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장관 되면 국민의힘 정당해산 요건 해당 여부 검토" 발언 파장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장관 취임 후 국민의힘의 정당해산 요건 해당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국민의힘 정당해산론을 꾸준히 제기해온 가운데 나온 답변이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국민의힘 정당해산 청구에 대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묻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의 서면 질의에 "취임하게 되면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와 관련 사건 진행 경과를 면밀히 살펴 요건 해당 여부 등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헌법재판소는 정당해산은 정당활동의 자유에 대한 근본적 제약이므로 그 위헌성을 해결할 대안이 없고 해산 결정으로 인한 사회적 이익이 불이익을 초과할 수 있을 경우에 가능하다고 판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헌법에 따르면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정당 해산을 제소할 수 있다. 다만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만 가능하다.

민주당은 계엄 이후 국민의힘의 해산을 거듭 주장해왔다. 민주당은 지난 2월 "위헌 심판 청구 대상 정당이 분명해졌다"며 "국민의힘은 해산되거나 심판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국민의힘 위헌정당 해산 추진에 대해 "못할 것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강력 반발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의 기본권과 법치주의를 지켜야 할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주장한 데 이어 이제는 제1야당 해산 여부까지 검토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쯤 되니 민주당이 왜 그렇게까지 김 후보자를 지키려 하는지 알 것 같다"며 "공소취소에 이어 제1야당 해산까지, 민주당의 정치적 숙제를 처리할 총대를 메려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민주당발 '김생용사'(김승원은 살리고 용혜인은 버린다)의 이유가 무엇인지도 이제 분명해졌다"며 "할 테면 해보라"고 말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페이스북에 "제넨셀 임상 승인 로비 의혹부터 해명해야 할 사람이, 자신을 검증하는 야당의 해산을 입에 올렸다"며 "'오빠' 체면이 구겨진 것은 알겠지만, 야당 암장을 운운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김 후보자가 검토할 것은 국민의힘 해산이 아니라 본인의 후보직은 물론 의원직 사퇴"라고 말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 허위 자료 제출 사실을 알지 못했고, 임상시험 진행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준비단은 "마치 후보자가 이 모든 과정에 관여한 것처럼 허위 왜곡 기사가 보도되고 있지만 이는 사실무근"이라며 "후보자는 지연되고 있던 식약처의 검토 절차를 공정하게 진행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준비단은 "식약처에서도 임상시험 승인에는 아무런 절차상 문제가 없었고, 햄스터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였으므로 폐사 원인을 약물 부작용으로 단정할 수 없었다고 했다"며 "식약처에 허위 자료가 제출됐다면 그 책임은 자료를 제출한 연구자에게 있다"고 했다. 준비단은 "일부 정치인은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동물 폐사를 독약으로 부풀리고, 일부 사실을 자극적으로 짜깁기해 후보자를 범죄자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넨셀은 2021년 코로나19에 감염된 햄스터를 대상으로 비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햄스터 5마리 중 1마리가 죽고 나머지는 상태가 위중해졌다. 그러나 제넨셀은 식약처에 임상 2상을 신청하면서 이런 사실을 누락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2024년 법원은 제넨셀을 설립한 대학교수 강모씨의 약사법 위반 등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이날 김 후보자의 보좌진 특혜 채용 의혹도 새로 제기됐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후보자가 2022년 지방선거 이후 현직 수원호남향우회장 김모씨를 5급 비서관으로 채용한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지선에서 향우회장으로서 공을 세우고 그 공로로 보은성 취업을 시켜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김 후보자는 김씨를 채용하기에 앞서 김씨의 딸까지 인턴으로 채용해 활동하게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김씨와 그의 딸이 김 후보자의 의원실에서 근무한 시기는 겹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 의원은 "김씨가 2022년 지선과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도왔다는 의혹 때문에 경찰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공직선거법상 향우회장은 선거를 지원할 수 없게 돼 있는데 김씨는 선거를 지원한 혐의로 고발돼 있다"고 설명했다. 공직선거법 제87조에 따르면 향우회장은 기관·단체 또는 회장의 명의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박 의원은 김씨가 2022년 9월경 근무를 시작해 연봉 8000만원 수준의 고액을 받았지만 근태가 불량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김 후보자와 함께 보좌진으로 일했던 분의 제보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라며 "호남향우회장이 의원실에 들어온 뒤 국회에 한 번도 출근한 적이 없고, 지역사무실에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얼굴을 비치는 수준이었다고 제보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 회장과 그의 딸을 채용한 사실만으로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정인재 판사의 아들을 입법보조원으로 채용한 사실도 드러나 비판을 받은 바 있는데, 보좌진을 사적 인연으로 법을 위반해 가면서까지 특혜성으로 채용했다는 게 확인된 것"이라며 분명한 소명을 촉구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신약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제넨셀 창업주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정인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아들을 자신의 의원실 입법보조원으로 채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15일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식약처 청탁 등 각종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은 검증을 벼르고 있지만, 민주당이 증인 채택 요구를 거부하면서 청문회는 증인 및 참고인 없이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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