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 “수원 꺾은 북한 내고향축구단 우승했으면 좋겠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1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을 향해 공개적으로 응원의 뜻을 밝혔다.

21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며 남북 여자축구 경기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설 관련 질문에 댭변을 하고 있다. / 뉴스1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수원에서 열린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경기 소감을 묻는 질문에 "우리 수원팀에는 위로의 박수를 보내고, 내고향 팀은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수원FC 위민은 북한 내고향 축구단에게 1-2로 패했다.

정 장관은 이어 "수원팀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는데 기왕이면 우승했으면 좋겠다"며 "공교롭게 일본과 맞붙는데 많이 응원해달라"고 했다.

해당 발언이 나오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즉각 반응이 갈렸다. 정부가 한국 팀을 꺾은 북한 팀을 공개적으로 응원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일본과의 결승이라는 맥락에서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 장관은 전날 경기를 직접 참관하지 않았다. AFC가 대한축구협회에 보낸 공개 서한에서 정치적 상황을 배제하고 순수 스포츠 행사로 진행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다만 남북회담본부에서 간부들과 도시락을 먹으며 TV로 경기를 시청했고, 이 과정에서 "빗속에서 남북을 응원하는 국민들의 간절한 마음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어느 쪽을 응원했느냐는 질문에는 "마음으로 양쪽 다 응원했다"고 답했다.

지난 20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수원FC의 지소연이 동점 찬스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공동응원단에 남북교류협력기금 약 3억 원을 집행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 "친북단체의 배를 불려준다"는 비판이 나오자 정 장관은 "철 지난 색깔론"이라고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반박했다. 경비 사용 내역 공개 여부를 묻는 질의에는 "비공개가 아니다"라며 "나중에 정산하고 자료를 다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내고향 방한은 2018년 12월 인천 국제탁구연맹(ITTF) 경기 이후 약 8년 만에 북한 선수단이 국제 스포츠 대회 참가를 위해 남한을 찾은 것이다. 북한이 2019년 이후 남한과의 모든 대화 채널을 단절한 상황에서 성사된 스포츠 교류였다.

앞서 정 장관은 북한 선수단이 공동응원단의 응원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해서 "일일이 따지기보다는 다 똑같은 마음이라고 본다"며 "같이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잘 마무리해서 좋은 선례를 남기길 바란다"고 선을 그었다.

내고향축구단은 오는 23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도쿄 베르디와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다툰다.

한편 정 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중국의 발표가 없는데 좀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어 시 주석 방북 보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서는 "거대한 지각판이 돌아가고 있다"며 "미중 정상회담, 중러 정상회담, 시 주석 방북 보도 등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의 지각 변동 앞에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공동 번영을 전략적으로 깊이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국이 외교 구도에서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지금의 한국은 예전의 한국이 아니다"라며 "한반도 문제의 주인은 한반도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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