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그만둬라" 경기도지사 탄핵 청원, 심상찮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재정·복지 정책을 둘러싼 반발에 이재명 대통령과 검찰개혁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까지 겹치면서 취임 석 달도 되지 않아 추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도민청원까지 등장했다.

해당 청원은 게시 사흘 만에 1만명 안팎의 동의를 얻으며 추 지사 취임 이후 경기도정에 대한 반발이 청원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경기도청원 홈페이지에는 지난 11일 ‘추미애 도지사 사퇴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 기간은 9월 11일부터 10월 11일까지다. 청원인은 추 지사의 재정 비상 선언과 대규모 세출 구조조정, 복지사업 조정 등을 문제로 들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청원에서 가장 크게 문제 삼은 부분은 경기도의 재정 비상 상황 선언 이후 추진된 긴축 재정이다. 추 지사는 지난달 5일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재정 정상화를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이후 경기도는 5465억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을 담은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해 도의회에 제출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 뉴스1

추 지사는 당시 지방세 감소와 재원 부족 등을 이유로 재정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 지사는 경기도가 부동산 취득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정부의 공공주택 정책 등의 영향으로 세수가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세 구조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경기도는 감액 추경을 추진하면서 취약계층 생계와 돌봄, 저출산 대응, 복지·의료 등 민생 필수사업은 최대한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재정 지출을 줄이는 과정에서 일부 복지사업의 지원 중단이나 축소가 현실화하면서 도민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산후조리비 지원사업이다. 경기도는 기존 산후조리비 지원을 9월까지 운영하고 10월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산후조리비는 출산 가정에 5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사업 종료 소식이 알려지면서 10~12월 출생 예정 자녀를 둔 가정 등을 중심으로 반발이 나왔다. 관련 도민청원에는 1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 뉴스1

추 지사는 산후조리비 지원 중단에 대해 예산을 임의로 삭감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추 지사는 13일 SNS를 통해 올해 산후조리비 지원예산이 애초 9개월치만 편성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정된 재정 안에서 급식과 장애인·취약계층 지원을 중단할 수 없어 우선순위를 조정했고,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등을 우선하는 판단을 받아들였다는 취지다.

재정 비상 선언 이후 도지사 관사 문제도 논란이 됐다. 경기도는 지난 6월 도청 인근 수원 광교신도시의 156㎡, 47평형 아파트를 도지사 관사 용도로 전세 계약했다. 전세보증금은 12억2000만원이며 추 지사는 취임 후인 7월부터 해당 관사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 위기를 이유로 각종 지출을 줄이는 상황에서 고가의 관사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일부에서 제기됐다. 경기도는 도정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도청과 가까운 곳에 관련 규정에 따라 관사를 마련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관사 계약은 이미 체결된 상황이었고 재정 상황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는 취임 이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는 설명도 내놨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 뉴스1

추 지사를 둘러싼 논란은 재정과 복지 문제에만 머물지 않았다. 최근에는 중앙정부의 검찰개혁 방향과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을 놓고 이재명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정치권에서도 논쟁이 커졌다.

추 지사는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원인을 묻는 질문에 검찰개혁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검찰개혁을 현 시점의 중요한 개혁 과제로 꼽으며 개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12일에는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 ‘2026년 경기도 민주화운동희생자 추모제’에서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발언을 내놨다. 추 지사는 검찰개혁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김 후보자의 과거 이력을 문제 삼았다. 김 후보자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했던 인물이라는 취지의 표현을 사용하며 중수청장 지명을 비판했다.

추 지사는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을 향해서도 강한 표현을 사용했다. 내란을 극복하고 헌법 질서를 회복한 만큼 대통령이 관련 세력을 징벌해야 하는데 왜 이들에게 업혀 전전긍긍하느냐는 취지로 비판했다. 또 민주화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며 검찰개혁과 민생 정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추 지사의 발언을 놓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공개적인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현직 광역단체장이자 여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이 대통령과 정부의 주요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만큼 발언 배경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목소리가 나왔다.

추 지사의 정치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경기지사로서 도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방정부의 재정과 복지 정책을 둘러싼 논쟁과 중앙정치의 검찰개혁 논쟁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경기도정이 정책 논쟁을 넘어 정치적 갈등의 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도민청원 게시판에서는 추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 외에도 산후조리비 지원 중단을 반대하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청원 홈페이지에는 산후조리비 지원 중단 철회와 기존 임신 가정에 대한 경과조치를 요구하는 청원들이 올라와 있다.

산후조리비 관련 청원은 추 지사의 사퇴 요구 청원보다 먼저 올라와 상당한 동의를 얻었다. 9월 9일 게시된 ‘경기도 산후조리비 기습 폐지 반대’ 청원은 10~12월 출산 예정 가정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기도는 모자보건사업을 전면 재구조화하면서 한정된 예산을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배분하겠다는 입장이다.

추 지사 측은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모든 사업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추 지사는 산후조리비 지원을 계속하기보다 난임부부 시술비와 급식, 장애인 및 취약계층 지원 등 다른 사업을 우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부 도민들은 출산을 장려한다는 기존 경기도 정책 방향과 배치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결국 추 지사를 둘러싼 현재의 논란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한정된 예산을 어떤 분야에 우선 배분할 것인지를 둘러싼 정책 논쟁이다. 다른 하나는 추 지사가 중앙정부와 여당 지도부를 상대로 검찰개혁과 중수청장 인선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발생한 정치적 논쟁이다.

추 지사는 재정 문제에 대해서는 경기도가 처한 세수 감소와 재원 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일부 도민들은 복지사업 축소와 지원 중단에 따른 부담이 시민들에게 돌아간다고 비판하고 있다. 여기에 관사 문제와 대통령을 겨냥한 공개 발언까지 겹치면서 취임 초기부터 논란이 여러 분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현재 추미애 지사 사퇴 청원은 오는 10월 11일까지 진행된다. 경기도청원 홈페이지의 해당 청원에는 사퇴 요구의 근거로 재정 비상 선언과 5465억원 규모 세출 구조조정, 12억2000만원 관사 사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청원 결과가 실제 사퇴로 이어지는 제도적 절차와는 별개로, 취임 초기 추 지사의 도정 운영을 둘러싼 도민들의 반발이 공개적인 청원으로 표출됐다는 점에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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