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싫다는데 왜 여직원한테 술 강요하나"

이재명 대통령이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광주 여성 소방공무원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점검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7회 국무회의 겸 제12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각 부·처·청은 내부 조직을 철저히 점검해 달라"며 "직장 내 갑질 요소들은 다시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각별히 챙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논란이 된 광주 여성 소방공무원 사망 사건을 거론하며 "여성 소방관에게 과도한 음주를 강요하고 회식 참석을 강요했으며 새벽까지 붙잡아 두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며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도 개인적인 연애 문제인 것처럼 발표해 주변 사람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찰을 요구했는데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고, 이후 국무조정실에 조사해 보라고 하니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다고 한다"며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먹고 살기 위해 직장에 갔는데 상사라는 사람들이 부하 직원을 노리갯감처럼 여기고 술자리에 끌고 다닌 것 아니냐"며 "직장 내 괴롭힘 가운데서도 가장 심각한 형태"라고 말했다.

특히 "더 큰 문제는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조직 문화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술을 싫어한다고 하는데도 원샷을 시키고, 2차 자리에 강제로 데려가고, 새벽까지 붙잡아 두는 행태가 아직도 존재한다"며 "왜 남에게 술을 강요하느냐. 마시고 싶으면 본인이 마시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일이 최근에 처음 벌어진 것도 아니다"라며 "각 기관이 조직문화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광주소방본부 소속 20대 여성 소방공무원 A씨가 숨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A씨는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광주소방본부는 고인이 생전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호소했다는 내용을 사망 배경과 관련한 공문에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유족과 약혼자는 이러한 설명이 실제 상황과 다르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약혼자 B씨는 고인이 생전에 직장 내 상담센터를 방문한 적은 있으나 이는 자신과의 일시적인 다툼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소방본부가 이를 사실상 주요 사망 원인처럼 언급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B씨는 오히려 고인이 직장 내 회식 문화와 조직 분위기로 인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고인이 평소 자신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며 과도한 음주 문화가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메시지에는 "팀 회식을 했는데 10번 토했다", "취해도 보내주질 않는다. 죽을 것 같다고 애원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새로 부임한 간부가 술자리를 중요하게 생각해 회식 참석에 대한 부담이 컸다는 취지의 대화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약혼자는 고인이 결혼을 준비하던 시기에도 직장 문제를 자주 털어놓았다며 회식과 조직 문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상당했다고 주장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유족 측은 이러한 정황을 근거로 광주소방본부에 감찰을 요구했다. 그러나 본부 차원의 조사는 즉시 이뤄지지 않았고, 유족과 약혼자가 소방노조와 함께 상급 기관인 소방청에 문제를 제기한 뒤에야 지난달 감찰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청은 관련 자료와 제보 내용을 검토한 결과 감찰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당시 근무 환경과 조직 운영 과정, 회식 문화 등에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단계다.

소방노조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문화 전반을 점검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측은 유족이 관련 자료를 제시하며 감찰을 요구했음에도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광주소방본부는 당시 유족 측의 문제 제기가 정식 민원 접수 형태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사유와 증빙 자료를 갖춘 공식 절차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현재 소방청 감찰이 진행 중인 가운데, 직장 내 괴롭힘과 회식 문화, 조직 운영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가 확인될 경우 공직사회 전반의 조직문화 개선 논의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