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한 달 새 군사분계선 20차례 넘어…우리 군은 '이렇게' 대응했다

북한군이 최근 한 달 동안 군사분계선(MDL)을 20차례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생한 북한군의 MDL 침범 횟수를 한 달 만에 넘어선 것으로, 우리 군은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실시하는 한편 비무장지대(DMZ) 감시와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9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달 중순 올해 들어 처음으로 동부전선에서 MDL을 넘은 이후 동부전선을 중심으로 월선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한 달 사이 확인된 사례만 20차례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의 MDL 침범은 주로 DMZ 내에서 이뤄지는 작업과 순찰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군은 평가하고 있다. 북한군이 MDL을 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활동만으로 북한이 별도의 군사적 도발을 목적으로 월선을 반복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우리 군의 판단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올해 미작업 구간에 대한 작업 활동이 진행되면서 침범 활동이 식별됐다”며 “북한군 활동 변화나 특이 활동에 따른 침범은 아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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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L은 무엇이고 DMZ와 어떻게 다를까

MDL은 ‘Military Demarcation Line’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군사분계선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에 따라 남북한 군대의 군사적 활동을 구분하기 위해 정해진 선이다.

한국전쟁 당시 남북한 사이에는 치열한 전투가 이어졌고 전선이 계속 움직였다. 정전협정이 체결되면서 양측은 당시의 전선 부근을 기준으로 군사분계선을 정하고, 이 선을 중심으로 남북 각각 2㎞씩 물러나기로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이 바로 비무장지대(DMZ·Demilitarized Zone)다. 즉 MDL과 DMZ는 같은 개념이 아니다. MDL은 하나의 ‘선’이고, DMZ는 그 선을 가운데 두고 남북으로 각각 약 2㎞씩 설정된 ‘폭이 있는 구역’이다.

이를 도로에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다. MDL이 도로 한가운데를 가르는 기준선이라면, DMZ는 그 기준선을 중심으로 일정한 폭을 두고 설정된 구간에 해당한다. DMZ의 가운데에 MDL이 지나가는 구조다.

정전협정에 따라 MDL을 기준으로 남측과 북측에 각각 2㎞씩 설정된 DMZ에는 군사적 활동에 여러 제한이 적용된다. 남북한 군대가 이 공간에서 무분별하게 군사 행동을 벌이지 못하도록 해 정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완충지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MDL이 일반적인 의미의 ‘국경선’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남북한은 현재 별도의 국가로 존재하지만, MDL은 정전협정에 따라 설정된 군사적 경계선이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이후 현재까지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핵심적인 기준선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군이 MDL을 넘어 남측 방향으로 들어오는 행위는 단순히 선을 몇 미터 넘어오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DMZ에서 양측 군대의 활동을 구분하는 기준선을 넘는 만큼 현장에서는 우발적인 무력충돌 가능성을 고려해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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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북한군은 MDL을 넘고 있나

북한군의 월선이 늘어난 배경에는 최근 수년간 DMZ 일대에서 진행해온 각종 작업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2024년 이른바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이후 남북을 별개의 국가로 규정하는 움직임을 강화해 왔다.

DMZ 일대에서는 불모지 조성 작업과 철책 설치, 지뢰 매설 등 각종 작업이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주변에서 작업하거나 순찰하는 활동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런 작업이 MDL에 가까운 곳에서 이뤄지면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산악지형이 많은 동부전선에서는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작업이나 이동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최근 사례도 이 같은 형태가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전선의 특정 구간에서 순찰조로 추정되는 북한군 여러 명이 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 이후 북측으로 물러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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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년치보다 많아진 침범 횟수

북한군의 MDL 침범 횟수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더욱 눈에 띈다. 지난해 북한군의 MDL 침범은 연간 17차례였지만 올해는 최근 한 달 동안에만 20차례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횟수만 놓고 보면 단기간에 지난해 전체 기록을 넘어선 셈이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를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급증한 결과로 해석하기보다는 북한군이 DMZ 일대에서 진행하는 작업과 활동의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침범 사례가 특정 지역에 집중됐다는 점도 군이 상황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동부전선 일부 구간에서 북한군의 작업과 순찰이 집중되면서 해당 지역에서 MDL을 넘어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군은 북한군의 움직임을 확인하면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 북한군이 MDL에 접근하면서 침범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우선 경고방송을 실시하고, 실제로 MDL을 넘어온 경우에는 경고사격을 통해 북측으로 돌아가도록 조치하는 방식이다.

최근 발생한 대부분의 MDL 침범 사례에서도 우리 군의 경고사격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고사격은 북한군을 직접 타격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MDL을 넘은 북한군에게 즉각 철수하도록 경고하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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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월선에 경계태세 강화

MDL을 사이에 둔 우발적인 접촉은 자칫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군 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DMZ 일대에서는 양측 병력이 서로 가까운 거리에서 활동하는 데다 지뢰 등 각종 위험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작업이나 순찰 과정에서 발생하는 작은 움직임도 군사적 긴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군의 MDL 침범이 반복되면서 우리 군도 감시와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DMZ 내부의 감시장비를 기존보다 북쪽에 설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시장비를 통해 북한군의 작업과 순찰 움직임을 보다 먼 거리에서부터 확인하면 MDL 접근과 월선 가능성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다는 취지다. 군은 현장 상황과 작전 여건 등을 고려해 감시체계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 사안을 유엔군사령부와도 공유하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군의 잇따른 MDL 침범과 관련해 유엔사에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전협정은 DMZ에서 군사적 긴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양측의 활동을 제한하고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의 관리 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MDL을 넘는 행위가 발생할 경우 구체적인 상황과 경위에 따라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유엔사 역시 DMZ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사 측은 “정전협정에 따라 DMZ 내 활동을 지속해서 감시하고 있으며 대한민국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엔사는 현재 진행 중인 조사나 구체적인 작전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정전협정을 준수·이행하고 오판의 위험을 줄이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사분계선 주변에서 반복되는 월선은 그 자체로 즉각적인 무력충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군이 작업이나 순찰 과정에서 MDL을 넘어왔다가 경고를 받고 철수하는 상황이라면 양측이 실제 교전에 들어가는 것과는 구분해야 한다.

그러나 월선이 반복될수록 현장 병력 간 긴장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군이 경계하는 부분이다. 특히 DMZ에서는 양측 병력이 서로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감시하고 있어 상황을 잘못 판단하거나 대응 과정에서 오인할 경우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북한군의 움직임을 면밀히 감시하면서 기존 교전수칙에 따른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북한군이 MDL에 접근하거나 이를 넘어오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경고방송과 경고사격 등 정해진 절차에 따라 대응하면서 우발적인 충돌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20차례가 넘는 월선이 확인된 가운데 앞으로 북한군의 DMZ 작업과 순찰 활동이 계속될 경우 MDL 주변에서 유사 사례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군은 북한군의 활동 변화가 단순한 작업 과정에서 비롯된 것인지, 별도의 특이 동향이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살펴보면서 감시태세를 유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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