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태산... 용혜인, 급기야 이런 의혹까지 받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키운 '비선 조직'의 실체를 인사청문회에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나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용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의 형성 과정 자체가 장관 후보자 검증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용 후보자의 정치 이력 뒤에 공개되지 않은 조직이 있었는지, 그 조직의 자금과 인력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나 의원은 근거로 과거 노동당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를 들었다. 이 보고서가 비공개 언더조직의 존재와 그 조직이 노동당 운영의 자주성·민주성에 미친 영향을 지적했다는 것이다. 그는 보고서가 수백억원대 자산가로 알려진 김길오 코리아보드게임즈 대표를 구 사회당계 핵심 인물로 언급하면서, 김 대표가 알바노조 인건비와 차량 등을 지원한 사실을 적었다고 전했다. 특정인의 재정 지원 의존이 당의 자주성과 민주적 운영 원칙에서 벗어난다고 보고서가 평가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나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용 후보자는 노동당 비례대표로 출마했다 떨어진 뒤 청년좌파 활동을 거쳐 노동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노동당 지도부가 당명을 기본소득당으로 바꾸려다 당대회에서 부결되자 사퇴·탈당한 뒤 별도로 기본소득당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용 후보자는 이 당의 초대 대표를 맡는 등 핵심 인사로 활약해왔다. 그는 2020년과 2024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비례 위성정당을 통해 두 차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나 의원은 기본소득당이 창당 몇 달 만에 전국 당원 2만여 명을 모았다는 대목을 특히 문제 삼았다. 그는 "그 배경에 비선 자금이 흘러 들어가지는 않았는지, 당명 변경과 민주당과의 공천 과정에서 어떤 뒷거래가 있었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적었다. 나 의원은 이 밖에도 진상조사보고서에 담긴 인권 침해와 비민주적 운영 논란에 용 후보자가 어디까지 관여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안에 따라 수사 의뢰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기본소득당이 지난 총선에서 1% 미만의 득표율을 얻고도 연간 약 11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받고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이를 두고 "1% 미만의 지지율로 수억원의 혈세를 챙긴 기괴한 정치적 기적"이라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선 선거 때마다 위성정당 방식을 되풀이해 유권자의 판단을 흐렸다고 비판하며 다음 총선 전에 선거법을 고쳐 편법 공천과 의석 거래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당 조사위가 확인한 '언더조직'

나 의원의 언급처럼 기본소득당 창당 주역들이 몸담았던 노동당과 청년·노동단체 뒤에는 언더조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노동당 진상조사위원회는 2018년 2월 꾸려졌다. 홍세화 전 노동당 대표가 위원장을 맡았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와 인권연대 사무국장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조사는 이가현 당시 알바노조 위원장이 그해 2월 SNS에 "내가 모르는 언더조직이라는 게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 이 전 위원장은 알바노조와 노동당, 청년좌파, 평화캠프의 주요 결정이 이 조직에서 이뤄졌고 선배들이 반인권적·반여성적 행태를 보였다고 고발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조사위는 언더조직이 실제로 존재했으며 다수 당원이 관련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가현 전 위원장, K씨, P씨, C씨 등의 진술과 다른 조직원들의 증언이 근거가 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직은 구성원과 역할은 물론 존재 자체까지 비밀에 부쳤다. 관련자들은 조직이 2017년 상반기에 해산됐다고 진술했다.

조직 운영의 중심에는 안전가옥, 이른바 안가가 있었다. 보고서는 안가가 방 2~3개짜리 오피스텔이나 빌라 형태였으며 별도의 운영 책임자를 뒀다고 적었다. 이 책임자가 안가를 찾은 구성원에게 사상교육과 생활 상담을 하고 알바노조·노동당 등에 대한 대응 전략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안가로 이동할 때는 버스와 지하철, 택시를 번갈아 탔고 요금은 현금이나 일회용 승차권으로만 냈다. 전자적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조치였다. 보고서는 이런 방식이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다며, 구성원에게 남다른 존재라는 인식을 심고 긴장감을 유지해 조직 리더의 요구를 관철하려는 기능적 장치였다고 평가했다.

