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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1954년 형소법 제정과 함께 법률로 명문화됐던 검사의 수사권은 7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24시간 동안 이어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표결로 강제 종료한 뒤 곧바로 형소법 개정안을 상정, 표결에 부쳤다. 재석 의원 178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개정안은 가결됐다. 반대표는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던졌고,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기권했다.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 존치를 당론으로 정하고 공소기각 요건 확대에도 반대 입장을 밝히며 표결 자체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오른 이번 개정안은 보완수사를 포함해 검사의 직접 수사를 전면 금지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검사는 앞으로 보완수사권 대신 사법경찰관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권만 갖게 된다. 요구를 받은 경찰은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하며, 기한 내 마무리가 어려울 경우 1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하기로 결정하면 고소인·고발인·피해자는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이를 위해 필요한 사건기록의 열람·등사 권한도 새로 부여됐다. 수사 관련 자료는 모두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입력하도록 규정됐다.
개정안 327조의 '공소기각 판결' 조항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현행 327조에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하여 공소가 제기됐을 때'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라는 기준을 새로 추가했다. 국민의힘은 이 조항이 이재명 대통령 재판의 공소기각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번 처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국회는 전날인 30일 오후 본회의에 형소법 개정안을 상정했고, 국민의힘은 즉각 필리버스터로 맞섰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가 시작되자마자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안'을 제출했다. 필리버스터를 강제로 끝내려면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서명이 담긴 동의서를 국회의장에게 내야 하고, 이후 24시간이 지나야 표결에 부칠 수 있다. 표결에서 재적 의원 5분의 3, 즉 180석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필리버스터는 종료된다. 이날 범여권 주도로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이 이뤄졌고, 그 직후 형소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본표결이 진행됐다.

형소법 개정안 통과 뒤에는 국회법 개정안도 상정됐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법안의 심사 기한을 상임위원회 단계에서는 180일에서 60일로, 법사위 단계에서는 90일에서 30일로 각각 단축하고, 본회의 부의 이후 상정 시한도 기존 부의 후 60일 이내에서 부의 후 첫 본회의로 앞당기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최장 330일이던 처리 기간이 크게 줄어든다. 국민의힘은 이 법안에도 반대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고, 첫 토론자로 김미애 의원이 나섰다. 다만 이 필리버스터는 7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는 이날 자정 자동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민주당 주도로 전날 본회의에서 7월 국회 회기를 이날까지로 단축하는 안건이 이미 의결됐기 때문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 도중 회기가 끝나면 종결이 선포된 것으로 보고, 해당 안건은 다음 회기에서 지체 없이 표결하게 된다.
청와대는 개정안 통과 직후 입장을 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공지를 통해 "청와대는 이번 개정안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시행되고, 국민께서 삶 속에서 그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의 입법 과정과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며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통해 권력의 독점과 남용을 막는 한편, 피해자와 국민 인권 보호 수준을 높임으로써 형사사법 시스템이 국민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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