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이 민주당 대표 되면 이재명 대통령에겐 어떤 영향 미칠까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호남 순회경선에서 정청래 후보를 크게 이기면서 민주당 당권 경쟁의 승부가 사실상 갈렸다. 16일 서울·경기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대의원 투표가 남아 있지만 두 후보의 권리당원 누적 격차가 14%포인트(p)대로 벌어져 이를 뒤집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이재명(오른쪽) 대통령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김 후보가 국무총리였을 당시 청와대가 지난해 12월 30일 촬영해 언론에 제공한 사진이다.

정 후보에게 남은 현실적 과제는 역전이 아니라 김 후보의 1차 과반을 막아 사상 첫 결선투표라도 성사시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관심은 자연스레 그 이후로 옮겨가고 있다. 정 후보가 결선을 끌어낼 수 있을지, 최고위원 당선권을 친명(친이재명)계가 얼마나 가져갈지, 마지막에 반영되는 국민여론조사가 권리당원 표심과 얼마나 다르게 나올지가 남은 관전 포인트다.

당권 경쟁은 초반 내내 두 후보의 양강 구도로 흘렀다. 충청과 부산·울산·경남, 제주·인천을 거치는 동안 김 후보와 정 후보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격차를 좀처럼 벌리지 못했다. 2주차 경선인 강원·대구·경북(TK)에서도 김 후보가 48.54%(1만8977표)로 정 후보(44.40%·1만7355표)를 앞섰지만, 대구에서는 정 후보가 47.82%로 김 후보(46.35%)를 이기는 등 판세는 여전히 팽팽했다.

이때까지 누적 득표율은 김 후보 46.01%, 정 후보 44.53%로 표차가 3086표에 불과했다. 흐름이 바뀐 것은 호남이었다. 전체 권리당원 선거인단 약 155만명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몰린 이곳에서 김 후보는 57.54%를 얻어 정 후보(32.65%)를 24.89%p 차로 눌렀다. 호남 출신인 송영길 후보는 9.81%에 그쳤다. 3086표였던 두 후보의 표차는 호남 한 곳에서만 6만3360표로 늘었고, 누적 격차도 14.07%p로 벌어졌다.

김 후보는 전남광주에서 57.04%, 전북에서 58.39%를 얻어 두 곳 모두 과반을 넘겼다. 정 후보는 전남광주 31.84%, 전북 34.00%로 30%대에 머물렀다. 서울 마포을이 지역구인 정 후보가 호남에서 반전을 기대했지만, 표심은 김 후보 쪽으로 더 기울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5일 전북 익산시 원광대학교 문화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북 합동연설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호남 결과가 반영된 누적 득표율은 김 후보 52.21%, 정 후보 38.14%, 송 후보 9.65%다. 다만 이는 경남·대구·경북 지역 가중치가 반영되지 않은 잠정 수치다.

정 후보의 역전 가능성은 산술적으로 크게 좁아졌다. 서울·경기 권리당원은 약 59만명으로 전체의 38.3%를 차지해 호남보다 큰 표밭이지만, 14.07%p 격차를 뒤집으려면 정 후보가 수도권에서 20%p 이상 이겨야 한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수도권 강세를 보인 정 후보에게도 쉽지 않은 목표다.

이 때문에 정 후보 측의 현실적 목표는 역전보다 '1차 과반 저지'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후보가 권리당원·대의원·국민여론조사를 합산한 1순위 득표에서 과반을 넘기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투표율은 정 후보에게 유리한 대목이다. 12, 13일 온라인 투표율이 경기 46.74%, 서울 45.31%로 전남광주(37.63%)와 전북(35.22%)보다 10%p가량 높았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절대 득표수 차이가 커지는 만큼 수도권에서 몰표가 나오면 격차를 다소 좁힐 수 있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대표 선거에 선호투표제를 처음 적용한다. 1순위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3위 후보를 1순위로 찍은 유권자의 2순위 표를 상위 두 후보에게 배분해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두 후보가 끝까지 접전이었다면 송 후보 지지층의 2순위 표가 변수가 됐겠지만, 김 후보가 1차에서 과반을 확정하면 이 제도는 쓰이지 않는다.

5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은 호남을 거치며 순위가 크게 바뀌었다. 2주차까지 1위였던 친청(친정청래)계 최민희 후보가 밀리고, 친명계 박선원 후보가 누적 1위로 올라섰다.

누적 득표율은 박 후보 17.70%, 최 후보 17.33%, 서미화 후보 15.65%, 김용 후보 13.18%, 한민수 후보 12.70% 순으로 5위까지가 당선권이다. 6위는 이성윤 후보(12.51%), 이어 임미애 후보(7.17%), 김영호 후보(3.76%) 순이다.

정청래(왼쪽)·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5일 전북 익산시 원광대학교 문화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북 합동연설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순위 간 격차는 매우 좁다. 1위 박 후보와 2위 최 후보 차이가 0.37%p(3401표), 4위 김용 후보와 5위 한 후보가 0.48%p(4295표)다. 당선 마지노선인 5위 한 후보와 6위 이 후보 차이는 0.19%p(1737표)에 불과해 수도권 표심에 따라 당락이 바뀔 수 있다.

계파로 보면 당선권 5명 중 박선원·서미화·김용 후보가 친명계, 최민희·한 후보가 친청계다. 6위 이 후보도 친청계여서 상위권은 친명 3 대 친청 3으로 팽팽하다.

김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후보는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친명계 핵심이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까지 거론돼왔다. 김 후보가 당대표에 오르고 친명계 최고위원이 다수 나오면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이 발을 맞추는 '당정청 일체' 구도가 한층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과 증시 불안 등으로 국정 지지도가 흔들리는 국면에서 강한 친명 지도부가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방패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후보 본인도 "대통령을 돕는 것이 친명"이라며 당정 협력을 앞세워 왔다.

반면 지도부가 친명 일색으로 채워질 경우 견제론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야당은 물론 당 안팎에서 '사당화(私黨化)' 비판이 제기될 소지가 있고, 여당이 대통령에 대한 견제 기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대표와 대통령의 정치적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운 탓에, 국정 악재가 불거지면 책임론이 당과 대통령실로 동시에 번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남은 변수는 아직 반영되지 않은 국민여론조사 30%와 17일 전대 당일 치러지는 약 1만7000명 규모의 대의원 투표다. 최종 순위는 권리당원·전국대의원 투표 70%에 국민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정해진다. 국민여론조사에서 정 후보가 선전하면 최종 격차가 다소 좁혀질 수 있지만 권리당원 표심이 김 후보에게 워낙 크게 쏠려 순위가 뒤바뀔 정도는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관건은 김 후보가 1차에서 과반을 확정해 결선 없이 마무리할지 여부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경기 수원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 오후 고양 킨텍스에서 합동연설회를 연 뒤 저녁께 서울·경기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공개한다.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은 1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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