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우리가 안고 있는 큰 문제의 시작은 국토 불균형”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주요한 문제 중 하나가 '국토 불균형'이라 말했다.

26일 이 대통령은 극심한 국토 불균형을 지목하며 강력한 균형 발전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도권의 과밀과 지방의 인구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산업과 일자리를 전국으로 분산하고 지방이 주도하는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제10회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하면서 “무엇보다 강력한 균형 발전, 국토 균형 발전 정책이 추진돼야 된다”며 “현재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사실상의 모든 큰 문제들의 출발점은 극심한 국토 불균형”이라고 말했다.

중앙지방협력회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주요 정책을 함께 논의하는 협의체다. 이날 회의는 새롭게 출범한 민선 9기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지방 주도 성장과 중앙·지방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야구공 선물 받은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수도권은 몰리고, 지방은 빠지는 구조

이 대통령은 현재 대한민국의 국토 구조를 수도권 과밀과 지방 소멸이라는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으로 설명했다.

그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지나치게 과밀화돼서 폭발 위기를 겪고 있고, 지방은 그 반대로 소멸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는 인구와 기업, 일자리, 교육·의료 등 각종 자원이 집중되는 반면 지방에서는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지역의 생산과 소비 기반이 약해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불균형이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효율성과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국가 전체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또 국가 경쟁력도 잠식되고 있다”며 “이는 수도권을 위해서도, 또 국가 전체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균형 발전 정책의 성격에 대해서도 기존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균형 발전을 지방에 대한 지원이나 혜택의 차원이 아니라 국가의 지속 가능성과 연결되는 문제로 규정했다. 그는 “이제 균형 발전은 선택이나 시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생존, 또 지속 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말했다.

제10회 중앙지방협력회의 / 뉴스1

산업을 전국으로 나누는 ‘3대 메가 프로젝트’

이 대통령이 균형 발전의 핵심 수단으로 제시한 것은 산업의 지역적 분산이다.

특정 산업과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구조를 완화하고 지역별로 경쟁력 있는 산업을 육성해 지방에서도 일자리와 경제활동이 만들어지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3대 메가 프로젝트로 상징되는 초격차 전략 산업의 다극화는 전국이 더불어 발전하는 모두의 성장 시대를 여는 열쇠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여기서 ‘다극화’는 경제와 산업의 중심을 하나의 지역에 집중시키기보다 여러 지역으로 분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도권을 하나의 중심으로 두고 지방이 이를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지역에 성장 거점을 만들어 국가 전체의 산업 기반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3대 메가 프로젝트와 함께 지방 주도 성장을 뒷받침할 차세대 전략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중앙정부는 3대 메가 프로젝트와 함께 지방 주도 성장을 뒷받침할 차세대 전략 산업 육성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5극 3특’을 중심으로 산업과 일자리를 키우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5극 3특은 전국을 5개의 초광역권과 3개의 특별자치지역을 중심으로 발전시키는 지역 발전 구상을 가리킨다. 이날 이 대통령은 산업과 일자리뿐 아니라 주거와 교육, 복지 등 주민들이 실제로 지역에서 생활할 수 있는 정주 여건 개선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만 지방으로 이전한다고 해서 인구가 자연스럽게 정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자리가 생기더라도 주거비 부담이 크거나 교육·의료·교통 등 생활 기반이 부족하면 청년층과 가족 단위 인구가 지역에 머무르기 어렵다는 점에서 생활환경 개선까지 함께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중앙정부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이 대통령은 균형 발전을 추진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모든 과제를 중앙정부 혼자 힘만으로는 할 수 없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국가를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움직여야 하는 관계로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국민 삶의 개선과 국가의 지속적 발전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함께 짊어진 동반자이자 운명 공동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방정부가 중앙정부가 마련한 정책을 일방적으로 집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의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지방정부가 직접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중앙정부와 함께 해법을 찾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지방정부가 직접 성장전략을 제시하고 해법을 논의하는 별도의 시간이 마련됐다.

이는 지방정부의 정책 결정과 실행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별 특성에 맞는 성장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민선 지방자치 31년, 다음 단계로

이 대통령은 올해로 본격적인 민선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31년이 됐다는 점도 언급했다.

민선 지방자치는 주민들이 직접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지방정부의 행정 권한과 역할이 확대됐고 주민들이 지방행정에 참여하는 방식도 다양해졌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평가다.

그는 “그간 우리의 지방자치는 양적으로, 또 질적으로 몰라볼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며 지방정부의 역량과 역할이 꾸준히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방행정뿐 아니라 입법과 예산 과정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 역시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지난 31년간의 지방자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더 많은 주민 참여, 더 굳건한 광역 연대, 그리고 더 빠른 행정 혁신이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지방자치 시대를 우리가 준비해 가야 되겠다”고 말했다.

주민 참여를 확대하고 인접한 지방정부끼리 협력하며 행정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앞으로의 지방자치에서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인구 감소와 산업 경쟁력 약화 등 지방이 개별 지방자치단체만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광역 단위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산업뿐 아니라 ‘살 수 있는 지방’이 관건

이번 회의에서 제시된 균형 발전 구상은 단순히 기업이나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옮기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산업과 일자리, 주거, 교육, 복지 등을 함께 연결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지역에 새로운 산업이 들어오고 일자리가 만들어지더라도 실제로 사람들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 역시 산업과 일자리 확대와 함께 주거와 교육, 복지 등 정주 여건 개선을 언급했다.

결국 지방에서 사람이 일하고 거주하며 자녀를 키울 수 있는 기반을 동시에 마련하는 것이 지방 주도 성장의 핵심 과제로 제시된 셈이다.

중앙정부의 재정과 정책 지원, 지방정부의 지역별 전략, 광역지방정부 간 협력이 실제로 어떻게 연결될지가 향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는 한성숙 국무총리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등 중앙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등이 자리했다.

또한 박찬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인 인천광역시장을 비롯한 시·도지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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