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판 뒤에 사람 있었다”…장동혁 가뭄 현장서 ‘과잉 의전’ 논란

가뭄 피해 현장을 찾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현장 보고 장면에서 농어촌공사 직원들이 보고용 상황판을 손으로 받치고 있던 모습이 공개되면서 ‘과잉 의전’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와 동행한 의원들이 상황판 뒤에 직원들이 있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장 대표는 가뭄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경남 밀양의 한 저수지를 찾아 농어촌공사 관계자들로부터 현황을 보고받았다. 당시 현장에는 피해 현황과 급수 계획 등이 적힌 간이 상황판이 세워져 있었는데, 장 대표가 상황판을 바라보며 보고를 받는 장면에서 판넬 뒤에 사람의 모습이 포착됐다.

상황판 뒤에는 농어촌공사 관계자 2명이 쪼그리고 앉아 거치대를 손으로 잡고 있었다. 현장에 설치된 상황판이 바람에 넘어지지 않도록 직원들이 직접 손으로 고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경남 밀양시 무안면 웅동리 웅동저수지를 찾아 가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유튜브 'MBCNEWS'

논란이 된 것은 당시 경남 지역의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직원들이 상황판을 받치기 위해 장시간 쪼그려 앉아 있었던 모습이 외부에 공개됐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두고 ‘과잉 의전’이라고 비판했다. 폭염 속에서 농어촌공사 직원들이 상황판을 직접 붙잡고 있어야 했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국민의힘은 장 대표와 현장에 동행했던 의원들 모두 상황판 뒤에 직원들이 있었던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장동혁 대표께서도 몰랐던 사안이었고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말씀하셨다”며 “직원분들께는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장 대표 역시 해당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뒤 유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가 농어촌공사 측에 유감을 전달하고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경남 밀양시 무안면 웅동리 웅동저수지를 찾아 가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2026.8.14/뉴스1

“저수지가 말랐다”…경남 지역 농촌 덮친 심각한 가뭄

경남 밀양의 가뭄은 단순히 저수지 수위가 낮아진 수준을 넘어 농업용수 공급을 실제로 제한해야 할 정도로 악화한 상황이다. 특히 7월 말 기준 밀양지역 저수지 40곳 가운데 39곳에서 제한급수가 시행되면서 농민들은 물을 충분히 공급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밀양지역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33% 안팎까지 떨어졌다. 7월 28일 기준 밀양 소재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33.3%로, 평년의 42.9% 수준에 불과했다. 경남 전체 저수지 평균 저수율이 44.9%였다는 점과 비교해도 밀양의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농업용수 가뭄 단계에서 '경계'는 평년 저수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심한 가뭄'에 해당한다.

일부 저수지는 사실상 바닥을 드러냈다. 밀양시 무안면 백안저수지의 저수율은 7월 23일 1.3%까지 떨어졌고, 7월 30일에도 1.2% 수준에 머물렀다. 저수지 바닥이 갈라진 모습까지 확인될 정도였다. 밀양시내 일부 저수지 역시 저수율이 10% 안팎에 그치는 등 물이 크게 부족한 상태였다.

문제는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5월 28일부터 7월 27일까지 두 달간 경남지역에 내린 강수량은 162㎜로, 평년 471㎜의 34% 수준에 그쳤다. 장마철에 내린 비가 평년보다 크게 부족한 데다 폭염까지 이어지면서 저수지에 물이 채워지지 못한 것이다.

농업용수 부족은 이미 공급 방식의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밀양에서는 기존처럼 저수지 물을 농가에 매일 공급하기 어려워지면서 7월 28일부터 40개 저수지 가운데 39곳에서 이틀에 한 번씩 물을 공급하는 격일급수가 시작됐다. 물이 아예 끊긴 것은 아니지만, 농가가 필요한 시기에 충분한 물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관계기관은 지하수와 양수장까지 동원하고 있다. 밀양시와 한국농어촌공사는 관정을 통해 농업용 지하수를 확보하고, 양수장을 활용해 낮은 곳의 물을 농경지로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부족한 용수를 보충하고 있다. 이는 저수지에 남은 물만으로는 농업용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밀양댐 역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밀양댐 저수율은 7월 말 34%대까지 떨어졌고, 앞서 6월에는 가뭄 '관심' 단계에 진입한 뒤 7월 10일부터 '주의' 단계로 관리되고 있었다. 밀양댐은 밀양뿐 아니라 창녕과 양산에도 용수를 공급하는 다목적댐이어서 저수율 하락이 장기화할 경우 농업용수뿐 아니라 생활·공업용수 공급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경남 밀양시 무안면 가례리의 한 논에서 가뭄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6.8.14/뉴스1

가뭄이 밀양만의 문제도 아니다. 7월 30일 기준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함양과 거창을 제외한 16개 시군이 농업용수 가뭄 '관심' 이상 단계에 들어갔다. 밀양·양산·의령은 '경계', 창원·진주·김해·거제·창녕·하동·산청 등은 '주의', 통영·사천·함안·고성·남해·합천 등은 '관심' 단계였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가뭄이 장기화할 경우다. 밀양시는 비가 계속 내리지 않으면 벼와 밭작물이 시들거나 생육이 저하되는 등 농작물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직 당시까지 가뭄으로 인한 뚜렷한 대규모 농업 피해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처럼 물 공급이 제한되는 상황이 이어지면 수확량과 품질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진다.

정부와 경남도청 측도 대응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남부지역의 가뭄이 심각해지자 21억원의 긴급 추가 지원금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경남은 밀양 등 농업용수 부족 지역에 대한 가뭄대책사업비 지원을 정부에 요청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들도 밀양을 직접 찾아 저수지와 농경지의 가뭄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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