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탈락' 후폭풍 제대로 맞았다… 홍명보·정몽규 또 국회 불려갈 수도

한국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조별 예선 탈락 여파가 정치권으로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한축구협회의 독선적 운영 체제와 내부 카르텔 의혹에 대해 국회 차원의 전면적인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4월 충남 천안 서북구 코리아풋볼파크 개관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 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29일 홍명보호의 월드컵 조별 예선 탈락과 관련해 국회 차원의 진상 조사 및 실태 파악에 나서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번 조사를 통해 대한축구협회(KFA) 지휘부의 독선적인 행정 운영과 내부 카르텔 존재 여부를 면밀히 점검하고 대대적인 조직 쇄신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주재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명보호의 경기 결과와 운영 방식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한 직무대행은 "감독의 전술 부재, 독선적인 밀실 행정으로 점철된 축구협회, 내 편 밀어주기가 만연한 축구계 카르텔까지 전방위적인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며 현 축구계의 문제를 정조준했다.

이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정몽규 축구협회장이나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등 몇몇 인사의 사유물이 아닌 국민 모두의 것"이라고 강조하며 "축구협회의 독선과 무능이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회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공언했다.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이번 월드컵 예선 탈락의 본질적인 원인이 축구장 외부의 구조적 모순에 있다고 지적했다. 황 최고위원은 "이번 32강 진출 실패의 본질적인 원인은 경기장 밖에 있다"라며 "학연과 지연으로 얽히고설킨 축구협회의 인사 조직 실패가 결국 대표팀의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축구계 내부에 만연한 특정 인맥 위주를 언급하며 "특정 대학 출신이 아니면 국가대표 발탁조차 어렵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라면 한국 축구가 얼마나 심각하고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강변했다. 아울러 "월드컵 출전과 국가대표팀 운영에는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정확한 실상 파악과 철저한 원인 분석이 선행돼야 하며 재발 방지와 인프라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국회 차원의 증인 채택과 현안 질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앞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024년 축구협회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및 기습 경질 파동, 이후 이어진 홍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 논란, 정 회장의 4연임 도전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현안 질의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정 회장과 홍 감독은 나란히 국회 청문회장에 증인으로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현재 제22대 국회의 전반기 원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여야가 문체위를 중심으로 이번 월드컵 졸전 및 축구협회 행정 전반에 대한 현안 질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 경우 정 회장과 홍 감독은 또다시 국회 출석 요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현장에서 팀을 이끌었던 홍 감독은 사퇴를 발표했다. 홍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25일 남아공과의 조별리그 3차전을 끝으로 월드컵 여정을 조기에 마감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열린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 뉴스1

조별리그 탈락 이후 홍 감독은 29일 멕시코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적 부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감독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이 기대하셨던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한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제게 있다"라며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과 앞에서 그 어떤 설명도 앞설 수 없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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