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의혹] 카페서 알게 됐다더니... 알고 보니 '로테이션 바' 변호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13년 브로커 양모씨가 운영하던 로테이션 바 형식의 유흥주점의 퇴직금 체불 사건 1심에서 변호인으로 활동한 사실이 법원 판결문을 통해 확인됐다. 매일신문이 7일 이런 내용을 인터넷판으로 단독 보도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툴로 만든 사진.

매일신문이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양 씨는 서울 강남에서 운영하던 로테이션 바의 직원 3명에게 퇴직금 총 1827여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엔 양 씨가 운영하던 곳이 바텐더로 불리는 여성 유흥접객원들이 테이블을 옮겨가며 고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술을 마시는 곳, 즉 로테이션 바라고 적혔다.

재판부는 양 씨의 퇴직금 미지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벌금은 70만 원으로 정해졌다. 선고유예는 무죄 판결과 달리 범죄 성립을 인정하되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뤄주는 제도다.

김 후보자는 1심 변호인 2명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양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항소심 재판부는 같은 해 5월 24일 항소를 기각했다.

김 후보자는 앞서 양 씨와 2022년 2월 우연히 마주쳤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 출근길에서는 "법조인이 자주 가는 음식점, 카페 같은 곳에서 처음 손님으로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 다음에 별다른 교류가 없다가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에 대해서 제가 변호를 맡게 됐다"고 했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가운데 이른바 '신약 로비 의혹'이 인사청문회의 최대 뇌관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양 씨와 김 후보자의 관계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두 사람이 언제부터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는 당시 신약 관련 요청이 단순한 민원 전달이었는지, 사적 관계에 기댄 청탁이었는지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신약 승인 청탁 의혹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김 후보자의 해명에도 야권에서는 후보자의 '적격성'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대구 동구군위갑)은 "판결문에는 분명 '유흥주점', '로테이션바'라고 적혀 있는데도 (양 씨를 만난 곳이) '카페'였다는 궁색한 변명으로 국민 여러분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실관계를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꼬집었다.

같은 날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이재명 대통령과 연결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나경원·박수영·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가면 흑막의 끝엔 이재명 대통령이 있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 등은 "김승원이라는 꼬리를 밟으면 이 정권과 맞닿아 있는 거대한 '범죄공동체'의 민낯이 고스란히 폭로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이 대통령과 김 후보자를 잇는 고리로 제넨셀을 지목했다. 제넨셀은 김 후보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압박해 챙기려 했다고 이들이 지목한 제약사다.

이들은 제넨셀에 거액을 투자한 KH필룩스의 모기업 KH그룹 배상윤 회장을 두고 "불법 대북송금의 주범인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과 철저히 얽힌 경제공동체이자 인터폴 적색수배자"라고 했다. 이어 "단군 이래 최대 비리라는 대장동 자금을 추적할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곳 역시 이 KH그룹"이라고 했다.

나 의원 등은 김 후보자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수원 수성고 동문이라는 점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제넨셀, 불법 대북송금, 대장동"이라며 "이것이 그저 우연의 일치이겠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재명-김승원의 제넨셀 게이트, 국정조사와 특검까지 가야 할 중대 사안"이라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김 후보자를 겨냥해서는 "지금 향해야 할 곳은 '법무부 청사'가 아니다"라며 "당장 지명을 철회하고 철저한 강제 수사를 통해 '법무부 산하 서울구치소'로 가는 것이 대한민국의 상식이자 법치"라고 했다.

이들은 김 후보자가 2021년 10월 브로커 양모 씨와 통화한 직후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직접 청탁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식약처 승인을 미끼로 제넨셀 창업자 강모 씨는 상장사 세종메디칼에 지분과 전환사채를 넘겨 무려 63억 원을 현금화해 챙겼다"고 했다.

이어 "동물실험에서 햄스터가 죽어 나가는 참담한 결과를 은폐하고 허위 서류로 승인을 받아낸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종메디칼은 사실상 상장폐지로 3만 명의 소액주주들이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 대통령을 향해 "자신이 뱉은 말대로 '패가망신'을 실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청와대 인사 검증을 두고도 "'현지 누나'로 상징되는 청와대 비선 인사 라인을 당장 해체하고, 김현지 제1부속실장의 인사개입에 대해 성역 없이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나 의원은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자 고발 계획을 묻는 질문에 "고발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당장 언제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겠다"고 했다.

주진우 의원은 "이 사건이 주가조작 전문 부서인 남부지검으로 배당이 됐다면 당연히 그 당시에 주가조작 부분을 수사했을 것"이라며 "서부지검에서 주가조작을 전혀 수사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