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정부 부동산 정책, 전월세 가격 부담만 늘릴 것"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집값 안정 효과보다 전월세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며 거듭 우려를 나타냈다.

오 시장은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서울시 대토론회’에서 정부의 세제 개편 방향을 비판하며 “집값은 잡지 못하면서 전월세만 올려놓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발표된 고가·비거주 1주택 중심의 보유세·양도세 강화 방안이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는 정부 부동산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시가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무주택 청년과 비거주 1주택자, 민간 임대사업자, 부동산 전문가 등이 참석해 세금 변화가 주택시장과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을 논의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서울시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8.6/뉴스1

오세훈 “공급 확대보다 세금 강화에 집중한 정책”

오 시장은 정부가 그동안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해왔지만 이번 대책에서는 실질적인 공급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4일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정부가 공급 확대를 강조해왔지만 이번 대책을 보면 정작 공급을 늘릴 방안은 보이지 않고 세금만 더 강화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세금 부담이 커지면 주택 보유자의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장기간 보유한 주택이라도 세금 부담 때문에 매도를 고민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고, 임대 목적의 주택 보유자도 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오랫동안 보유하던 부동산을 세금 문제 때문에 현금 흐름이 좋지 않은 경우 원치 않는 매도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나온다”며 시민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집주인보다 세입자가 피해 볼 수 있다” 주장

오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전월세 시장 영향이다. 그는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커지면, 전세와 월세 매물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오 시장은 “양도세를 줄이기 위해 집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들어가 사는 것이 유리해질 수 있다”며 “결국 가장 큰 피해는 집주인이 아니라 전세와 월세를 구해야 하는 서민과 청년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이 과도한 부동산 자산 쏠림을 완화하고 과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고가 주택과 비거주 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조정해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정부 세제 개편안, 어떤 내용 담겼나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은 고가 주택 보유자와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거주 주택이라도 일정 가격 이상이면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증가하고, 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세 부담을 더 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 역시 조정 대상이다. 정부는 부동산을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지나치게 큰 세제 혜택을 받는 구조를 개선하고, 근로소득과 자산소득 간 과세 형평성을 맞추겠다는 설명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앞서 국무회의에서 “노동소득과 부동산 소득 간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세제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주거 목적이 아닌 투자 목적의 고가 주택 보유에 대한 조세 부담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10억 원을 초과하는 노동소득은 거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지만, 부동산 소득은 수십억 원이 돼도 거의 내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살다 보니 우연히 집값이 오른 경우라면 감면이 필요하지만,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사서 수십억 원의 이익을 얻는 경우까지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근로소득자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고도 했다.

정부는 집을 팔 때 발생하는 양도소득세 제도도 손볼 계획이다. 양도소득세는 부동산을 팔아 얻은 차익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이다.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장기간 보유한 주택에 대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오랫동안 보유한 부동산을 팔 때 일정 금액을 세금 계산에서 제외해 주는 제도다.

정부 개편안에는 이 공제 혜택의 한도를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10억 원으로 축소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고가 주택을 장기간 보유한 뒤 큰 차익을 얻는 경우 세 부담이 이전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를 통해 주택 보유 자체를 제한하기보다는 과도한 부동산 투자 수익에 대한 과세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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