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환송 불참' 정청래, 어디갔나 했더니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 뉴스1

9일 유럽 순방길에 오른 이재명 대통령의 공항 환송 행사에 이례적으로 불참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였던 전북 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YTN은 정 대표가 이날 비공식 일정으로 전북 지역을 찾아 이원택 전북지사 당선인과 오찬을 함께했다고 보도했다. 오찬이 끝난 뒤에는 고창 선운사를 찾아 경우 주지 스님과 차담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선인은 "당 대표가 민심 수습 차원에서 전북을 방문한다는 사실을 알고 연락해 오찬을 함께 했다"며 이번 방문의 성격을 설명했다.

이번 전북지사 선거는 민주당에서 제명된 김관영 현 지사가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이 당선인과 접전을 치른 바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이탈리아, 교황청, 프랑스 등을 방문하는 9박 10일간의 유럽 정상외교 일정을 위해 출국했다.그러나 경기 성남 서울공항 환송 행사에는 민주당 정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전날 민주당 공지에 따르면 정 대표는 별도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한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외에 공개 일정이 없었다.

통상 대통령의 해외 순방 출국길에는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 당 핵심 지도부가 공항에 나와 환송하고 배웅하는 것이 관례다. 대통령의 외교 행보에 힘을 싣는 ‘당정 공조’를 상징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 출국 후 언론에 “중동 전쟁의 장기화와 선관위 부실 관리 대응 등 국내 상황을 염두에 둬 청와대 및 내각 인사 등 환송 인원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청와대의 설명에도 정치권에서는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청와대가 만류했다곤 하지만, 이 대통령 취임 후 정 대표가 환송 행사에 불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6·3 선거 결과를 두고 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당 대표를 새로 뽑는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대통령이 정 대표 등 현 지도부에 경고장을 던진 것이란 풀이가 나왔다. 이 대통령이 정 대표와 거리를 두면서 차기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힘을 실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로 김 총리는 불참한 당 지도부와 달리 환송 행사에 참석해 이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떠나는 비행기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이길 곳을 졌다,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표정이 중립이 잘 안되더라”고 불편한 심기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당 지도부가 이번 선거를 ‘승리’로 표현한 데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반면 사의를 표명한 김 총리에 대해선 "정말 뛰어난 리더십으로 내각은 큰 소리나 잡음 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제가 제시하는 방향대로 치열하게 잘 달려왔다"고 칭찬했다. 이어 "(김 총리가) 이제는 또 다른 역할을 맡는 게 더 적절하다 생각해 역할을 바꾸게 됐다"고 언급했다. 김 총리는 차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와 당권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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