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연차휴가미사용수당까지 떼먹었다고?... 폭로보도에 등장한 국회의원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창업한 건물 관리·청소 용역 업체가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청소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낮추고 노조 결성을 막으려 해 2014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거론된 것으로 밝혀졌다. 뉴스타파가 22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 국회 공인 악덕 고용주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은 2005년 건물 관리·청소 용역 업체 태원비엠씨를 창업했다. 현재까지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공개 오디션에서 ‘매출 100억 원 신화를 일으킨 창업 전문가’ 경력을 앞세워 경기 성남시 분당을 당협위원장에 선발됐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김 최고위원은 지난해 9월 16일 전한길뉴스가 주관한 한국청년지도자 아카데미에서 태원비엠씨 창업기를 소재로 강연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일을 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대표적인 게 비즈니스, 사업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강력한 시스템을 구성해 놓았다면 이 사업체가 내가 일하지 않아도 소득을 발생시키는 중요한 시스템으로 작동해 줄 수 있다"고 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태원비엠씨는 2014년 3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과 청소 용역 관리 계약을 맺었다. 계약 당시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기존 근로자 고용 승계를 원칙으로 삼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부가세 포함 인건비를 월 196만9000원 선으로 설정해 급여 5만원 인상 효과를 내겠다는 내용도 적혔다.

하지만 태원비엠씨가 2014년 4월 고용 승계 청소노동자들에게 제시한 근로계약서에는 3개월의 '시용 기간'을 적용하는 조항이 들어갔다. 수년간 일해 온 노동자들에게 일종의 수습 기간을 두고 그 기간 업무 능력과 건강을 이유로 해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같은 계약서에는 정년을 63세에서 60세로 낮추고 60세 이상 노동자에게 임금의 90%만 지급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회사가 근로자에게 휴일 근무와 초과 근무를 '명령'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었다.

뉴스타파는 태원비엠씨가 청소노동자들에게 법 위반 소지가 있는 별도의 서약서 작성을 요구한 정황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서약서에는 융화와 회사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사조직, 즉 노동조합을 결성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와 발언을 하지 않고 상급자의 지시에 순응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서약을 어기면 징계와 근로계약 해지 등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문구도 있었다. 뉴스타파는 이 서약서의 사측 당사자가 대표이사인 김 최고위원이었다고 전했다.

청소노동자들이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고 쟁의에 나서자 태원비엠씨는 계약을 거부한 노동자들의 임금을 법원에 공탁했다. 노동자들이 임금을 즉시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 문제는 2014년 10월 2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거론됐다. 윤관석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오병희 당시 서울대학교병원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태원비엠씨를 언급했다.

윤 의원은 "어린이병동에서 약 40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는데 태원비엠씨라는 외주 용역업체로 계약이 넘어가면서 근로조건이 저하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정년이 축소됐고 노조 활동 보장도 싫다고 한다"며 "사실상 문제가 있지 않나"라고 물었다.

오 원장은 "병원은 용역회사와 계약했다"며 "원칙적으로 용역회사 노동조합과 용역회사 간 단체협약에 간섭할 수 없는 것은 알지만 양측을 조정하려 하고 있다"고 답했다.

태원비엠씨는 국정감사 이후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을 받았다. 근로감독 결과 노동자 59명의 연차휴가미사용수당 813만여원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노동자 135명의 휴일근로수당 736만여원도 미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김 최고위원과 가족들의 급여 문제도 제기했다. 당시 어린이병원 청소노동자들의 급여는 월 160만원가량이었다. 연봉으로 따지면 2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태원비엠씨의 2014년 3월 급여명세서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의 세전 월급은 2180만원이었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2억6000만원이 넘는다. 김 최고위원의 한 달 월급이 청소노동자 1명의 연봉보다 많았던 셈이다.

김 최고위원의 아내와 남동생도 태원비엠씨 본사 직원으로 등록돼 고액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이사이자 대리로 등록된 김 최고위원의 아내는 2014년 3월 세전 월급 590만원을 받았다. 과장으로 등록된 남동생은 세전 480만원을 받았다. 이들보다 직급이 높은 차장급으로 등록된 직원들은 세전 월 110만~190만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김 최고위원은 뉴스타파에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청소 노동조합에서 태원비엠씨의 인사권과 경영권을 침해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뉴스타파가 구체적인 침해 사례를 묻자 김 최고위원은 노조 전임자 선임과 노조 대의원 대상 무급 휴가 요구를 들었다.

가족에게 급여를 더 많이 준 이유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가족들이 연차가 많아 월급도 높았던 것뿐"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선진국들은 가족 회사를 장려하는데 가족을 많이 고용하는 게 무슨 문제냐"고 반문했다.

청소노동자들의 급여에 대해서는 "서울대병원과의 계약에서 정해진 액수를 지급한 것뿐"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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