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터 피 토하고 죽었는데…김승원 논란 관련된 약, 93명에게 '실제로' 쓰였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 승인 관련 로비 의혹이 제기된 제약업체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가 실제 국내 임상시험에서 환자 93명에게 투약된 사실이 확인됐다.

비임상시험에서 햄스터의 사망과 토혈 등 이상 반응이 나타났다는 의혹이 제기된 치료제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사용된 것이다.

14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제넨셀 ES16001(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제2상 임상시험 환자 투약’ 자료에 따르면 제넨셀은 2022년 국내 임상시험 실시기관에서 93명을 대상으로 투약 등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기관에서 시행된 임상시험인 만큼 한국인을 대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해당 자료만으로 93명 전원의 국적 등 개별 환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 / 뉴스1

논란의 핵심은 제2상 임상시험 승인 전 진행된 비임상시험 자료와 김 후보자의 식약처장 접촉 과정이다. 제넨셀 창업자인 강세찬 교수와 관련된 1심 판결문 등에 따르면 제넨셀은 2021년 코로나19에 감염된 햄스터를 대상으로 치료제의 비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당시 신약을 투여받은 햄스터 가운데 일부에서 사망과 토혈, 폐 비대증 등의 이상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판결문 등에 기재됐다. 제넨셀이 이 같은 부작용 관련 내용을 삭제한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했다는 내용도 판결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후보자의 식약처장 접촉 과정이 문제가 됐다.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브로커 양모씨의 부탁을 받고 당시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전화를 걸어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관련한 임상시험 승인 신청을 잘 살펴봐 달라는 취지로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식약처는 김 후보자가 김 전 처장에게 전화를 건 뒤 약 2주 후인 2021년 10월 26일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했다. 이후 제넨셀은 2022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제2상 임상시험에 들어갔고, 이번 자료를 통해 당시 국내에서 93명이 투약 등 임상시험을 진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민의힘은 이 과정에서 제넨셀의 비임상시험 결과와 임상시험 승인 과정 사이의 연관성을 문제 삼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햄스터가 피를 토하면서 폐사했다. 그런데 그 치료제를 실제로 93명이 맞았다”며 김 후보자의 식약처장 접촉을 임상시험 승인 과정의 문제와 연결해 비판했다.

다만 임상시험 계획이 승인됐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치료제가 안전성이 검증된 의약품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임상시험은 신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이며, 임상시험 계획 승인은 정해진 조건과 절차에 따라 시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적 절차다.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 / 뉴스1

제넨셀의 경우 제2상 임상시험을 통해 사람을 대상으로 치료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확인된 이상 반응은 규정에 따라 보고되고 관리돼야 한다.

식약처는 실제 치료제를 투약받은 93명과 관련해 현재까지 중대하고 예상하지 못한 약물 이상반응 의심 사례인 SUSAR(중대한 예상하지 못한 약물이상반응)이 보고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SUSAR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발생한 중대한 이상반응 가운데 해당 약물의 기존 안전성 정보만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사례를 의미한다. 식약처가 현재까지 SUSAR 보고 사례가 없다고 밝힌 것은 93명의 임상시험 참가자에게서 해당 기준에 해당하는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는 의미이며, 이를 치료제의 안전성이 최종적으로 입증됐다는 뜻으로 확대해석할 수는 없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지명 철회 촉구하는 여성의당 / 뉴스1

이번 논란에서는 임상시험 참가자들에게 실제 어떤 이상반응이 발생했는지와 별개로, 임상시험 승인에 앞서 제출된 비임상시험 자료가 적절하게 작성됐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임상시험은 사람에게 약물을 투여하기 전에 동물 등을 대상으로 안전성 등을 확인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관련 자료의 정확성이 임상시험 진행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제넨셀의 비임상시험 자료에서 실제 관찰된 이상 증상이 누락됐는지, 해당 자료가 임상시험 승인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관련 판결문과 식약처 심사자료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김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전화를 건 행위가 임상시험 승인에 실제 영향을 미쳤는지도 별도의 쟁점이다. 김 후보자가 승인을 직접 지시했는지 여부와 식약처가 어떤 심사 절차를 거쳐 승인 결정을 내렸는지는 구분해서 살펴봐야 한다.

현재 확인된 자료상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는 2021년 비임상시험 이후 같은 해 10월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받았고, 2022년 국내에서 93명을 대상으로 사람 대상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식약처는 해당 참가자 가운데 현재까지 SUSAR가 보고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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