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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검찰개혁의 마지막 단계라고 설명한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재판 지우기 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여야가 합의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법을 먼저 처리한 뒤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가 시작되더라도 24시간이 지나면 토론을 강제 종료한 뒤 표결을 거쳐 31일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개정안은 오는 10월 2일 시행 예정인 검찰청법 폐지와 공소청법, 중대범죄수사청법 시행에 맞춰 마련됐다. 핵심은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구조를 없애고, 수사는 경찰이 담당하고 검찰은 기소와 공소 유지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분리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앞으로 범죄가 발생하면 수사는 경찰이 중심이 되고, 검찰은 수사 내용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검찰이 직접 사건을 수사하는 시대를 사실상 끝내겠다는 것이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변화다.
다만 검찰의 역할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검사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필요한 의견을 제시하거나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또 수사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시정을 요구하거나 다시 수사하도록 요청하는 권한도 갖는다. 민주당은 이를 통해 수사의 적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피해자의 권리도 지금보다 확대된다. 앞으로는 수사 진행 상황을 피의자뿐 아니라 피해자에게도 알리도록 했다.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하기로 결정하면 피해자에게 이의신청 절차를 반드시 안내해야 하며, 수사가 지나치게 지연되거나 권리가 침해됐다고 판단될 경우 수사기관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된다.

수사기록을 열람하거나 복사할 수 있는 권리도 확대된다. 피해자는 검찰에 직접 의견을 제출할 기회도 더 넓어진다. 그동안 피해자들이 수사 진행 상황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던 만큼 절차적 권리를 강화하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성폭력, 스토킹처럼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반드시 검찰로 사건을 넘기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찰 단계에서 사건이 끝나지 않도록 해 피해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겠다는 목적이다.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되는 부분은 법원의 공소기각 사유를 추가한 대목이다. 지금까지는 형사소송법이 정한 일정한 경우에만 공소를 기각할 수 있었지만, 개정안에는 두 가지 새로운 사유가 포함됐다.
첫 번째는 중대한 위법 수사에 의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다.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됐거나 절차상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면 법원이 재판 자체를 끝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두 번째는 검사가 소추 재량권을 현저하게 벗어나 공소를 제기한 경우다. 검찰이 기소권을 남용했다고 법원이 판단하면 역시 공소를 기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조항을 놓고 여야는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대법원이 오랜 기간 판례를 통해 인정해 온 법리를 법률에 명확하게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특정인을 위한 졸속 입법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조항이 특정 사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특히 법원의 공소기각 사유를 추가하는 내용이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과 맞물릴 수 있다고 주장하며 법안을 '이재명 대통령 재판 지우기 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부터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주호영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한다고 법안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면서도 "이 법이 통과되면 국민과 국가에 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반대 의견을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예정대로 필리버스터를 종료시킨 뒤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회 의석 구조상 민주당이 단독으로도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만큼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큰 변수가 없는 한 31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법안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한 국회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안은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를 거치며 최대 330일까지 심사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상임위 60일, 법사위 30일로 줄이고, 본회의에는 부의 이후 첫 본회의에서 바로 상정할 수 있도록 심사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회법 개정안 역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 이후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의 검찰개혁을 둘러싼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찰의 권한과 형사사법 체계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법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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