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검찰개혁론자 추미애, 검사 정원 그대로 유지된다는 말에 폭발

추미애 경기지사가 법무부의 공소청 직제안을 두고 검찰 개혁이 후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7일 페이스북에 ‘역사의식도 염치도 소명도 미래 비전도 없는 검찰과 법무부를 보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처럼 밝혔다.

추미애 경기지사 / 추 지사 페이스북

추 지사는 "무소불위한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분리하고자 함에도 자꾸 뒤돌아보며 제대로 준비하지 않음으로써 개혁의지에 의심이 커지고 있다"라면서 "자칫 72년 만에 제자리로 돌려 놓는 검찰개혁이 후퇴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법무부는 지난 4일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9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공소청은 검사 2292명과 일반직 공무원 6120명 등 총 8412명 규모로 출범할 예정이다.

추 지사는 검사 정원 문제를 첫 번째로 지적했다. 그는 "검사 정원 유지 확대의 합리적 근거가 없다"며 "법무부는 검사 증원을 해야 하고 공판에 집중하려면 오히려 현원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수사권한과 기능이 폐지된 만큼 검사의 수도 대폭 축소돼야 마땅하다"고 반박했다.

추 지사 "검찰이 특정 인물을 표적 삼은 사건이나 정치색을 띠는 사건, 예를 들면 대장동 사건 등과 같은 사건에는 수사검사가 150명이나 투입됐고 검사들이 떼지어 공판에 출석하는가 하면 심지어 출장 공판 참여를 하기도 했다"라면서 "만약 수사인력이나 공판인력이 부족했다면 그랬겠는가"라고 물었다.

추미애 경기지사 / 뉴스1

추 지사는 "또 어이없게도 경찰의 사건 암장을 막기 위해 경찰 불송치 사건을 점검하는 '사법통제부'를 신설한다고 한다"며 "검찰이 저지른 사법 부정의를 바로 잡기 위해 수사권을 내려 놓으면서 스스로가 사법을 통제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그는 "'불송치사건 점검부'라고 하면 딱 어울리는데 이를 '사법통제부'라고 내세우면 안 되는 것"이라고 적었다.

추 지사는 "수사권이 폐지된 상황에서 검사 정원의 재설계와 납득할 수 있는 산출근거를 대야 한다"고 했다.

추 지사는 검찰 직원 감축도 요구했다. 추 지사는 "검찰 수사관 등 검찰직원을 대폭 줄여야 한다"며 "우선 숙련된 수사인력을 중수청으로 배치하고 공소청에는 수사기록 검토, 증거 분석, 공소유지를 위한 증거 정리, 법정 증거 제출 준비, 경찰 수사의 문제점 확인 등을 위한 지원인력 위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전문 조사·증거분석을 위한 필요 인력 위주로 합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증거분석관, 사건분석관 등으로 직무개편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그런 다음에도 인력이 남을 것이므로 법무부·범죄예방·교정·디지털포렌식·국제공조 등으로 분산 배치해야 한다"고 했다.

추미애 경기지사 / 뉴스1

추 지사는 특별사법경찰 관련 부서 신설에 반대했다. 그는 "특사경 수사를 지도 조언할 수 있는 담당 부서를 별도로 만들 이유는 없다"며 "이를 빌미로 수사권 부활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소청에 건설, 노동, 보건, 환경 등 분야별 전문 공소관을 두면 충분한 것"이라고 적었다.

추 지사는 "특사경이 현장 대응과 단속 과정에서 조사 인지되는 범위를 넘어서는 것은 경찰과 중수청의 전문 수사 영역이지 검찰의 지도 대상이 아닌 것"이라고 했다.

추 지사는 공소청 설계 방식 자체를 문제 삼으며 "공소청 출범은 조직의 존속과 규모를 먼저 정해놓고 그에 맞춰 인원을 채워 넣는 주먹구구식 설계여서는 안 된다. 공소청의 정원과 조직은 공소유지라는 본연의 기능에 실제로 필요한 업무량을 과학적으로 산출한 뒤 그 근거에 따라 역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몇 명의 검사가, 어떤 직무를 위해, 어떤 근거로 필요한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치와 논리부터 먼저 제시하는 것이 순서"라면서 "그런 합리적 근거 없이 기존 인력과 조직을 그대로 옮겨 놓는다면 이는 사실상 수사권 폐지를 무력화하고 검찰을 예전 모습 그대로 존속시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추 지사는 "검찰개혁의 성패는 정원과 직제 하나하나가 얼마나 합리적 근거 위에 서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법무부와 관계 당국은 지금이라도 주먹구구식 인원 배치를 멈추고, 공소청의 역할과 기능에 부합하는 과학적이고 투명한 조직 설계안을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지금은 72년 만에 검찰을 바로잡을 절호의 기회"라며 "이름만 바꾼 공소청이 아니라, 검찰개혁의 원칙에 부합하는 제대로 된 공소기관으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체 정원 1만706명 중 21.4%에 해당하는 2294명을 감원하는 정부의 공소청 직제안에 대해 "공판 인력 확보 및 기능 강화를 모두 실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라면서 "실질적인 공소 유지를 위해서는 재판부 1개당 검사 1명의 인력배치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오히려 최소 281명 이상의 검사 정원 증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추미애 경기지사 / 뉴스1

법무부에 따르면 '검사정원법'에 규정된 검사 정원은 2014년 법 개정 이후 12년째 2292명으로 동결돼 있다. 지난해 법 개정으로 판사 정원은 2029년까지 370명이 순차 증원될 예정이지만 검사 정원은 연동되지 않는다. 법무부는 그 결과 법관 대비 검사 비율이 64%로 역대 최저 수준이며 검사 1명이 2개 재판부를 담당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지금도 증거기록 검토, 증인 신문 등 재판 준비에 필요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공소청이 소추기관의 본질적 기능인 공소 유지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해 형사사법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한계에 봉착했다"고 했다.

법무부는 상당수 검사 인력이 개청 예정인 중대범죄수사청으로 이동해야 하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일부 정치권에서 '검찰 업무의 3분의 1 이상이 수사업무이므로 검사 정원을 3분의 1 이상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대해서는 "민생사건 적체 및 처리 지연이 심화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법무부는 업무진단 결과를 토대로 감축 가능한 검사 수는 80여 명에 불과했다고 짚었다.

법무부는 보완수사가 폐지된 이상 경찰과의 협력·지원 기능 실질화와 충실한 보완수사 요구를 위해서도 이에 상응하는 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또 기존 검찰청이 수행해 온 수사·기소와 공소 유지 기능 외에 검사 사무 행정 및 범죄수익환수 등의 책무도 공소청 전환 후 유지·강화돼야 할 기능이라고 밝혔다.

법무부가 지난 4일 입법예고한 직제안을 보면 공소청 출범에 맞춰 일선 검찰청에서 직접 수사를 주로 담당하는 인지·합동수사 부서가 전면 폐지되고 수사기관과의 협력·지원 등을 맡는 중대범죄전담부로 재편된다. 인지·합동수사를 담당하는 43개 부는 폐지되고 중대범죄전담부 29곳으로 재편된다. 대검찰청의 범죄정보기획관과 과학수사부는 폐지되며, 서울중앙지검은 다시 '3차장 체제'로 돌아간다. 경찰 등 수사기관의 불송치 사건을 심사하는 사법통제부는 각 지방공소청에 신설된다. 법무부는 사법통제부와 중대범죄전담부 등 개편·신설 부서에 3년 이내의 평가 기간을 두고 업무량과 성과·실적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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