 나주 아파트를 소유했다. 한 장관은 서울 송파구 아파트와 서울 종로구 삼청동 단독주택, 경기 양평군 단독주택(상속분)을 각각 보유했다. 이 밖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다주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열린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장관급 기관장 중에서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경기 의왕시 포일동과 세종시에, 조원철 법제처장이 경기 성남시 수정구와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각각 2주택을 신고했다. 차관급으로 범위를 넓히면 이명순·조소영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최원화 원자력안전위원장, 구혁채 과기부 1차관, 최은옥 교육부 차관,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 이스란 복지부 1차관, 노용석 중기부 1차관, 김승룡 소방청장, 강주엽 행복청장 등이 추가로 이름을 올렸다. 부·처·청 장차관급 다주택자만 최소 22명이며, 각종 위원회와 장차관 대우 직급, 공공기관·공기업까지 포함하면 1급 이상 다주택자는 세 자리 수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청와대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비서관급 이상 참모 47명 중 두 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10명(21.3%)으로 집계됐다. 법적 주택 외에 오피스텔·근린생활시설·주택 지분 일부 소유까지 포함하면 복수 부동산 보유자는 18명(38.3%)으로 두 배 가까이 뛴다.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 주택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인물은 김상호 춘추관장으로, 배우자와 공동으로 광진구 구의동 아파트(35억원)와 강남구 대치동 빌라 6채(40억원) 등 총 7채를 신고했다. 다만 김 관장은 최근 다주택분을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유정 대변인도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43억원)와 경기 용인 아파트(3억3000만원) 등 2채를 보유한 것으로 관보에 기재됐으나, 최근 용인 아파트를 매도해 다주택 상태를 해소했다.

수석비서관급에서는 조성주 인사수석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파트(13억2000만원)와 세종시 주상복합건물(5억4000만원)을, 문진영 사회수석이 용산구 이촌동 아파트(18억8000만원)와 강남구 역삼동 주상복합건물(1억원)을 각각 신고했다. 비서관급에서는 최성아 해외언론비서관이 중구 순화동 아파트(13억2000만원)와 성동구 금호동 아파트(6억8000만원), 속초 주상복합건물(5억원) 등 3채를, 정정옥 성평등가족비서관이 경기 성남 아파트(4억5000만원), 구리 주상복합건물(2억8000만원), 수원 주상복합건물(1억8000만원) 등 3채를 보유했다. 이태형 민정비서관은 송파구 잠실 아파트(23억5000만원)와 배우자 명의 경기 과천 다가구주택(11억2000만원)을 등록했다.

법적 다주택은 아니지만 오피스텔이나 근린시설, 주택 지분 일부를 보유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위성락 안보실장은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12억3000만원)를 보유하고 배우자가 동대문구 전농동 오피스텔(5억2000만원)을 소유했으며, 경기 분당과 강남구 논현동, 경기 용인 등에 상가 3채도 갖고 있었다.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배우자와 함께 중랑구 아파트(6억7000만원)와 강남구 근린생활시설(21억6000만원)을 보유했다. 봉욱 민정수석은 서초구 반포동 다세대주택(8억3000만원)과 성동구 옥수동 아파트 지분 일부(7억원)를 신고했다. 이민주 국정홍보비서관은 경기 안양 아파트(7억2000만원)와 미국 캘리포니아 아파트(14억원)를 함께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실과 국무조정실도 다주택자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공개 대상 고위직 10명 가운데 3명이 다주택자였다. 장관급인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세종시 아파트(5억2000만원)와 강원 원주 주상복합건물(1억5000만원)을 신고했다. 윤 실장 측은 이 건물에 대해 "서류상만 주택일 뿐 실제로는 창고로 쓰는 작은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박진호 정부업무평가실장은 경기 일산 아파트(9억원)와 세종시 아파트(3억8000만원)를, 손동균 규제조정실장은 인천 송도 아파트(7억2000만원)와 세종시 아파트(3억7000만원)를 각각 보유했다. 김용수 국무2차장은 일산 아파트(8억원)와 고양시 삼송동 오피스텔(6억5000만원)을 신고했다. 총리실 산하 기관에서는 김홍균 한국환경연구원장이 송파구 신천동 아파트(14억5000만원)와 배우자 명의 성동구 아파트(11억3000만원), 경기 양평 단독주택(2억3000만원) 등 3채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다주택 공직자를 부동산 정책에서 배제하라고 지시했고, 청와대는 해당 지침을 내각에 전달한 뒤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비부동산 정책 라인에는 별도의 제약을 가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도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나라가 망한다"며 "세제든, 금융이든, 규제든 엄정하고 촘촘하게 모든 악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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