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씨”, “어디다 손가락질하냐”…난장판된 국회 법사위, 국민의힘 결국 퇴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1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오는 31일 열리는 현안질의 증인으로 세우는 안건을 여당 주도로 통과시키면서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여당 의원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김민석 씨"라는 호칭을 쓰면서 고성이 오갔고, 국민의힘은 안건 처리에 반발해 회의장을 떠났다.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인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 / 유튜브 'CBS노컷뉴스'

조희대 대법원장 증인 채택…반발한 국민의힘 결국 퇴장

법사위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조희대 대법원장과 노경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의 건을 처리했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안건 처리 취지에 대해 대법원 재판 지연으로 인한 국민 기본권 침해, 장기간 공석 이후 이뤄진 대법관 후보 제청 과정, 특검법에 정한 신속 재판을 무력화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김건희 사건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회부, 그리고 법원행정처장이 대법관 후보자들에게 전화해 제청을 무효화하려 했다는 의혹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건이 상정되기 전 "대한민국 입법 독재"라며 강하게 항의한 뒤 회의장을 떠났고, 결국 안건은 여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조 대법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현안질의는 오는 31일로 예정돼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 / 뉴스1

"김민석 씨" 발언에 폭발한 설전

안건을 둘러싼 대치가 이어지던 가운데,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법제처장에게 질의하던 도중 던진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김 의원은 "새로 민주당 당 대표가 된 김민석 씨가 조 대법원장을 보고 '법기술원장'이라고 하겠다고 한다"며 "앞으로 지금 이 분위기면 검찰청이 공소청이 되듯 대법원은 '법기술원'으로 바뀌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박형수 간사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영교 위원장에게 정성호 법무부 장관 불출석과 관련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고 있다. / 뉴스1

김 대표를 '김민석 씨'라고 부른 대목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즉각 반발했다. "예의 좀 지키라"는 항의가 나오자 김 의원은 발언을 멈추지 않고 오히려 "김민석 씨가 조 대법원장을 보고 '법기술원장'이라고 하겠다고 한다"는 말을 반복하며 "한나라의 대법원장을 조희대 씨라고 하는 건 되고"라고 맞받았다. 앞서 김 대표가 지난 19일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 제청 과정을 '조희대 사태'로 부르며 "조희대 씨"라고 지칭했던 것을 되짚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너무 무례하다. 습관성이다. 그건 인성의 문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 의원은 "좀 조용히 하시라. 조희대 씨는 괜찮냐"고 응수했다. 박 의원이 "예의를 지키라"고 재차 요구하자 김 의원은 "당신들이나 지키라"고 받아쳤다. 이후에도 박 의원의 항의가 이어지자 김 의원은 "조용히 하라. 왜 반말이냐. 어디다 대고"라며 언성을 높였다.

박 의원이 "당신 나보다 후배 아니냐"고 소리치자 김 의원은 "내가 왜 당신보다 후배냐. 이곳이 나이 따지는 곳이냐"고 맞섰다. 두 의원의 언쟁이 격해지자 서영교 위원장은 "조용히 하시라. 경고한다"며 발언권 정지 가능성까지 내비쳤고, 김 의원은 "마음대로 하시라"고 답했다.

손가락질 공방까지…위원장도 언성

김 의원이 서 위원장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손가락질을 하면서 또 다른 언쟁이 벌어졌다. 서 위원장은 "어디에다가 손가락질하느냐"며 "아주 무례하기 짝이 없다. 이게 정상처럼 보이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박균택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참교육이 필요한 거 같다. 박형수 간사가 후배 교육 좀 잘해라"고 했고, 김 의원은 "참교육이 필요한 건 당신"이라고 반말로 맞받아치며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조희대 증인 출석 의결에 퇴장한 국민의힘 / 뉴스1

정성호 법무부 장관 불출석 두고도 신경전

여야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불출석을 놓고도 부딪쳤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정 장관이 회의에 나오지 않은 데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며 "사직서를 냈으면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게 법무부 장관의 태도인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서 위원장을 향해서도 "왜 장관이 출석하지 않게 됐고 (법사위원장이) 허락하게 됐는데, 업무보고 인사말을 왜 법무부 차관이 했는지부터 설명해야 했다"며 "회의 의사 진행을 제대로 해라"고 요구했다. 이어 "맨날 법률에 대해 잘 안다고 하는데 진짜 제대로 공부해서 의사 진행을 제대로 하게끔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서 위원장은 "(정 장관과) 직접 통화를 했는데 두통이 너무 심하다고 해서 승인했다"며 "박 간사와 국민의힘에도 충분히 이야기한 걸로 아는데 마치 진행에 뭐가 있는 거처럼 말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오는 31일 긴급 현안질의를 열고 대법관 서면 제청 논란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상고심 전원합의체 회부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유튜브, CBS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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