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넘게 무이자로 빌려줘”…이소영 장관 후보자 가족 '증여세' 의혹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부부가 후보자의 모친에게 2억원이 넘는 돈을 이자 없이 빌려준 사실이 재산변동신고서를 통해 확인되면서 증여세 납부 여부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됐다.

야당 측은 특수관계인 간 무이자 대여로 발생한 이익에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며 후보자 측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이 후보자의 재산변동신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배우자는 2022년 장모인 이 후보자의 모친에게 전세보증금 마련을 목적으로 2억2310만원을 빌려줬다.

신고 내용상 별도의 차용증은 작성하지 않았으며 이자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 후보자의 모친은 경기 의왕시 포일동에 있는 한 다세대주택을 전세보증금 3억2300만원에 계약했다.

전세보증금 가운데 2억2310만원은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모의 임대차 보증금’ 명목으로 대여한 것으로 신고됐다. 나머지 9990만원은 이 후보자가 과거 모친에게 빌렸던 돈을 갚는 방식으로 자금을 보탰다고 신고했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 뉴스1

쟁점은 ‘무이자 대여’로 발생한 이익

이번 논란의 핵심은 가족 간에 돈을 빌려준 사실 자체가 아니라 이자를 받지 않은 대여 과정에서 세법상 증여로 볼 수 있는 이익이 발생했는지 여부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특수관계인 사이에서 금전을 무상 또는 적정 이자율보다 낮은 이율로 빌리는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그로 인해 얻은 이익을 증여받은 것으로 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부모와 자녀 등 특수관계인끼리 상당한 금액을 장기간 무이자로 빌려주면 돈을 빌린 사람이 일반적인 금융거래에서 부담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자만큼 경제적 이익을 얻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가족 사이에서 돈을 빌렸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무이자 대여가 곧바로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세법에서 정한 금액 기준과 적정 이자율, 실제 대여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이번 사례에서는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모친에게 2억2310만원을 무이자로 빌려준 것이 쟁점이 됐다.

최수진 의원 측은 해당 금액에 연 4.6%의 적정이자율을 적용하면 1년에 발생하는 이자 상당액이 약 1026만원이라고 계산했다. 이를 토대로 이 후보자의 모친이 무이자 대여를 통해 매년 이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얻었고, 이에 따른 증여세가 납부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계산은 야당 의원 측에서 제시한 과세 관련 주장과 계산에 해당한다. 실제 증여세가 부과되는지, 과세 대상 증여재산가액이 얼마인지, 신고·납부 의무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대여 기간과 거래 내용, 세법상 요건 등을 따져 판단해야 한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 뉴스1

차용증 없이 2억2310만원 빌려줘

재산변동신고서에서 확인되는 또 다른 부분은 별도의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가족 사이에서 거액을 빌리는 경우 실제로 돈을 빌려준 것인지, 증여한 것인지가 세무상 쟁점이 될 수 있다. 이때 실제로 원금을 갚아야 하는 대여였는지,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는지, 실제 원금이나 이자가 상환됐는지 등의 거래 내용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사례에서는 2022년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모친에게 2억2310만원을 빌려줬고 이자는 받지 않은 것으로 재산변동신고서에 나타났다.

당시 모친이 계약한 주택의 전세보증금은 3억2300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2억2310만원은 배우자가 대여하고, 나머지 9990만원은 이 후보자가 과거 모친에게 빌린 돈을 갚는 방식으로 마련했다고 신고했다.

즉 신고 내용만 놓고 보면 이 후보자 측 가족 사이에서 각각 별도의 금전거래가 있었던 셈이다.

다만 차용증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거래가 증여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차용증의 존재 여부는 실제 금전 대여 관계를 판단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요소 가운데 하나이며, 실제 자금 이동과 상환 여부 등 구체적인 거래 관계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 뉴스1

특수관계인 무이자 대여, 세금은 어떻게 계산하나

가족 간 금전거래에서 자주 혼동되는 부분이 바로 ‘무이자 대여’와 ‘증여’의 관계다.

증여는 재산을 무상으로 이전해 상대방의 재산을 늘려주는 것을 말한다. 반면 돈을 빌려주는 대여는 원칙적으로 빌린 사람이 나중에 원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점에서 증여와 다르다.

하지만 세법에서는 형식상 대여라고 하더라도 특수관계인 사이에서 지나치게 유리한 조건으로 돈을 빌려줌으로써 상당한 경제적 이익이 발생하면 그 이익을 증여로 볼 수 있도록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다.

따라서 가족 간에 큰돈을 빌려주는 경우에는 단순히 ‘나중에 돈을 돌려주기로 했다’는 것만으로 세금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대여금의 규모와 기간, 이자율, 실제 상환 여부 등을 따져야 한다.

반대로 무이자 대여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탈세나 증여세 탈루가 확정되는 것도 아니다. 실제 과세 여부는 법에서 정한 요건에 따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 역시 재산변동신고서에 나타난 거래 사실과 야당 측의 세금 계산을 바탕으로 제기된 의혹인 만큼, 실제 세금 납부 의무가 있었는지 여부는 후보자 측의 해명과 세무당국의 판단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야당 “법률전문가인데 몰랐겠나”…해명 요구

최수진 의원은 이 후보자 부부가 법률전문가라는 점을 들어 증여세 문제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후보자 부부는 김앤장법률사무소 출신의 법률전문가”라며 “가족 간 거액을 대여할 때도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해온 중소기업·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주무 부처 장관 가족의 탈세 문제는 정책 신뢰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후보자 측의 해명과 납부를 촉구했다.

다만 최 의원이 언급한 ‘탈세’라는 표현은 야당 측의 문제 제기다. 현재 제시된 자료만으로 이 후보자 부부 또는 후보자의 모친이 고의로 세금을 탈루했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

장관 후보자의 가족 간 금전거래가 실제 증여인지 대여인지, 무이자 대여로 인해 증여세 과세 요건이 발생했는지, 발생했다면 관련 세금이 적정하게 신고·납부됐는지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특히 이번 거래는 2억원이 넘는 금액이 오간 데다 후보자의 배우자가 후보자의 모친에게 자금을 빌려준 형태여서 일반적인 가족 간 소액 금전거래와는 규모가 다르다. 여기에 차용증을 별도로 작성하지 않고 이자도 받지 않았다는 점까지 재산변동신고서에 나타난 만큼, 실제 대여 관계와 세금 신고가 어떻게 이뤄졌는지가 주요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 측이 해당 금전거래의 구체적인 경위와 대여 기간, 원금 상환 여부, 증여세 관련 신고·납부 여부 등을 어떻게 설명할지가 관심사다.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 본인의 재산뿐 아니라 가족 간 재산 이전 과정과 세금 납부의 적정성도 함께 검증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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