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입에서 나온 '57개'…김문수가 다시 꺼낸 ‘핵무장’
오는 27일까지 예정돼 있던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 일정이 미국 측의 제안으로 21일로 단축하기로 결정된 19일 경기 동두천시 주한미군 기지에서 미군 스트라이커 장갑차가 기동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언급하며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할 것을 지시했다. / 뉴스1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대북 발언을 두고 "우리나라 안보에 심각한 위기가 닥쳤다"고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 전 장관은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자체 핵무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작년 대선 당시 입장도 재확인했다.

김 전 장관은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구체적인 수치로 언급하고, 연내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한 점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올해 안에 만날 것이라고 밝히며, "북한이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직접 명시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미 대화 재개의 목표가 여전히 북한 비핵화이냐는 질문에는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북미 대화가 재개될 경우 미국이 비핵화를 협상의 전제나 최우선 의제로 내세우지 않을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 전 장관은 이번 발언이 내포한 안보 위기 요인을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한미 간 대북 정보 공조의 부실 가능성이다. 김 전 장관은 "한미 간 북한 핵 능력에 대한 정보 공유나 공식적 수치 통일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 대통령의 공개 발언이 나왔다"며, 동맹 간 정보 공유 체계가 원활히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둘째, 한국을 배제한 채 대북 협상이 진행되는 '코리아 패싱' 우려다. 미국이 한국을 제외하고 북한과 '핵 동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제한' 중심의 군축 협상에 나설 경우, 한국은 북한의 단거리·중거리 핵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가 강조해 온 '당사자 주도 원칙'을 관철할 외교적 지렛대가 부재하다고 비판했다.

셋째,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신뢰성 저하다. 확장억제는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동맹·우방국에 대한 핵 공격을 다양한 수단으로 막겠다는 안보 공약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력 유지를 전제로 대화 의사를 내비침에 따라, 기존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실효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전 장관은 이재명 정부를 향해 "기존의 '북핵 완전 폐기'라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할 뿐, 미국이 대북 핵정책을 군축·동결 기조로 전환할 때를 대비한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체 핵무장, 잠재적 핵보유 능력 확보, 미군 전술핵 재배치 등 다양한 북핵 억제 대안을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미동맹을 유지하되 필요할 경우 독자적인 핵 억제력을 갖춰야 한다는 지난해 대선 당시 입장을 다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 전 장관의 주장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7개'라는 수치의 정보 출처나 근거가 명확히 공개되지 않은 만큼, 발언 하나만으로 한미 정보 공조 체계 전체에 균열이 생겼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정상회담 의제나 목표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핵화 질문에 즉답을 피한 것만으로 미국의 비핵화 기조 포기나 대북 정책 전환으로 단정 짓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아울러 자체 핵무장론 역시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한미 원자력협정, 국제사회의 비확산 기조 등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 이에 따라 독자 핵무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에 미칠 파장과 국제사회의 제재 가능성, 동북아 안보 지형에 가져올 연쇄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진단이 함께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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