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주적'이라 말하지 않은 강신철, 국방부장관 됐다...첫 일정은?

강신철 신임 국방부 장관이 22일 취임하면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등 현 정부의 주요 국방정책을 직접 이끌게 됐다.

강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올해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미래연합사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치고 전작권 전환 시기를 결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정부는 2030년까지 전작권을 전환하는 것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11월 열리는 SCM에서 전환 연도인 이른바 ‘X연도’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은 한미연합방위체제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이 행사하도록 바꾸는 절차다. 현재 한미연합사령부가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전환을 위해서는 한국군이 연합방위작전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를 한미 양국이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강 장관은 후보자 시절 전작권 전환을 한미동맹 강화와 연계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3일 그는 “전작권 전환은 한미동맹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전작권 전환 자체가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가능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강신철 신임 국방부장관, 안규백 전 국방부장관 / 뉴스1

FOC 검증을 둘러싼 연합훈련 문제도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FOC는 한국군이 미래연합사 체제에서 맡게 될 역할을 실제 연합작전을 통해 수행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단계다. 연합훈련의 규모와 방식은 FOC 검증 기회와 직접 연결되는 만큼 강 장관 취임 이후 한미 간 훈련 계획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국방 현안 가운데 하나가 됐다.

사관학교 통합 역시 강 장관이 취임 직후 다뤄야 할 주요 정책이다. 이재명 정부는 육군사관학교·해군사관학교·공군사관학교를 하나로 통합해 ‘국군사관학교’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7월 대전에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창설하는 내용을 담은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강 장관은 육사 출신이지만 사관학교 통합 자체에 대해서는 개혁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마련된 통합안에 대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6일 인사청문회에서 그는 “개혁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국방부의 현재 기본안에 대해 “보완해야 될 부분이 보인다”고 말했다. 물리적으로 학교를 하나로 합치는 방식뿐 아니라 교육과정이나 운영체계를 연계하는 방식 등 여러 형태의 통합이 가능하다는 설명도 내놨다.

강신철 국방부장관 / 뉴스1

사관학교 통합은 각 군의 장교 양성 체계를 바꾸는 정책이다. 현재 육사·해사·공사는 각각 별도의 교육기관으로 운영되면서 각 군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실시한다. 통합안이 시행되면 장교 교육의 공통 영역을 확대하고 하나의 국군사관학교 체계로 운영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

강 장관은 후보자 시절 통합 문제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찬성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16일 청문회에서는 사관학교 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다 분명하게 밝히면서 현재 국방부안의 보완 필요성을 함께 언급했다.

강 장관은 북한의 군사분계선(MDL) 인근 활동에 대한 대응과 군의 감시·대비태세 강화도 주요 국방 현안으로 꼽았다. 후보자 시절 북한군의 MDL 인접 작업에 대해 정전체제를 훼손하고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행위라는 취지로 평가했으며, 장관 취임 이후 정보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정책·전략·작전 수준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의 임명 재가에 따라 공식 취임했다. 이 대통령은 22일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에 도착한 직후 강 장관을 비롯해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된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의 임명안을 재가했다.

강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지난 1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여당 주도로 채택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 후보자 임명에 동의할 수 없다며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여당은 강 후보자가 전작권 전환과 사관학교 통합 등 정부의 주요 국방개혁 과제를 추진할 의지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취임 첫 일정은 국립서울현충원 참배였다. 강 장관은 현충탑에 헌화하고 참배한 뒤 방명록에 “승리하는 대한민국 국군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오후에는 국방부에서 이취임식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주관할 예정이다.

강신철 국방부장관 취임식 / 뉴스1

강 장관은 육군사관학교 46기로 임관한 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한미연합군사령부 등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다. 연합사 정책과장과 합참 작전본부 작전기획과장을 거쳐 2016~2017년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을 지냈으며, 이후 육군 제1야전군사령부 작전처장, 육군대학장, 제11기계화보병사단장, 합참 전략기획부장 등을 역임했다.

