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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가운데,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지자 단체 대화방에서 이번 사고를 선거에 활용하자는 취지의 부적절한 발언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26일 오후 2시 33분,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무너지면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들이 매몰됐다.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발생 1시간 후인 오후 3시 33분, 약 117명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정원오의 착착캠프 지지자 모임'에 충격적인 메시지가 올라왔다. 한 채팅 참여자가 사고 속보가 공유된 직후 "호재입니다. 정원오 후보께서 이 사고를 공세에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기왕이면 피해가 더 커야 좋을텐데요"라는 글을 올렸다.
인명 피해가 발생한 재난을 선거 유불리의 시각으로 바라본 해당 발언은 즉각 같은 방 참여자들의 반발을 샀다. 한 이용자는 "이 글 가려주세요"라고 요청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조직적 공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운영진은 "우리 방은 실명이 원칙"이라며 해당 글 작성자를 강제 퇴장시켰지만 파장은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오후 3시 57분, 논란의 메시지가 게시된 지 불과 24분 만에 채팅방은 폐쇄됐다.

정원오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지난 26일 중앙일보에 "캠프와 관련 없는 대화방"이라며 "익명으로 오픈 카톡방에 올라온 글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캠프는 내부 공지를 통해 "일체의 선거 캠페인 연계나 상대 비방을 금한다"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비방 자제령을 전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후보는 사고 발생을 인지한 직후 예정된 선거운동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오후 4시 30분쯤 현장을 긴급 방문했다. 이해식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 등 캠프 관계자들과 함께 소방당국의 현장 브리핑을 참관한 정 후보는 취재진과 만나 "사고로 인해 희생된 세 분의 명복을 빈다. 부상자 세 분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희생자·부상자 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이어 "공사 관계자와 서울시가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세훈 책임론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정 후보는 "오늘은 사고 경위만 보고 받았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을 전문가들과 분석해야 할 것 같다"며 "지금 상황으로 예단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도 사고 소식을 접한 직후인 오후 3시 10분쯤 예정된 모든 선거 일정을 즉시 취소하고 사고 현장으로 이동했다. 정 후보보다 앞서 현장에 도착한 오 후보는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으로부터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보고 받고,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서울시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 후보는 "시민의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이번 사고의 경위를 철저히 파악하고, 사태가 완전히 수습될 때까지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사고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세훈 책임론을 제기하는 글을 올렸다.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런 사고가 반복되니 시민이 GTX 삼성역 안전 문제까지 함께 불안해하는 것"이라며 "왜 사고를 막지 못했는지, 현장 대응과 안전조치에 문제는 없었는지 철저히 확인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채현일 의원은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는 오세훈 시장의 안전 불감증이 낳은 예고된 참사"라며 "안전 불감증의 끝판왕이라는 말조차 아깝지 않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이후 삭제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과도한 율동과 로고송, 정쟁성 표현 및 자극적 발언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유세 지침을 각 시·도당과 후보자 캠프에 전달했다. 조승래 총괄선대본부장은 SBS 라디오에서 "지금은 사고를 수습하고 추가 붕괴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단톡방 발언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으며 공세에 나섰다. 김민수 공동선대위원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정 후보 단톡방에선 또다시 참사를 정쟁으로 이용하려 했던 정황이 발생했다"며 "국민이 목숨을 잃어도 애도가 먼저가 아니라 정쟁으로 쓸 만한 소재인지 판단하는 것, 민주당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페이스북에 "사람의 죽음 앞에서도 '호재'를 운운한 비정한 정치,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잃었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정 후보는 27일에도 유세를 포함한 모든 공개 일정을 취소하고 사고 수습에 집중했다. 매일 오전 진행해오던 캠프 브리핑도 이날은 열리지 않았다. 정 후보는 서소문 사고를 포함한 서울시 안전 문제 전반을 점검하는 한편, 빈소가 차려지는 대로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캠프 측은 28일부터 일정을 재개하되 선거운동 방식은 조용하게 가져갈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내부적으로는 이번 사고에 따른 선거 영향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가 오세훈 후보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결정됐다는 점에서 정 후보에게 불리하지 않은 이슈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인명 피해가 발생한 참사를 선거와 연결 지을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정 후보는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사건을 규정하거나 상대 후보 공격에 활용하는 행위를 자제하라는 지시를 직접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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