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울산시장 "열심히 일한 건 세금 떼는데, 부동산으로 번 건 왜 안되냐"

고가주택 보유자와 비거주자의 세 부담을 높이는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상욱 울산시장이 “저항이 있더라도 진행돼야 할 옳은 길”이라며 공개적으로 지지 입장을 밝혔다.

11일 김 시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생방송에서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언급하며 고가 아파트와 비거주 부동산에 대한 과세 강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김 시장은 먼저 이번 개편안의 핵심을 고가주택과 비거주 부동산에 대한 세 부담 강화로 설명했다. 그는 “비거주자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리겠다는 것이고, 고가 아파트를 보유하면서 수익을 얻은 사람에게 세금을 물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욱 울산시장 / 뉴스1

그러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얻은 자산 이익에 주목했다.

김 시장은 “내가 열심히 일해도 세금을 떼간다. 투자를 해도 떼간다. 그런데 20억원짜리 집을 사서 90억원이 되면 70억원을 벌었지만, 그동안 세금을 거의 떼지 않았다”며 “국가에 부가 생기면 전부 수도권에 있는 아파트로 더 집중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부동산이 안정적인 자산 증식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수도권 주택시장으로 자금이 쏠릴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내가 살면서도 세금이 느는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국가에 새로운 부가 생기더라도 미래 산업이나 다른 분야에 투자되기보다 수도권 아파트에 집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시장은 이러한 자산 쏠림이 장기적으로 빈부격차를 키울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청년층이 노동소득만으로 주택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느끼게 되면 경제적 박탈감이 커지고, 산업 전반의 성장 동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월세 계약은 9954건으로 전세 계약(8114건)보다 37.8% 급감했다. 8·3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세금 부담에 집주인의 실거주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초부터 가팔라진 전세 감소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2026.8.11/뉴스1

“20억이 90억 됐으면 세금 내야죠”

김 시장은 고가주택 과세 강화에 대해서도 비교적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이어 “고가 아파트는 당연히 세금 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인프라를 공짜로 쓰느냐”고 반문했다.

김 시장의 발언은 고가주택 가격 상승으로 발생하는 자산 이익에 대해 일정 수준의 과세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단순히 고가주택 보유자의 세금을 일괄적으로 높이는 내용만 담은 것은 아니다. 주택 보유자의 거주 여부와 보유 주택 수, 매도 시점 등에 따라 세 부담을 달리하는 내용을 함께 담고 있다.

특히 비거주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이 주요 내용 가운데 하나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주택을 오랫동안 보유한 경우 양도차익 일부를 공제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이를 거주기간을 중심으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공제 한도도 설정해 비거주자의 세제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시장은 다만 비거주에 대한 예외가 지나치게 많아질 경우 제도의 취지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재 논의되는 예외 사유로는 취학이나 직장 변경, 전근·전학, 질병, 부모 봉양, 해외 거주 등 불가피하게 실제 거주하지 못한 경우가 거론된다.

김 시장은 “기본적인 방향성에 저항이 많아서 비거주의 예외 사유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며 “예외적인 사유가 더 늘어나면 복잡해지고 비거주의 경우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이 30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2026.6.30/뉴스1

정부안은 아직 ‘확정’은 아냐

이번 부동산 세제개편안은 아직 최종 확정된 법률이 아니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시가 약 40억원대 고가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다주택자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종합부동산세는 일정 기준을 넘는 고가 주택이나 토지 등을 보유한 사람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다. 정부는 고가주택에 대한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현행 60%에서 단계적으로 높여 2028년 최대 80%까지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역시 손질한다. 기존에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 등을 기준으로 공제 혜택이 결정됐지만, 정부는 거주기간을 중심으로 공제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공제 한도를 설정해 단계적으로 최대 10억원까지 줄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와 관련해서는 이미 지난 5월 10일부터 시행된 조치에 더해 2027~2028년 한시적으로 완화해 주택을 매도할 기회를 주는 방안이 함께 제시됐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거래된 30억 원 이상 아파트는 190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50억 원 이상 아파트 거래도 31.5% 줄었으며 서울 아파트 전체 매매는 15.4% 감소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업소에 게시된 부동산 세금 관련 안내문. 2026.8.12/뉴스1

이재명 대통령 “100% 완벽한 안이 어디 있나”

정부안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세제개편안의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대통령은 정책안을 발표한 뒤 다른 의견이 제시되고 그 의견이 타당하다면 반영하는 것이 올바른 정책 결정 과정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특히 “수정할 필요가 없는 100%안이 어디 있겠나”라며 정부가 처음 내놓은 안을 무조건 그대로 밀어붙이는 것이 일관성 있는 태도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즉 현재 발표된 세제개편안은 정부의 최종 확정안이라기보다 입법예고 등을 거치면서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할 수 있는 단계라는 의미다.

김 시장은 이런 상황에서도 부동산 세제개편의 기본 방향 자체는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번 발언이 공식적인 정책 제안이나 공론화 차원의 발언이 아니라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다소 저항이 있더라도 부동산 세제를 이번에 바로잡지 않으면 두 번 다시 이번 기회를 갖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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