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일가의 '황제 사택'으로 사용 중인 고가 법인주택 비율, 상당히 충격적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3D 자료 사진 / House 3D-shutterstock.com

국세청이 공시가격 9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법인주택 전체를 대상으로 사상 첫 전수 실태 점검을 단행한 결과 임대나 직원 기숙사 등 업무 목적을 제외한 주택의 40% 이상을 사주 일가가 사적으로 거주하거나 유용한 이른바 '황제 사택'으로 활용해 온 정황이 대거 적발됐다.

국세청은 강남과 용산의 초고가 아파트 무상 제공부터 100억 원대 법인 명의 고급 콘도의 오너 일가 독점 사용, 다주택 규제 회피 목적의 법인 명의 변경 등 변칙적 탈세 행위를 엄단하기 위해 해당 법인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해외 사택 무상 제공 및 유학비 지원 등 법인자금 횡령 행위 전반으로 검증 범위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고가 법인주택 전수 점검 결과 및 실태

임광현 국세청장은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국민주택 규모 이상이면서 공시가격 9억 원을 초과해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에 해당하는 고가 법인주택 전수에 대해 처음으로 실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세청 조사 결과, 전체 점검 대상 2639채 가운데 임대법인의 임대용 주택 1157채와 직원 기숙사 등 순수 업무용 주택 385채를 제외한 1097채가 사주 일가의 거주나 사적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체의 약 42%에 달하는 수치다.

전수 검증 대상 주택의 평균 공시가격은 20억 원을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공시가격 30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453채에 달했으며, 100억 원을 넘어서는 초고가 주택도 12채가 포함됐다.

이 가운데 최고 공시가격을 기록한 주택은 20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가 법인주택을 사적으로 유용한 기업군은 연매출 수십억 원 규모의 중소기업부터 수십조 원대에 이르는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산업계 전반에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었다.

주요 위반 유형과 사적 유용 수법

임 청장은 현행 세법상 출자임원과 그 친족이 사용하는 사택의 이익과 유지비가 명백한 과세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기업 현장에서 변칙적인 무상 거주 행태가 관행처럼 지속돼 왔다고 지적했다.

국세청이 적발한 주요 유형을 살펴보면 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서울 강남구와 용산구 일대의 초고가 아파트를 사주나 그 자녀들에게 고급 사택 명목으로 무상 제공하면서 일반 직원들에게는 이를 공공연한 비밀로 유지해 온 사례가 포함됐다.

또한 개인에 적용되는 다주택자 규제 및 세금을 피할 목적으로 자신이 소유하던 고가주택 한 채를 자신이 운영하는 법인 명의로 넘긴 부동산 투기형 사례도 적발됐다.

이와 함께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명분으로 내세워 100억 원이 넘는 고급 콘도를 법인 자금으로 취득한 뒤 실상 오너 일가나 일부 임원진이 사적으로 독점해 사용해 온 정황 역시 사실로 확인됐다.

임 청장은 원천징수를 통해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는 봉급생활자와 사무용품 집행까지 통제받는 일반 직원들의 입장에서 이러한 사주 일가의 법인자산 사적 유용은 용납하기 어려운 행위라고 설명했다.

세무조사 착수 및 검증 확대 방침

이번 전수 점검과 후속 세무조사 조치는 지난 21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제1차 반부패정책협의회 논의 결과의 연장선에서 추진됐다.

당시 회의에서는 토착비리와 공공계약 비리, 보조금 부정수급 등 국가재정 편취, 전관유착 근절 방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과거부터 관행이라는 이유로 묵인해 오던 부패 요소가 있다면 즉시 시정하고 명확한 원칙에 따라 예외 없이 엄정하게 청산할 것을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국세청은 사주의 법인주택 사적 사용을 기업 전반의 탈세 위험을 암시하는 중대한 신호로 규정하고 혐의가 확인된 법인의 성실도 전반에 대해 엄정한 세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임 청장은 이번 점검을 통해 회사의 공적 영역과 사주의 사익 추구 경계가 모호했던 기업들에 명확한 원칙을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 황제 사택과 고급 콘도에 대한 검증에 그치지 않고 회장 자녀에게 해외 사택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유학비를 법인 자금으로 지원하는 등 법인자금 횡령 및 유용 행위 전반으로 국세청의 검증 역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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