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도 했는데 개헌이라고 못하겠나…국민의힘 10명만 넘어가면 끝”

청와대의 공식적인 선 긋기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 의석수와 범여권 세력을 감안할 때 '대통령 연임 개헌'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만은 아니라는 관측이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며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전날 밤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개헌할 수도 있으니 국민들이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감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진행자가 "국민의힘이 반대하면 개헌이 불가능하지 않느냐"라고 묻자, 그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면 탄핵도 불가능한데 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현재 민주당이 161석이기에) 개헌하려면 40석을 더 가져와야 한다"고 하자, 김 최고위원은 "(범여권인) 12석의 조국혁신당도 있는 등 40석까지는 아니다. 실제 국민의힘(109석) 개헌저지선은 겨우 10석가량"이라고 반박했다. 여당이 국민의힘 의원 10명만 데려가도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개헌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상태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그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국민이 항상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며 국민의 감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 날 국민이 '이재명 대통령이 세종 이래 최고의 성군'이라면서 연임을 주장하거나, 비정상적인 정치인들이 이를 시도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겠냐"고 덧붙였다.

앞서 조 의장은 지난 28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야권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임기 연장 개헌을 반대하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을 받자 “지금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기는 시기상조 아닌가”면서도 “권력구조 개편 관계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 문제 등은 결국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국민 선택의 문제”라고 답했다.

헌법 128조 2항에 따르면 대통령 임기 중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 대통령에 대해 효력이 없다. 원론적으로는 이 조항 역시 바꿀 수 있지만, 과거 독재정권의 아픔을 겪은 역사적 사실이 반영된 조항이라 저항이 거셀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조 의장이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될 만한 발언을 하자 언론과 정치권에서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조 의장은 페이스북에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개헌 논의 대상이 아니다”며 “본의와 다르게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해명한 상태다.

청와대 측도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 개헌 추진 가능성을 일축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우리나라 헌법 체계가 허용하지 않고, 국민이 쉽게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대선 후보 신분 때도, 지금도 밝혔다”고 말했다.

홍익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전날 MBC 라디오에서 “제 머릿속에서 연임 개헌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권 주자들도 일제히 ‘연임 개헌’에 선을 긋고 나섰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연임 개헌은 비현실적이다. 대통령 해외 순방 중 난데없이 쟁점을 더 이상 키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썼다. 정청래 전 대표는 “조 의장이 다시 한번 해명하고 필요하면 사과도 고려해 보심이 어떨까”라고 했고, 송영길 전 대표는 “조 의장 발언은 적절치 않다.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여권과 청와대의 잇따른 해명에도 야권에서는 조 의장의 발언에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전날 "임기연장 개헌이 국회 문턱도 넘지 못할 것임을 뻔히 아는 국회의장이 이런 황당한 발언을 한 건 뭔가 다른 정치적 꿍꿍이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의심했다.

그는 "국민 시선을 임기연장 개헌 논란으로 돌려놓고 공소취소특별법 같은 악법을 날치기 통과하려 하든지, 야당 의원들을 빼가려는 정치공작을 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며 "이재명 정권이 워낙 야당을 얕잡아 보니 이런 짓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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