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매체 경향신문, 작정하고 유시민 비판

진보 성향 매체인 경향신문이 사설을 통해 유시민 작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29일자 '파열음 커지는 여권내 갈등, 이러다 국정 동력 꺼질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유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의 외연 확장 노선을 비판하면서 8·17 전당대회를 앞둔 여권 내 갈등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유 작가가 이 대통령이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의 동의 없이 진보개혁 토대를 허물고 중도보수를 확장하는 '재건축'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전하면서 이기지 못한 지방선거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국정을 추스르는 데 힘을 보태야 할 여권이 권력투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리는 모습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시민 작가가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돌베개·평산책방’ 부스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북토크를 하고 있다. / 뉴스1

경향신문은 유 작가의 비판이 전당대회 구도를 민주당의 정통성을 누가 쥐고 있느냐는 '소유권 투쟁'으로 확전시켰다고 봤다. 사설은 '재건축'에 투입된 이들이 코어 지지층인 민주개혁 진영의 정상 세포들을 공격해 자가면역 질환을 초래했다고 성토했다. 또 유 작가가 옛 주류인 친노무현·친문재인 세력을 멸칭으로 공격한 이른바 '뉴이재명' 세력을 '용역 평론가' '촉법 평론가'라며 격하게 비판한 점도 거론했다.

이어 경향신문은 "이 대통령의 외연 확장 노선이 전통적 지지층의 소외감을 낳았다 해도 유 작가 정도의 영향력 있는 인사라면 보다 정제된 언사로 여권 내부의 갈등을 추스르는 게 옳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독선과 갈라치기는 이 대통령을 특정 계파의 수장으로 왜소화하고 진영 내부의 감정싸움을 부추기는 충돌만 키울 뿐"이라고 했다.

검찰개혁 지연을 전당대회 참여 명분으로 삼은 점도 도마에 올랐다. 유 작가가 집권 1년이 넘도록 진척 없는 검찰개혁을 전통적 지지층 이탈의 원인으로 꼽은 데 대해 경향신문은 "형사소송법 등 관련 법안들을 신속히 처리하고 부작용 해소에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에 이를 선명성 경쟁의 도구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여권 내부의 반응도 함께 전했다. 당권 주자인 김민석 국무총리는 유 작가 발언에 대해 "내가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과잉 자신감은 절제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송영길 의원은 "어려울 때일수록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코어 지지층"이라고 반박했다. 친이재명계는 "민주당 건물주는 자신들이고 이 대통령은 세입자라는 내심을 고백한 것"이라며 유 작가의 '재건축론'을 '대통령 흔들기'라고 규정했다. 친이재명계 일각에서는 "폐족이 됐어야 할 강경 그룹이 대통령 흔들기를 시작한 것"이라는 극단적 언사까지 나왔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경향신문은 지금 여권의 행태가 오만과 독선으로 자멸했던 과거 권력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오찬 회동이 소모적인 여권 갈등을 봉합하는 분기점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설은 "두 전현직 대통령이 통합의 지혜를 모으고, 국정 안정의 해법을 마련하길 기대한다"며 "볼썽사나운 집안싸움이 이재명 정부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여권은 무겁게 새겨들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이 문제 삼은 유 작가의 발언은 지난 26일 공개된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나왔다.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이 평소 강조하는 중도보수와의 포용·통합 기조를 두고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다"며 "그런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재건축을 하려면 기존의 입주자들에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대통령이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고 했다.

유 작가는 현재 여당 상황을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면역세포가 밖에서 들어온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공격해 물리쳐야 하는데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게 1년간 지속됐고, 그 결과 신진대사에 이상이 생겼다"며 "코어 지지층이 정상세포"라고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두고 "안철수를 향해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아무 짓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생긴다고 협박하던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인사가 "문재인을 까면 가산점을 받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밖에 6·3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공천 문제와 검찰개혁 상황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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