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과 용혜인 남편 소속 정당(기본소득당) 보조금 문제 일파만파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기본소득당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려는 것을 두고 '국고 손실'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동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직무대행에게 "용 후보자 지명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야합이 낳은 헌정사의 참사라고 본다"며 "'더불어민주연합'이라는 위성정당을 만들어 용 후보자도 거기에 이름을 올렸고, 민주당 표로 당선된 다음에는 위장 제명 쇼를 했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원래 취지대로 운영된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강 직무대행이 "국회에서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답하자 나 의원은 "그렇게 이야기하면 안 된다"며 "국무위원으로 지명되면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하는데 (용 후보자는) 11억 원을 못 받을까봐 사퇴를 안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나 의원이 언급한 액수는 정당보조금이다. 용 후보자가 비례대표직을 사퇴하면 소속 정당인 기본소득당이 원외 정당이 돼 정당보조금을 받을 자격을 잃는다. 용 후보자 남편은 박기홍 기본소득당 전략기획부총장이다. 기본소득당이 정당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박 전략기획부총장 수입이 끊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나 의원은 "명백한 국고 손실"이라며 "잘못된 선거 제도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을 요청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직무대행은 "그 부분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나 의원은 "준연동형 비례제가 한 마디로 국고 손실 문제뿐만 아니라 대의민주주의를 왜곡하고 있다"고 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 "원내 정당인 기본소득당이 (용 후보자 의원직에서 사퇴해) 의석이 없는 정당이 되면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5석 미만 소수 정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0.5% 이상 득표한 경우 경상보조금의 2%를 지급받는다. 기본소득당도 올해 3분기 보조금으로 약 2억7709만원을 받았는데, 원외 정당이 되면 이 자격을 잃게 된다.

용 후보자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 소속 유일 국회의원인 제가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돼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용 후보자는 "개인의 결정이 당의 진로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소수정당의 어려움에 대해 고개 숙여 양해를 구한다"고 적었다. 이어 "저의 의원직 사퇴와 관련해 특권이나 혜택으로 비칠 수 있다는 여러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도 "제 개인의 문제이고 기본소득당 의원이 저 혼자가 아니었다면 의원직 사퇴 여부를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에서 비례대표로만 재선하는 특혜를 받았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차기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당에 이미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밝혔다.

국회법 제29조는 의원이 국무위원을 겸직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은 다음 순번 후보자가 의원직을 승계할 수 있도록 사퇴하는 것이 의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관례로 굳어져 왔다. 박근혜 정부 세 번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은희 새누리당 전 의원도 2015년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으려다가 비판이 커지자 결국 사퇴한 바 있다.

기본소득당은 용 후보자의 의원직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기본소득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은 명확하게 용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요구하고 있다"며 "대선을 함께한 개혁진보 연합 인사에게 (입각을) 제안했고, 의원직을 유지하는 게 그 취지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용 후보자는 이날 국회 출근길에서 겸직 논란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의원실로 들어갔다.

용 후보자의 전문성을 둘러싼 지적도 나왔다.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용 후보자가 21∼22대 국회에서 대표발의한 법안 116건 가운데 성평등가족위원회(전신 여성가족위원회) 소관 법률은 0건이라고 31일 밝혔다.

다만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용 후보자가 공동발의로 이름을 올린 여가위·성평등위 소관 법률은 21대 국회 20건, 22대 국회 6건이다. 용 후보자는 21대 국회에서 전반기 기획재정위원회, 후반기 행정안전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겸임) 위원을 지냈다. 22대 국회에서는 전·후반기 모두 행안위 위원으로 소속됐다.

용 후보자가 21대 국회에서 대표발의한 법안은 총 39건이다. 환경노동위 10건, 행안위 8건, 기재위 7건, 법제사법위 4건 등이다. 22대 국회에서 대표발의한 법안은 총 77건으로 행안위 27건, 법사위 10건, 환노위 9건, 운영위 7건, 재경위 5건 등이다.

임 의원은 "입법 활동은 국회의원의 제1책무이며, 평상시 현안에 대한 관심과 전문성을 입증하는 가장 객관적인 척도"라며 "소관 분야의 입법 실적이 전무한데 청와대가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전문성과 적합성을 충분히 검증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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