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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신임 대법관 서면 제청 방식과 관련해 대통령의 임명권을 노골적으로 무시한 일방적 통보 절차라고 강력하게 규탄하며 법원행정처의 사전 협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등 행정부와 사법부 간의 정면충돌 양상이 격화하고 있다.
대법원이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임명 제청한 사안을 두고 청와대 측은 헌정사상 초유의 비정상적 관례 위반으로 규정했다.
또 대법관 후보군을 둘러싼 7개월간의 평행선 대립 끝에 불쑥 이뤄진 이른바 끼워팔기식 제청에 대해 재제청 요구까지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대법관 서면 제청을 선뜻 거부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사법부 독립 침해 때문이다.
아울러 대법원장이 재제청을 거부해 대법관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사법 마비의 정치적 책임과 야당의 총공세를 행정부가 고스란히 짊어져야 한다는 점도 거부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21일 유튜브 채널 '오마이TV'에 직접 출연해 조 대법원장이 강행한 이번 서면 제청 절차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성 수석은 해당 방송에서 이번 상황에 대해 "기존 관례를 벗어난 패턴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며 "전례가 없었던 헌정사 초유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이 심각하게 침해받았다는 판단 아래 현 상황을 타개할 법리적 검토에 돌입했다.
성 수석은 "이런 상황이 전례가 없기 때문에 1987년 이후의 여러 관례를 살펴보고 법률적인 부분들도 검토해 나가면서 이 사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숙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현재 청와대 내부의 기류를 설명했다.
특히 청와대가 손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 절차 진행을 거부하고 대법원에 재제청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과 관련해서도 "협의 절차를 건너뛴 일방적 통보를 한 중대한 상황인 만큼 숙고 중"이라고 밝혀 임명 거부권 행사를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청와대는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국회에 출석해 발언한 내용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선을 그으며 사실관계 바로잡기에 나섰다.
앞서 노 처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대법원이 청와대 측에 대법원장과 이 대통령 간의 대면 만남을 지속해서 요구했으나 기회를 얻지 못했으며 서면 제청 방식 또한 청와대 민정수석과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성 수석은 "둘 다 사실이 전혀 아니다"라며 노 처장의 주장을 일축했다.
성 수석은 "대법관 제청의 일반적인 사항에 대해 논의한 사실은 있지만 서면 제청 여부 등 구체적인 제청 방식에 대해선 협의 자체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대법원 측에서 "협의가 되면 만날 수 있느냐"라는 문의를 해왔고 이에 청와대는 "협의가 되면 그때 논의하자"고 일반적인 수준의 답변을 전달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성 수석은 노 처장의 사전 협의 완료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18일 이뤄진 서면 제청이다.
청와대는 임기가 만료된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인 김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사전에 합의를 이뤘으나, 노 전 대법관의 후임 인선을 두고 양측은 극심한 충돌을 빚어왔다.
여권 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청와대는 김민기 고등법원 판사를 1순위로 고려했으나 대법원 측은 김 판사의 배우자가 현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오영준 헌법재판관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헌법기관 간의 이해충돌 발생 가능성을 강하게 우려해 난색을 보였다.
이러한 대치가 무려 7개월 동안 이어지던 중 대법원은 청와대 측에 김 부장판사와 함께 손 부장판사를 전격 제청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대법원이 청와대에 손 부장판사의 이름을 그날 처음 언급한 것인 만큼 청와대는 협의를 좀 더 거치고 나서 논의해 보자고 한 것이다. 청와대 입장에선 손봉기 제청 소식을 그날 처음 들었고 조율도 안 됐는데 갑자기 어떻게 만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를 두고 마치 만남을 거절당한 것처럼 법원행정처가 주장한 것"이라며 "대법원 측이 7개월 동안 김 판사는 안 된다는 이야기만 내내 하다 불쑥 김 부장판사를 제청하며 손 부장판사를 끼워팔기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한민국 헌법 제104조 제2항에 따르면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명시돼 있다.
대법원장이 제청권을 행사하기 전 청와대 등 행정부와 사전 조율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며,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행된 서면 제청은 이례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대법원이 내세운 이해충돌 개념은 헌법 기관 구성원의 직무 공정성과 직결된 지표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헌법 해석과 법률 적용을 두고 분리돼 있으며 부부 등 밀접한 친족 관계에 있는 인사들이 두 기관의 수뇌부에 동시에 재직할 경우 독립성에 대한 신뢰가 저하될 수 있다는 논리가 근거다.
국회의 임명 동의 절차가 완료된 이후에만 대통령의 최종적인 임명권 행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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