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넘으면 뇌가 썩는다며, 지금 뇌 건강한가”…유시민 정면으로 들이받은 허지웅

허지웅 작가가 유시민 작가를 향해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공개 비판을 쏟아냈다. 이재명 대통령의 중도 확장 노선을 두고 진보 진영 내부에서 균열음이 커지는 가운데, 두 인물 사이의 충돌이 SNS를 통해 전면전으로 번졌다.

유시민 작가과 허지웅 작가. / 뉴스1

"선을 넘은 건 내가 아니다"…허지웅의 작심 발언

허 작가는 지난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유 작가 얼굴 사진이 담긴 썸네일을 캡처해 올리며 긴 글을 게재했다.허 작가는 지난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유 작가의 사진이 담긴 썸네일을 캡처해 올리며 긴 글을 게재했다. 해당 썸네일에는 '유시민, 검찰 관련 주장 "사실이 아니었다"'라는 제목이 적혀 있어 눈길을 끌었다.

허 작가는 "아픈 이후로 이렇게 쓴 적이 없다는 걸 미리 밝히고 싶다"며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번 발언의 무게를 직접 예고했다.

그는 "a, b, c 세 종류로 사람을 나누어놓고 a는 신념지향, b는 이익지향인데 '대통령 지지율 빠지면 B가 제일 먼저 돌 던지고 비난할 것'이라 떠벌린 사람이 있다"며 유 작가를 정조준했다. 이어 "그 자가 지금 대통령에게 가장 모난 돌을 던진다. 이게 도무지 무슨 종류의 코미디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허 작가가 언급한 'abc 분류'는 과거 유 작가가 민주당 지지층을 유형별로 나눴던 논리를 가리킨다. 당시 유 작가는 이 분류가 위아래 급을 나눈 것이 아니라 구분일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허 작가는 "사람들이 문맹인가? 급을 나누어놓고 분쟁을 의도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그는 "선거에 진 건 당신 같은 자들을 명확하게 진압하고 거리 두지 못한 탓"이라고도 했다.

"무능한 정치 이력 이후 예능 덕에 살아 돌아와"

허 작가의 비판은 유 작가 정치 이력과 세대론으로까지 확장됐다. 그는 "무능한 정치 이력 이후 예능 덕에 살아 돌아와 누구의 동의도 없이 저 홀로 모든 흑역사를 극복한 당신의 염치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라고 물었다.

유시민. / 뉴스1

유 작가가 과거 "60세가 넘으면 뇌가 썩는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기성세대를 비판한 사실도 끄집어냈다. 허 작가는 "기성세대의 건강을 염려했던 뇌는 지금 이 시간 얼마나 건강한가"라며 "정작 자신이 그 나이가 되고 나니 느닷없이 자신에 반하는 비평을 '촉법'이라며 나이로 깔아뭉개는 납작하게 쪼그라들어 비루하고 악취 나는 노인의 인격은 얼마나 생동감 있는가"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대개의 노인은 그렇지 않다"는 말도 덧붙였다.

386세대를 향한 정면 비판

허 작가는 유 작가 개인을 넘어 386세대 전체를 향한 비판으로 글을 이어갔다. "당신 세대가 늘 부러웠다"고 운을 뗀 뒤 "절대악이 존재했던 시기 때마침 젊었던 너희들, 이후 어디든 취업해 벌다 보니 부동산 급상승으로 자산가가 됐던 너희들, 그래서 용기에 비용이 없는 너희들, 운을 능력으로 착각하고 감사할 줄 모르는 너희들"이라고 썼다.

이어 "그럼에도 그런 운을 누리지 못한 다음 세대들에 왜 고마워하지 않느냐 묻는 너희들, 회색지대가 뭔지 몰랐던 너희들, 회색지대를 견디고 이해하는 동시에 진영까지 수호해야 하는 젊은이들의 수고를 싸잡아 무시하는 너희들, 절대악 없이 논리와 진심으로 이기려 하는 모든 이를 멸칭으로 분류하던 너희들"이라고 했다.

