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 용산 출근 개시 "꼭 이룰 국방개혁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옛 청사로 처음 출근하며 약 4년 만의 청사 복귀에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안 장관은 국방부의 청사 복귀를 계기로 자주국방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국방개혁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안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4년 만에 국방부 청사로 다시 복귀한 마음이 남다르다”며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2023년 국정감사 당시 군인들에게 3년만 기다려 달라, 여러분께 청사를 돌려드리겠다고 말한 기억이 나는데 약속을 지켰다”며 “새로운 청사에서 55만 국방 가족들이 일치단결해 더욱 국방개혁에 박차를 가할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출근하며 직원들에게 경례를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당시 용산 대통령실 이전으로 대통령실에 청사를 내줬던 국방부는 약 4년 만에 다시 기존 청사로 복귀했다. 2026.8.14/뉴스1

특히 안 장관은 이번 청사 복귀가 단순한 공간의 이동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12·3 내란과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민주시민으로서의 마음을 다지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며 군의 민주적 통제와 헌정질서 수호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국방부 청사가 용산을 떠난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통령실 이전이 계기가 됐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5월 대통령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했고, 국방부는 대통령실에 청사를 내준 뒤 영내 길 건너편에 있는 합동참모본부 건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로 이전하면서 국방부는 약 4년 만에 다시 옛 청사로 돌아오게 됐다.

국방부 청사는 대통령실과 가까운 용산의 상징적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이번 복귀의 의미도 적지 않다. 특히 대통령실 이전 과정에서 국방부가 청사를 내주면서 군 지휘·행정 체계가 한동안 기존 공간과 다른 곳에서 운영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복귀는 국방부 조직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청사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설치됐던 가림막도 철거된 모습이 확인됐다.

대통령실이 국방부 청사를 사용하던 당시 1층 로비에는 가림막이 설치됐다. 대통령실은 당시 보안상 필요성을 이유로 들었지만, 윤 전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매일 출근길 기자들과 소통하겠다는 취지로 약속했던 ‘도어스테핑’과 맞물리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실제로 출근길 기자들과 문답을 주고받는 도어스테핑을 진행했다. 그러나 2022년 11월 대통령 전용기 탑승 문제를 둘러싸고 MBC 출입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에 언쟁이 발생한 뒤 도어스테핑이 중단됐다.

이후 1층 로비의 가림막은 이재명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던 기간에도 유지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옛 청사로 돌아오면서 이 가림막 역시 철거됐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3일 육군 5사단 GOP를 방문해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8.13/뉴스1

안 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실을 직접 찾아 “더 많은 소통을 하겠다”고 말하며 언론과의 소통 강화 의지를 나타냈다.

안 장관은 앞으로 추진할 국방개혁과 관련해 자주국방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그는 “약 10여 가지 국방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하나를 꼽으라면 자주국방을 향한 전작권 회수”라고 밝혔다.

전시작전통제권은 전쟁이 발생했을 때 군사작전을 지휘·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뜻한다. 현재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은 한미연합사령부가 행사하며, 한미 양국은 일정한 조건이 충족될 경우 이를 한국군이 행사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안 장관은 올해 안에 전작권 전환 목표 연도를 정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그는 “금년에 ‘X연도’를 정해서 이후에 전작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방침이고 그 생각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전작권 전환은 단순히 특정 연도를 정하는 것만으로 완료되는 사안은 아니다. 한국군의 독자적인 작전 수행 능력과 한미연합방위태세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향후 한미 간 협의와 군의 준비 과정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3일 육군 5사단 AI 경계작전센터를 방문해 다족보행로봇 시연을 참관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8.13/뉴스1

안 장관이 추진 중인 통합국군사관학교 창설도 주요 국방개혁 과제 가운데 하나다.

현재 육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 등으로 나뉘어 있는 사관학교 체계를 통합하는 방안은 군 인재 양성 체계와 장교 교육의 틀을 바꾸는 내용인 만큼 각 사관학교 총동창회와 상당한 의견 충돌을 빚고 있다.

안 장관은 육·해·공사 총동창회와의 갈등에 대해 대화를 통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쟁 상황에서도 적과 소통하고 대화하는 데 같은 국방 구성원끼리 대화를 해야 한다”며 “여러 생각이 정반합을 이루며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행 사관학교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안 장관은 “제가 사관학교를 통합하면서 현 체제를 유지한다는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기본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결국 통합국군사관학교 문제는 안 장관이 임기 중 추진할 국방개혁 가운데 상당한 논쟁이 예상되는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관학교 통합의 필요성을 둘러싼 정부와 군의 입장, 각 군 출신 인사들의 반발, 장교 교육 체계 변화 등을 놓고 향후 추가적인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안 장관은 약 4년 만에 국방부가 옛 청사로 돌아온 첫날부터 국방개혁과 전작권 전환, 군 내부 소통을 주요 메시지로 내세웠다. 청사 복귀를 계기로 군 조직의 공간적 정상화뿐 아니라 국방개혁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한미 6·25전사자 유해 상호봉환식에 참석해 경례를 하고 있다. 2026.6.5/뉴스1

안 장관은 1961년 전북 고창 출생으로 광주 서석고와 성균관대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 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18·19·20·21·22대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 및 위원장을 지냈다.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국회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장도 맡았다.

안 장관은 과거 1983년 11월 방위병으로 입대해 22개월 동안 복무했고 1985년 8월 육군 일병으로 소집해제됐다.

지난해 7월 25일부터 국방부장관에 임명됐다.

하지만 그를 향한 여론은 그다지 좋지 않다. 관련 탄핵 청원이 30만 명을 넘었으며 방위병 복무 시절 군무 이탈 의혹, 마오쩌둥의 어록을 자신의 좌우명이라고 소개한 사실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안 장관의 탈영 의혹에 대해선 "명백한 허위"라며 안 장관이 병적 행정오류의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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