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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개혁 추진과 관련해 “너무 빨리, 멀리, 급하게 가면 반동을 맞이한다”며 속도와 방식의 조절을 강조했다.

25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적당하게 절제를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개혁 과정에서 자신의 선명성을 앞세운 과도한 주장이 오히려 실제 성과를 막을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자신들의 선명함을 드러내기 위해 과한 주장을 하는 것은 멋있을지는 몰라도 실제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꺼번에, 화끈하게, 시끄럽게 해치우면 좋지만 쉽지 않다”며 “가급적 저항과 반발을 최소화하고 실효적으로, 실용적으로, 실질적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노무현 정부 당시 국가보안법 폐지 논쟁을 사례로 들었다. 이 대통령은 당시 국가보안법의 일부 독소조항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여야 간 의견 접근이 이뤄졌지만 전면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결과적으로 개정까지 무산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2004년 당시 여야 지도부 사이에서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대신 일부 조항을 개정하는 방안을 놓고 잠정적인 협의가 진행됐지만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도 폐지와 개정을 둘러싼 이견이 컸다. 이후 협상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국가보안법 개정도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두고는 이후에도 열린우리당 내부 강경 폐지론과 한나라당의 국회 점거·반대 가운데 어느 쪽에 더 큰 책임이 있었는지를 놓고 관련 인사들의 주장이 엇갈렸다.
유시민 작가는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으로 국가보안법 폐지 입장을 밝혔던 인물이다. 다만 2004년 11월에는 당의 ‘폐지 후 형법 보완’ 당론을 철회하고 국회 전원위원회 토론과 자유투표를 통해 개폐 여부를 결정하자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에서는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최근 검찰개혁 문제를 놓고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견해차를 보인 유 작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이날 유 작가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발언은 최근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유 작가와 청와대 사이에 공개적인 공방이 벌어진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유 작가는 지난 22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검찰개혁 구상을 비판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당초 목표가 수사와 기소 기능을 분리하고 법무부 안에서 기관을 나누는 것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에 유 작가는 자신이 이해했던 검찰개혁 방향과 다르다며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바로 다음 날인 24일 유 작가의 발언에 공개적으로 유감을 나타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는 것에 유감”이라며 “근거 없는 비난성 주장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법적 대응 검토설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보다 앞선 지난 12일에도 자신의 엑스(X)를 통해 “자신의 선명성을 드러내는 과격한 선동으로 저항과 역결집을 초래해 결과적으로 개혁을 방해하고 반동을 초래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검찰개혁과 인선을 둘러싸고 여권 지지층과 진보 진영 일각에서 ‘개혁 후퇴’ 비판이 제기되던 시점이었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했던 지난 9일 동포간담회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대혁명 이후 반동과 반혁명의 역사를 언급하며 “에너지가 넘칠 때는 절제할 필요가 있다”며 많은 사람의 동의를 얻고 저항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멕시코 발언 역시 개혁 자체의 필요성보다는 개혁을 실제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속도와 추진 방식을 강조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국가보안법 사례를 꺼낸 시점이 청와대와 유 작가의 공개 충돌 직후라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는 그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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