김길오 자금 지원과 반여성 교양 논란

조사위는 노동당 내 구 사회당계 핵심 인물로 김길오 대표를 지목했다. 김 대표는 노동당과 여러 단체에 적지 않은 돈을 댔고, 이 전 위원장의 문제 제기 이후 논란이 일자 탈당했다. 보고서는 김길오 대표가 알바노조 상근자 3명의 인건비를 매달 부담했다고 밝혔다. 이 돈은 K씨와 P씨 등이 매달 김 대표를 직접 만나 현찰로 받는 방식으로 전달됐다. 김 대표는 알바노조에 스타렉스 차량을 사주기도 했다. 조사위는 김 대표가 탈당한 뒤 노동당이 재정난을 겪을 만큼 의존도가 컸다고 지적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조직 내부의 반여성적 교양도 도마에 올랐다. 조사위는 언더조직이 낙태 금지와 혼전순결 내용을 담은 교양교재로 구성원을 교육한 사실을 복수의 진술로 확인했다. P씨는 조사에서 "여성들이 낙태를 하면 몸에 안 좋고 활동을 쉬게 되니 피하는 게 좋다"는 취지로 제시한 것이라고 진술하면서도 처음 들어온 사람에게는 폭력적이고 억압적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 전 위원장은 조직이 모텔 출입 금지, 내부 연애 금지 같은 지침까지 뒀다고 증언했다. 문제의 교재는 내부 문제 제기로 2016년 말 폐기됐다고 P씨는 진술했다. 이 조직은 안에서는 이렇게 혼전순결과 낙태·이혼 금지, 동성애자 배제를 가르치면서 밖으로는 여성주의 정당을 만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조사위에 보낸 입장문에서 "저 때문에 당과 당원 여러분이 겪고 계신 고통에 뭐라고 사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다만 언더조직과 관련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조사위는 결론에서 K씨, P씨, C씨를 당기위원회에 회부하고, 당 대표가 언더조직의 존재와 김길오 대표의 재정 지원으로 당의 민주적 운영이 침해된 점을 인정해 공식 사과할 것을 건의했다.

조직의 수장을 놓고는 별도의 증언도 나왔다. 김 대표 비서이자 조직원이었던 S씨는 공개서신에서 "언더조직의 수장은 김길오 선생님"이라고 밝혔다. S씨는 이 조직이 조선공산당의 후계자를 자처하며 당 재건을 목표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당 운동으로 공개 전환한 뒤에도 관계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지침이 내려졌으며, 공식 기구 밖에 인사와 재정의 최종 승인권자가 따로 있었다고 했다. 노동당원 Y씨는 김 대표가 "반대파를 숙청하면 돈과 사람을 대주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가 대표를 지낸 청년좌파는 기본소득과 최저임금 1만원, 탈핵을 내건 청년정치공동체다. 현재 기본소득당 주축 인사 상당수가 이 단체에서 활동했다. 용 후보자 배우자인 박기홍 기본소득당 전략기획부총장은 2016년 청년좌파 대표를 맡았다. 박 부총장은 이듬해 1월 여성 활동가를 차별하고 성폭력 사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인정하고 물러났다. 두 달 뒤 용 후보자가 후임 대표로 뽑혔다. 두 사람은 같은 해 9월 결혼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용 후보자는 2018년 언더조직 논란 당시 관련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그는 "최저임금 1만원위원회 등 활동을 함께하고 사무실을 같이 쓰고 있지만 단체 운영은 별개"라고 반박했다. 공개된 조사보고서와 관련자 기록에 용 후보자가 언더조직에 직접 가입했다는 내용은 없다.

전 동료가 용혜인에게 던진 '공개 질문'

용 후보자와 과거 함께 활동한 김윤영씨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용 후보자에게 공개 질의하는 글을 올렸다. 김씨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침묵시위 '가만히 있으라'를 처음 제안하고 기획한 인물이다. 그는 알바노조와 노동당에서 활동했다. 노동당 여성위원장도 지냈다. 김씨는 자신도 용 후보자를 비롯한 기본소득당 주요 인사들과 같은 비선 조직에서 활동했다고 했다. 그는 이 조직을 단순한 비공개 모임이 아니라 지역별·영역별 책임자와 조직도를 갖춘 전국 단위 조직으로 규정했다.

김씨는 두 가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먼저 창당 이전 조직 안에서 성차별 문화를 문제 삼은 청년 여성들에 대한 당시 판단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따졌다. 그는 2018년 조직과 산하 시민단체 안에서 여성 청년들이 성차별적 평가와 성희롱, 외모·인성 평가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조직은 문화가 아니라 문제를 제기한 여성들에게 잘못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김씨는 당시 사태 수습을 맡은 책임자가 자신에게 한 말도 공개했다. 그 책임자가 "중간 책임자 두 명을 경질하기로 했다. 정신력이 약하고 조직 구성원으로서 자질이 부족한 젊은 여성들을 무분별하게 조직에 가입시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이 말에 충격을 받아 조직과 결별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이 대화를 신지혜 현 기본소득당 최고위원에게 전달하며 문제의식을 알렸다고도 했다.

두 번째로 그는 조직이 성폭력·데이트폭력 가해자를 처리한 방식을 문제 삼았다. 김씨는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을 조직 우두머리인 김길오 대표가 운영하는 보드게임 회사에 취업시켰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이런 처리 과정을 알지도 공유받지도 못했다고 했다.

김씨는 이 물음이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의 일이라고 했다. 용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지금의 위치에 오른 배경에 월급도 휴가도 없이 거리에서 서명을 받고 회의를 이어간 청년 여성들이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용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을 향해 비선 조직과의 관계부터 밝히라고 요구하며 "지금 이를 묻지 않는 것이 오히려 무책임한 태도라는 생각이 들어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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