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일? 오늘 민주당 전당대회서 벌어진 '돌발 상황'...난동범 체포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현장에서 한 남성이 조명탑에 올라가 고성을 지르며 행사를 방해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남성은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한 당원이 조명탑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조명탑에 매달려 30분 대치

17일 오후 2시20분께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 도중 한 남성이 5~6m 높이의 철제 구조물에 올라가는 일이 발생했다. 이 구조물은 행사장 방송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파악됐다.

60대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구조물 끝에 매달려 "마이크를 달라, 할 말이 있다"며 큰 소리를 질렀다. 관계자들이 내려올 것을 요구했지만 남성은 이를 듣지 않고 30여 분간 구조물에 매달린 채 버텼다. 이로 인해 진행 중이던 전당대회가 20여 분간 중단되는 상황도 빚어졌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남성이 떨어질 경우에 대비해 공기안전매트를 설치했다. 이후 출동한 소방대원이 직접 남성을 설득해 구조물 아래로 데리고 내려왔고, 남성은 대기하던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민주당 전당대회장서 벌어진 고공 시위 / 연합뉴스

"친명도 반명도 없다"...체포된 남성이 남긴 말

경찰에 연행돼 행사장 밖으로 끌려 나온 남성은 취재진과 마주치자 자신의 주장을 쏟아냈다. 그는 "민주당에 친명(친이재명), 반명(반이재명)이 어딨고, '신천지'가 어딨냐"며 "개혁적인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취재진이 이재명 대통령의 사진을 찢은 이유를 묻자 그는 "왜 (이재명 대통령은) 이상한 사람들을 픽업하냐"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소동의 정확한 경위와 남성의 신원, 구체적인 요구 사항 등은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계파 갈등 속 치러진 '대전 전대'

이번 소동은 민주당 당권을 둘러싸고 계파 간 신경전이 극에 달한 가운데 벌어졌다. 당 대표 경선에는 김민석·정청래·송영길 후보가 출마했고, 이날 정견 발표에서도 서로를 겨냥한 날 선 발언이 오갔다.

김민석 후보는 "민주당이 흔들리고, 정부가 흔들리고, 당정 관계가 흔들리고, 이재명 대통령이 흔들릴까 봐 우리는 절박하다"며 "안정적인 과반으로 당을 확고하게 안정시키는 한표를 행사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진정한 당원 주권 시대를 위해 가짜 당원의 경선 농단을 반드시 뿌리를 뽑겠다"며 "필요하면 신천지·통일교 특검도 도입될 것이고, 당은 순수한 민주적 정치 결사로 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청래 후보는 자신의 성과를 앞세우며 "대표 임기 동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이 1천건 넘고, 검찰·사법 개혁 등 많은 것을 했다"며 "당·정·청이 엇박자였으면 이룩하지 못할 성과였다. 개혁의 성과를 폄훼하지 말아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반명(반이재명)이라 안되고, 분열주의자니까 안되고, 신천지니까 안된다면서 차 떼고 포 떼고 총선 승리는 어떻게 하려 하나"라며 "정청래, 최민희, 이성윤, 한민수 빼고 김민석만 당선되면 이재명 정부 성공하는가. 우리부터 단결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송영길 후보는 정청래 후보를 겨냥해 "검찰개혁이 끝났다니까 왜 해장국을 계속 끓이려 하냐"며 "정 후보와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 후보 지지하는 당원들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새롭게 변화해야 하는데 왜 또 시키려고 그러냐"고 말했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친청(친정청래)계인 최민희·이성윤·한민수 후보와 친명(친이재명)계인 박선원·서미화·김용 후보 간 대립이 이어졌다. 앞서 누적 득표율 7·8위였던 친명계 임미애·김영호 의원이 전날 김용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에서 물러났고, 이 때문에 당원투표에서 5위 경쟁 중인 이성윤·한민수 후보와 김용 후보 간 신경전이 거세졌다.

이성윤 후보는 "어제 최고위원 후보 2명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며 사퇴한 것이 야합 정치 아니겠는가"라며 "정청래 개혁당 대표와 함께 검찰·법원 개혁을 완수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한민수 후보는 "사퇴하자마자 특정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문자를 살포하는 것이 정말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용 후보는 "계파 정치에서 김용을 구하고자 어제 사퇴한 두 동지의 짐을 모두 안겠다"며 "김용이 임미애가 되고, 김용이 김영호가 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대의원 투표를 마감한 뒤 앞서 진행된 권리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새 지도부 선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당 추산 1만여 명의 대의원과 당원이 현장을 찾아 각 후보 지지자들이 이름을 연호하며 응원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왼쪽부터), 정청래, 김민석 당대표 후보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문재인 전 대통령 "단합" 당부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영상 축사를 통해 새 지도부에 통합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민주당은 하나일 때 가장 강했다"며 "그동안 민주당답게 치열하게 토론하고 경쟁했지만 오늘부터는 새로운 지도부를 중심으로 다시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민주당은 숱한 위기의 순간마다 당원 여러분의 헌신과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더 강한 민주당으로 꾸준히 성장해 왔다"며 "더 나은 나라를 바라는 저마다의 절박한 마음이 있기에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성장과 도약을 이끌, 더 강하고 유능한 정당으로 나아갈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 간 여러 위기의 파고 속에서 우리는 오히려 대한민국의 잠재력과 가능성, 큰 기회를 확인했다"며 "올해는 세계 어떤 나라도 대신할 수 없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의 담대한 꿈이 시작된 해로 만들어가자"고 밝혔다. 끝으로 "민주주의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가는 더불어민주당의 유능하고 강한 지도부 여러분을 믿는다"며 "우리는 하나"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축사를 통해 힘을 보탰다. 그는 "단결은 곧 승리이고 분열은 곧 패배라는 역사 교훈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며 "치열하게 경쟁하되 결과에 승복하고, 서로를 포용하며 함께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 사정이 매우 엄중해 집권 여당이자 국정을 책임지는 정당으로 민주당이 짊어진 책무가 무척 무겁다"며 "즉시 모든 갈등을 털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강력하게 뒷받침해 고달픈 국민의 삶을 온전히 돌보는 민생 안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주시길 간곡히 당부한다"고 밝혔다.

유튜브, CBS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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