2021~2022년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과 안보·국방전략비서관으로 근무했고, 이후 지상작전사령부 부사령관과 합참 작전본부장을 거쳐 2023년 대장으로 진급했다. 같은 해 한미연합군사령부 제31대 부사령관에 취임했으며 2025년 9월 전역했다. 이후 2026년 1월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로 임명돼 근무하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군 경력 가운데 인사청문회에서 다뤄진 대표적인 사안은 2022년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이다. 2022년 12월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우리 영공을 침범했을 당시 강 장관은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군의 작전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었다. 당시 우리 군은 북한 무인기를 한 대도 격추하지 못했고, 사후 검열 과정에서 상황 전파와 무인기 대응 작전인 ‘두루미’ 발령이 지연되는 등 대응 과정의 문제점이 확인됐다. 강 장관은 이 사건과 관련해 서면 경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강 장관은 청문회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작전 실패는 아니었다고 본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는 당시 무인기를 격추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상황과 국민 안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고, 이후 탐지와 요격 능력을 보완하기 위한 체계를 발전시켜왔다고 밝혔다. 당시 자신이 작전을 총괄하는 합참 작전본부장이었다는 사실과 서면 경고를 받은 사실은 함께 확인된 내용이다.

12·3 비상계엄 당시의 역할도 청문회에서 질의 대상이 됐다. 강 장관은 당시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청문회에서 그는 당시 군의 최고 계급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에게 사과했고, 군이 헌정질서를 훼손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헌법존중 태스크포스와 국방부 감사 결과 강 장관이 비상계엄에 연루된 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청문회에서는 북한을 ‘주적’으로 표현할지를 두고도 질의가 이어졌다. 강신철 장관은 서면답변과 청문회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하면서도 ‘주적’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강 장관은 “2004년 이후부터 어떤 정부였든 주적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아 왔다”며 “주적이라고 하는 순간 ‘주 아닌 적은 또 무엇인가’라는 논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재산을 위협하는 세력은 적으로 볼 수 있으며, 대한민국을 적으로 규정하고 핵을 비롯한 군사적 위협을 지속하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문제도 청문회에서 상당한 비중으로 다뤄졌다. 강 장관과 부친, 고모, 형 등 가족 4명은 서울 구로구 천왕동 주택과 관련해 2008년 철거민 보상 대상자로 인정됐고 이후 철거민 특별공급을 통해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당시 실제로 강원도에 거주하던 중 2008년 3월 천왕동 주택으로 전입신고를 했고, 같은 해 10월 철거민 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청문회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이 과정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위장전입을 통한 특별공급 의혹을 제기했으며, 강 장관은 정부의 토지 수용에 따른 정당한 보상 절차였고 특별공급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다고 답변했다.

강신철 국방부장관 / 뉴스1

장남의 부동산 매입 및 재산신고 누락도 질의 대상이었다. 강 장관의 장남은 2026년 6월 30일 분당의 한 아파트 상가를 7억원에 매입했고, 인사청문 요청 당시 제출된 재산신고 공개목록에는 해당 부동산 내역이 누락됐다. 강 장관 측은 이 사실을 9월 4일 발견한 뒤 국회와 관계기관에 설명하고 관련 자료를 추가 제출했다고 밝혔다. 청문회에서 강 장관은 장남이 이모와 이모부로부터 약 7억원을 빌려 상가를 매입한 사실과 관련해 부모로서 살피지 못한 점을 사과했으며, 최초 재산신고에서 누락된 것은 확인을 제대로 하지 못한 자신의 불찰이라고 답변했다.

장남의 병역 관련 자료 제출도 청문회에서 논쟁이 됐다. 야당 의원은 장남의 병적기록부가 제출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고, 여당 측에서는 장관 후보자 검증에 아들의 병적기록부가 필요한지를 두고 반론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별도의 증인·참고인 채택 문제를 두고도 여야 간 이견이 이어졌으며, 청문회 당시 증인·참고인석은 비어 있었다.

강 장관은 아들이 군 복무 당시 자신과 함께 찍은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한 것과 관련해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해당 부대에서 아들이 특별대우를 받았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 사안 역시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와 강 장관의 해명이 오간 내용으로 확인된다.

정책 현안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이 주요 질문 대상이었다. 강 장관은 전작권 전환에 대해 한미동맹의 결속력 아래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고, 사관학교 개혁에는 의지가 있다면서도 당시 정부가 마련한 통합안에는 보완할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해서는 당시 결정된 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장관이 될 경우 국민 안전과 국익을 기준으로 접근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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