허 작가가 지적한 핵심은 386세대가 역사적 우연으로 얻은 기회와 자산을 스스로의 능력으로 착각하면서, 다음 세대가 처한 복잡한 현실을 외면한다는 것이다. 진영 논리 안에서 절대적 적을 필요로 하는 구조도 비판했다. "반드시 적이 필요하다. 반드시 자신은 옳다. 반드시 대립이 있어야만 한다. 진영 밖의 적이 너무 당연해서 선명한 각이 살지 않는다? 그러면 진영 안에서 찾으면 된다"고 했다.

허지웅. / 뉴스1

김어준과의 오랜 갈등도 재소환

허 작가는 이번 글에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개인적 경험도 꺼냈다. 그는 "지난 2011년 시사인에 '내가 김어준을 비판하는 이유'라는 글을 쓴 일이 있다"며 "이후 십수 년 동안 괴롭힘당했다. 해당 글을 비판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나라는 사람 자체를 깎아내리는 말들이었다"고 했다.

그는 "정치와는 아무 상관없음에도 내가 참여한 모든 활동에 한결같이 붙어 다녔다. 참았다"며 "일베는 고소하고 징역도 보냈다. 그래도 김어준 관련은 내버려 두었다"고 했다. 이번 유 작가 비판이 오랫동안 쌓인 맥락 위에서 나온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글 말미에서 허 작가는 심리학 개념까지 동원했다. "과도한 관심과 자기중심적 사고를 바탕으로 남을 깎아내리거나 독선적인 태도를 보이는 심리적 상태를 자아 비대라고 한다"며 "당신도 알 법한 융의 자아팽창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명함은 돌아볼 때 나오고 우매함은 반복에서 나온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발단은 유시민의 '재건축' 발언

이번 충돌의 직접적 발단은 유 작가가 지난 2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내놓은 발언이었다.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다. 그런데 대통령은 재건축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의 중도 확장 노선, 즉 기존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친문 성향 유권자들의 요구 대신 더 넓은 스펙트럼을 포용하려 한 행보를 비판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유 작가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는 건 바람직하다"면서도 "대통령이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고 했다.

또 "무조건 대통령을 찬양하면서 대통령에 대해 싫은 소리하는 사람을 무차별 공격하는 양상이 진행됐다"며 "그들만의 힘으로 철거가 버거우니 용역을 썼다. 용역 평론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 중엔 지적 책임성을 적용하기 어려운 수준의 촉법 평론가도 있다"고 했다. 허 작가가 이를 자신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여권 내부에서도 엇갈린 반응

유 작가의 발언을 두고 여권 안에서도 반응이 갈렸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내가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과잉 자신감은 절제해야 한다"고 유 작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송영길 의원 역시 "어려울 때일수록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코어 지지층"이라는 말을 보탰다.

허 작가는 이에 대해 자신의 글에서 "이재명은 루즈벨트의 길을 걷고 있다"고 유 작가 주장에 대한 반론을 펼쳤다.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뉴딜 연합을 언급하며 "기존 핵심 지지층에만 기대어선 미래가 없다. 가장 불편할 사람이 가장 넓게 껴안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산재해 있다"며 중도 확장 노선을 옹호했다.

이번 충돌은 단순한 인물 간 감정 다툼이 아니라,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 오래 잠복해 있던 노선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사건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핵심 지지층 결집과 외연 확장 중 어느 쪽을 우선해야 하는가는 여권이 당분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다음은 허지웅 SNS 전문이다.

아픈 이후로 이렇게 쓴 적이 없다는 걸 미리 밝히고 싶다. 참고 참았으나 선을 넘은 건 내가 아니다. a b c 세 종류로 사람을 나누어놓고 a는 신념지향 b는 이익지향인데 "대통령 지지율 빠지면 B가 제일 먼저 돌 던지고 비난할 것"이라 떠벌인 사람이 있다. 그 자가 지금 대통령에게 가장 모난 돌을 던진다. 이게 도무지 무슨 종류의 코미디인지 모르겠다.

이전 글에서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뉴딜 연합에 대해 설명했다. 기존 핵심 지지층에만 기대어선 미래가 없다. 이재명은 루즈벨트의 길을 걷고 있다. 가장 불편할 사람이 가장 넓게 껴안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산재해있다. 분명히 욕을 먹을 거다. 다만 나라를 살릴 거다. 스스로 지식인이라는 사람에게 이게 안보인다고?

