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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경제 성과를 자평하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려 화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엑스(옛 트위터)에 "작년 취임 당시와 비교하면 상전벽해"라며 "모두 현장의 기업인, 노동자, 공직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전력질주해준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잠재성장률 3% 복귀, 국민소득 5만 달러는 한참 더 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이같은 글을 올린 배경에는 산업통상부가 이날 발표한 8월 수출입동향이 자리한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한국 수출이 3개월 연속 900억 달러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우면서 연간 수출액 1조 달러 달성 가능성이 현실적인 수치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이번 수출 지표를 두고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경제 성과를 강조하면서도 잠재성장률 3% 복귀와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을 남은 과제로 언급한 배경에는 수출 호조가 성장률과 소득 지표 개선으로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가격 상승과 주요 수출국에서의 고른 증가세가 겹치면서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 여부는 향후 4개월간의 월별 수출 실적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8월 수출은 1년 전보다 68.7% 증가한 982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원화 기준으로는 134조4551억원 규모다. 이로써 수출은 15개월 연속 월 최대치를 갈아치웠고 8월 수출액 기준으로는 역대 수출액 중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냈다.
8월까지 누계 수출액은 6934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이 7093억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8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수출액의 97.7%를 이미 채운 셈이 된다. 산업통상부는 지난해 수출액 돌파 시점을 다음 달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 수출액 1조 달러를 달성하려면 남은 4개월간 3066억 달러의 수출액을 추가로 올려야 한다. 월평균으로 계산하면 766억5000만 달러 수준이다.
올해 월별 수출 흐름을 보면 3월 873억 달러, 4월 857억 달러, 5월 876억 달러, 6월 1022억 달러, 7월 988억 달러, 8월 983억 달러로 6개월 연속 800억 달러 이상, 3개월 연속 900억 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목표 달성은 산술적으로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남은 4개월간 매달 800억 달러씩만 수출해도 총 3200억 달러가 돼 목표치인 3066억 달러를 넘어선다. 만약 900억 달러 이상의 흐름이 유지되면 36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게 되고 이 경우 연간 수출액이 1조1000억 달러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수출 호조의 핵심 동력은 반도체다. DDR5 16Gb 가격은 올해 6월 40달러에서 8월 46.5달러로 올랐고 낸드 128Gb 가격도 같은 기간 28.82달러에서 30.48달러로 상승했다. 글로벌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립 경쟁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이에 따라 가격 상승세도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반도체 수출은 8월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가격 측면에서는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수출 단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요가 견조한 상황인데다 가격도 안정적"이라며 "물량과 단가, 공급 제약 측면을 감안하면 400억 달러 이상 수출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8월 20대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14개 품목에서 수출이 늘었다.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등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석유제품, 석유화학, 철강, 일반기계 등도 수출 증가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29.8% 감소했다. 주요 업체의 하계 휴가 시점이 지난해 7월 말에서 올해 8월 초로 옮겨가면서 나타난 기저효과와 부분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다.
수출 지역별로는 9대 주요 지역 중 7곳에서 수출이 늘었다. 미국에서 165억 달러(89.3%), 중국에서 241억 달러(119.3%)의 수출액을 올렸고 아세안 190억 달러(75.4%), 유럽연합 66억 달러(14.6%)로 고르게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들 4개 국가 및 지역이 8월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67%에 달한다. 해당 지역에서의 증가율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어 하반기 수출액 상승에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된다.

연간 수출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서면 한국은 글로벌 수출 4강 진입도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선다. 지난해 기준 네덜란드가 9891억 달러로 4위, 일본이 7380억 달러로 5위, 이탈리아가 7266억 달러로 6위, 한국이 7093억 달러로 7위를 기록한 바 있다.
네덜란드는 유럽 최대 항만과 공항을 통해 미국산 원유를 들여와 정제한 뒤 유럽에 판매하거나 중국산 전자제품을 유럽으로 재수출하는 방식으로 연간 9000억 달러 안팎의 수출액을 꾸준히 유지해온 국가다. 다만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비중이 작아 변동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한국이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석유제품, 석유화학, 자동차 등의 수출 증가세를 앞세워 1조 달러를 달성하면 네덜란드 추월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 역시 1조 달러 달성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강감찬 실장은 "8월까지 6933억 달러의 수출액을 올려서 지난해 수출액은 다음 달 돌파할 가능성이 굉장히 유력하다"며 "연간 수출액 1조 달러 달성 가능성도 굉장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호황은 연말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수출 호조세가 하반기 내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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