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이 오늘 찾은 의미심장한 장소... 사실상 정원오 겨냥?
고재현 국민의힘 성동구청장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이명박 전 대통령이 6·3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1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을 찾아 국민의힘 후보 지원에 나섰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숲과 청계천, 중앙버스전용차로 등을 자신의 서울시장 시절 대표 정책으로 거론하며 “일 잘하는 시장, 구청장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숲 방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말 잘하고 정치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하면 지역이 발전하지 않는다”며 “일 잘하는 시장, 일 잘하는 구청장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고재현 국민의힘 성동구청장 후보와 중·성동구을 당협위원장인 최수진 의원, 윤희숙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오세훈 후보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방문을 사실상 오 후보 지원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성동구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오랜 기간 구청장을 지낸 지역이다. 정 후보가 성수동 개발과 도시 재생 성과를 주요 정치 자산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서울숲을 자신의 대표 업적으로 꼽아온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성동구를 찾은 것 자체가 상징성이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숲을 둘러보며 과거 서울시장 재임 시절을 거듭 언급했다.

그는 “서울숲을 만든 지 15년이 넘었다”며 “당시에도 정치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청계천을 만들 때도 반대가 많았고 버스전용차로를 만들려고 할 때도 반대가 많았다”며 “하지만 결국 이뤄놓고 나니까 서울 시민들이 편리하게 사용하는 좋은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서울숲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추진한 대표 사업 가운데 하나다. 과거 경마장과 골프장, 정비창 부지 등이 있던 공간을 대규모 공원으로 조성한 사업으로, 당시에도 개발 방식과 예산 문제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숲은 이후 서울 동북권 대표 공원으로 자리 잡았고 성수동 일대 개발과 함께 서울을 대표하는 도심 녹지 공간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 방문도 크게 늘면서 서울 주요 관광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고재현 국민의힘 성동구청장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 전 대통령은 “지금 서울숲에 대해 욕하는 사람이 없지 않느냐”며 “내가 선거운동을 하러 왔다기보다는 일 잘하는 시장, 일 잘하는 구청장을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서울시장 시절을 언급하며 “당시 야당 시장이었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일만 열심히 했다”며 “결국 시민들이 평가해줬다”고 말했다.

청계천 복원 사업과 중앙버스전용차로 도입 과정도 다시 꺼냈다.

이 전 대통령은 “그때는 반대가 엄청났다”며 “정치인들이 몰려와 시장직에서 물러나라고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물러나지 않고 일만 했다”며 “서울 시민들이 일 잘하는 시장, 일 잘하는 구청장을 뽑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2번 후보들 가운데 일 잘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같은 당 사람이어도 일 못하고 입만 가지고 하는 사람은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전 대통령이 공개 행보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부산을 비롯한 영남권 일정에도 잇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경제와 도시 개발 문제를 언급하며 자신의 서울시장·대통령 시절 경험을 강조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보수 지지층 결집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도 보수 진영 핵심 지지층 사이에서 여전히 상징성을 가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날 서울숲 방문에서도 이를 보여주는 장면이 이어졌다.

오전 11시쯤 갈색 바람막이와 회색 바지, 흰 운동화 차림으로 서울숲역 인근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 주변에는 수십 명의 시민이 몰렸다.

일부 시민은 “이명박 파이팅”, “경제대통령”, “오세훈 파이팅” 등을 외치며 환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며 서울숲 안으로 이동했다. 야구공과 수첩, 노트 등에 사인을 해주고 기념사진 촬영 요청에도 응했다.

한 청소년은 등에 노트를 펼쳐 사인을 받았고, 일부 시민들은 청계천과 대중교통 환승제도 등을 언급하며 인사를 건넸다.

휠체어를 탄 고령 시민이 건강을 기원하자 이 전 대통령은 악수로 화답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숲 곳곳을 둘러보며 과거 한중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서울숲 안에 있는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 기념식수 앞에 멈춰선 그는 고 후보에게 “후진타오 주석, 대한민국 대통령 이명박이라고 한글로 써놓으면 젊은 사람들이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진타오 주석 때는 한중 관계가 정말 좋았다”며 “서울숲을 만들었다고 하니 중국에서도 이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면서 직접 찾아왔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후진타오 전 주석이 중국 청년 150명과 함께 서울숲에서 기념식수를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한중 관계와 관련해 “중국과의 관계도 당당하면 오히려 좋아질 수 있다”며 “잘 보이려고 하면 안 된다. 당당해야 한다. 우리가 당당해야 존중받고 관계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발언이 최근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외교 노선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확대했던 경험을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이날 일정은 약 1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숲 산책로와 광장 일대를 돌며 시민들과 만난 뒤 인근 카페에서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구매한 것을 마지막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