무능한 정치 이력 이후 예능 덕에 살아 돌아와 누구의 동의도 없이 저 홀로 모든 흑역사를 극복한 당신의 염치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60세가 넘으면 뇌가 썩는다며 기성세대의 건강을 염려했던 뇌는 지금 이 시간 얼마나 건강한가. 정작 자신이 그 나이가 되고 나니 느닷없이 자신에 반하는 비평을 "촉법"이라며 나이로 깔아뭉개는 납작하게 쪼그러들어 비루하고 악취 나는 노인의 인격은 얼마나 생동감 있는가. 대개의 노인은 그렇지 않다!

당신 세대가 늘 부러웠다. 절대악이 존재했던 시기 때마침 젊었던 너희들. 이후 어디든 취업해 벌다 보니 부동산 급상승으로 자산가가 되었던 너희들. 그래서 용기에 비용이 없는 너희들. 운을 능력으로 착각하고 감사할 줄 모르는 너희들. 그럼에도 그런 운을 누리지 못한 다음 세대들에 왜 고마워하지 않느냐 묻는 너희들. 회색지대가 뭔지 몰랐던 너희들. 회색지대를 견디고 이해해는 동시에 진영까지 수호해야하는 젊은이들의 수고를 싸잡아 무시하는 너희들. 절대악 없이 논리와 진심으로 이기려 하는 모든 이를 멸칭으로 분류하던 너희들.

반드시 적이 필요하다. 반드시 자신은 옳다. 반드시 대립이 있어야만 한다. 진영 밖의 적이 너무 당연해서 선명한 각이 살지 않는다? 그러면 진영 안에서 찾으면 된다. "영속적인 평화는 영구적인 전쟁과 같다."

애초 abc부터가 희비극이었다. abc로 나누어놓고 이건 위아래 급을 나눈 게 아니라 구분을 한 것뿐이라 했다. 사람들이 문맹인가? 급을 나누어 놓고 분쟁을 의도하지 않았다? 결과가 자랑스러운가. 뿌듯한가. 선거에 진 건 당신 같은 자들을 명확하게 진압하고 거리 두지 못한 탓이다. 젊은 층의 지지가 떨어진 것도 마찬가지다. 그게 현 정권의 실수다.

지난 2011년 <시사인>에 "내가 김어준을 비판하는 이유"라는 글을 쓴 일이 있다. 칼럼으로 몇 번 더 이어 썼다. 이후 십수 년 동안 괴롭힘당했다. 해당 글을 비판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나라는 사람 자체를 깎아내리는 말들이었다. 정치와는 아무 상관없음에도 내가 참여한 모든 활동에 한결같이 붙어 다녔다. 참았다. 일베는 고소하고 징역도 보냈다. 그래도 김어준 관련은 내버려 두었다. 괴롭고 힘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모욕에 대응하는 순간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 같았다.

지금이 또한 그렇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가장 오래된 지지자들조차 모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표현하지 못한다.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세상에 맙소사 이보다 더 나쁜 일을 나는 상상할 수 없다. 당신은 정말 나쁜 새끼다.

과도한 관심과 자기중심적 사고를 바탕으로 남을 깎아내리거나 독선적인 태도를 보이는 심리적 상태를 자아 비대라고 한다. 자아 비대. 당신도 알 법한 융의 자아팽창이다. 역사는 자아팽창을 설명하기 위해 히틀러를 주로 인용한다. 그러나 한국에선 당신과 당신의 세대, 혹은 윤석렬이 히틀러보다 더 적합하다.

극복을 위해 아들러와 융은 자신을 수용하고 열등감을 직시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그들은 한국의 386을 몰랐다. 이들에겐 열등감이 없다. 절대악이 때마침 쓰러져주었다. 내가 이겼다고 말할 수 있는 역사가 쓰여졌다. 모두 내게 감사하지 않으면 쓰레기라는데 대체 여기 무슨 열등감의 여지가 있는가.

그래서 병증과도 같은 당신과 그루피들에 뭘 주문할 수가 없다. 당신의 글을 옮길 뿐이다. "사실이 아닌 의혹 제기로 의심을 불러일으킨 데 대해 정중하게 사과한다. 과도한 정서적 적대감과 논리적 확증편향에 빠졌다." 현명함은 돌아볼 때 나오고 우매함은 반복에서 나온다. 다른 건 여러번 틀렸지만 이 생각은 한번도 어긋난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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