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히 잘했다"며 한동훈에게 특급 칭찬 날린 거물급 정치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최근 행보를 두고 "대단히 맹렬하게 잘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자신이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에는 "사교 집단"과 "사교 클럽"이라는 표현을 써 가며 날을 세웠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 / 뉴스1

이 전 총리는 지난 19일 밤 방영된 TV조선 '강적들' 추석 특집편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함께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새미래민주당에서 초대 대표를 지낸 뒤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이 전 총리는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증 국면에서 누군가는 했어야 할 일을 한 의원이 했다면서 “대단히 맹렬하게 잘했다. 그것(한 의원의 의혹 제기)마저 없었더라면 훨씬 더 맹탕이 됐을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조금 조심스럽지만 한 의원은 누군가가 반대하거나 반발하는 걸 별로 개의치 않는 사람 같다. 간혹 큰일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덕목일 수도 있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검사 시절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 팀으로 쭉 해 왔는데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한 건 보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단한 용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 / 뉴스1

청문회에서 드러난 국민의힘의 실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물음에 이 전 총리는 "국민의힘은 사교클럽이다. 놀러 다니는 사람들"이라며 "각자 보따리 들고 와 잘 놀다가 때 되면 나가고, 무슨 지입제 택시회사처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사교 집단이 됐다. 그런 걸 깨지 않는 한 별로 기회가 없을 거다. 한두 가지 고쳐 되는 게 아닌데 한심하다"고 양당을 동시에 비판했다.

김 전 후보자 청문회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해소가 안 됐고, 팩트에 자신이 없어서 그랬는지 청문회 자체를 난장판으로 만들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임명을 강행할 목표를 세워 놓고 청문회가 아무 영향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해 '악마'다 '독사'다 별소리를 다 했다"며 "국민 절반 이상이 부적격이라고 보는데도 인사청문 결과보고서를 강행 처리했다"고 질타했다.

이 전 총리는 이번 사안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과 비교했다. 그는 "제가 문재인 정부 때 일했지만 조국 사태보다 이번이 훨씬 더 심각하다"며 "조 전 장관은 검찰 개혁이 인사의 동기였지만 그 개혁이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는 의심은 없었다. 지금은 공소 취소용이라는데 대통령을 위한 공소 취소로 의심하니 순수성에서 다르다"고 했다. 이어 "조국 사태 때는 입시 공정이 깨졌지만, 이번엔 국민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는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 전 후보자의 신약 로비 의혹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 전 총리는 "누구라도 자기 자신의 사건에 대해서는 심판관이 될 수 없다는 자연적 정의의 원칙이 있다. 공소 취소 사건을 추진하는 건 자기 사건을 자기가 스스로 심판하려는 것"이라며 "그래 놓고 국민에게 '너희는 법 지키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이번 국면을 정권의 변곡점으로 규정했다. 그는 "어느 정권이나 변곡점이 있다. 탄탄해 보였던 지지 기반도 어느 순간 균열이 가고 무너진다"며 "김영삼 정부 때 노동법 파동, 박근혜 정부 때 국정교과서, 문재인 정부 때 조국이 그랬다. 이번엔 아마 '김승원 파동'이 그런 폭발 지점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 뉴스1

이 전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18일 기자회견에 대해 "안 한 것보다는 나았을지 모르지만 별반 효과는 없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무슨 말을 해도 국민이 믿어 주지 않는 '신뢰의 붕괴'가 가장 치명적인 문제가 돼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이재명 정치'의 실체를 잘 몰랐던 분들이 신선함을 느끼기도 했는데, 1년 몇 개월이 가면서 이제 알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개인 사법 리스크가 국가 리스크로 커질 것이다. 입법·행정권을 가진 사람이 사법권까지 장악하면 '괴물 독재'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금의 민주당을 보면 어떤 말을 할 것 같냐는 물음에는 "사법권 독립은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는 정도는 말씀하셨을 것"이라며 "그런데 아무도 그런 말을 안 한다는 데서 절망했다. 개혁이라는 말로 수많은 걸 호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사법 개혁 논의에도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그는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기자를 했고 정치를 했고 정부에도 있었고 당대표도 했는데 대법관 숫자가 모자라서 문제가 쌓였다거나 법왜곡죄가 없어서 큰일 났다거나 재판소원제가 없어서 뭐가 안 된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들어본 적이 없는데 무슨 공감대가 형성됐을 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리는 "전두환 시절 대법관을 물갈이할 때 9명 전부 상의 없이 단수 제청했고 노태우는 다 받아들였다. 군인 대통령 때보다 지금이 사법권 유린이 더 심하다. 이승만 (전) 대통령 때보다 심하다"고 했다. 이어 법조계를 향해 "이승만 정권 땐 법조계가 들고일어나고 퇴임한 대법원장까지 앞장서서 막았다. 지금 법조계에 그런 기개가 남아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언론인 출신으로 유튜브 채널 '이낙연의 사유'를 운영하는 그는 진영을 떠난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할 만큼 한 사람이 여전히 진영의 포로가 돼 진영 논리만 퍼뜨리는 건 도리가 아니다"라며 "진영을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조언하고, 국가를 위한 봉사를 하다 사라지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 시절부터 한국 민주주의는 어떻게든 한 발씩이라도 앞으로 나갈 거라고 믿었고, 민주당이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거라고 믿었는데 두 가지가 동시에 무너지는 걸 느낀다"고 했다.

함께 출연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검사 시절 경험을 앞세워 김승원 전 후보자 의혹을 겨냥했다. '모래시계 검사'로 불렸던 홍 전 시장은 "1991년 3월 광주지검 검사 때부터 술집을 안 갔다. 36년째 안 간다"며 "김 전 후보자를 보면서 마담 정치가 아직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김 전 후보자 관련 수사가 부실했다고 봤다. 그는 "기소 유예를 했다는 게 수사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제대로 수사하면 구속영장 청구 사안이 된다"며 "500만원 이야기를 하는데, 신약으로 주가 조작을 해 수백억을 얻어 간 사람들이 500만원을 주겠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요즘 검사들이 수사 능력이 많이 딸린다. 그냥 사건을 적당히 버무려 편집하는 검사가 대부분"이라며 "검찰 선배들끼리 만나면 '저건 검사 아니다. 일제 시대 순사보다 못하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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