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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와 관련해 진상을 투명하게 밝히라고 군 당국에 주문했다. 동시에 근거 없는 음모론을 부추기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8일 만이고, 군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중간 조사 결과를 내놓은 지 하루 만이다.

이 대통령은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사건 대응 방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군 당국은 유엔사와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투명하게 밝혀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 사안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특히 해당 사안과 관련해 근거 없는 음모론을 부추기면서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상 장병과 가족들에게는 "깊은 위로의 말씀과 쾌유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사고는 이달 21일 DMZ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발생했다. 수색 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군 간부 3명이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물 사고로 부상을 입었다.
폭발 위치는 MDL 남쪽 10여m 지점이다. 군은 최근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형 변화 지역에서 10여m 떨어진 곳이라고 확인했다. 우리 장병이 MDL 이남에서 정상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던 중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사고를 조사해 온 합동현장조사 태스크포스(TF)의 장을 맡은 권대원 합동참모차장은 28일 브리핑을 열어 중간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권 차장은 폭발 원인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근거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현장 확인에서 식별된 폭발 지점의 화구와 화염 형태에 대한 진술, 피해 장병의 부상 정도 등을 종합했을 때 아군 지뢰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둘째, 폭발이 일어난 지역에 아군의 지뢰 매설 기록이 없다는 점이다. 반면 북한군이 인근 지역에 지뢰를 매설한 흔적은 2025년 9월에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셋째,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1차 감정 결과다. 군이 의뢰한 부상자 장구류를 감정한 결과 트리니트로톨루엔(TNT) 성분과 갈색 계열의 이물질이 검출됐다. 국과수는 전날 오후 4시께 이 결과를 군에 전달했다. 북한군이 사용하는 목함지뢰에는 통상 TNT 220g 가량의 폭약이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넷째, 진술이다. 1차 폭발 지점에서 약 1m 떨어진 곳에서 갈색의 북한군 수지 반보병지뢰가 발견됐다는 진술이 조사 과정에서 나왔다. 수지 반보병지뢰(PMN 계열 대인지뢰)는 플라스틱(수지) 재질로 외형을 만든 대인지뢰다.
권 차장은 국과수 1차 감정에서 갈색 이물질이 검출되고 철제 파편이 없는 점을 들어 "폭발 원인은 아군 지뢰가 아닌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군과 유엔사는 사고 엿새 만에 현장 조사를 시작했다. 이틀째인 전날까지 조사를 진행했지만 종료되지 않았다. 권 차장은 "조사가 오늘 종료되지 않아 추가 일정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최종 조사 결과는 유엔사와 함께 평가한 뒤 발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나온 내용은 어디까지나 중간 조사 결과다. 최종 판정이 나오기까지는 추가 현장 조사와 유엔사와의 공동 평가 절차가 남아 있다. 발표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군은 최종 조사에서 북한이 매설한 지뢰로 판정될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권 차장은 "만약 최종 조사 결과 우리 군의 피해 원인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판정된다면 MDL 이남에서 정상적으로 DMZ 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이 북한군 지뢰에 의해 부상을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며 "우리 군은 이에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를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조치의 내용과 수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장조사 시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청와대도 입장을 냈다. 청와대는 합동참모본부와 유엔군사령부가 현장 지휘관들의 건의를 고려해 순전히 군사적 판단에 따라 계획하고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해당 지뢰 사고에 대한 군의 현장조사는 대통령의 유엔 연설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논란의 발단은 보수 야권의 문제 제기다. 국민의힘 등 보수 야권은 현장조사가 사고 발생 엿새 뒤에야 시작된 점을 짚었다. 이들은 조사가 늦어진 이유가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하는 이 대통령의 유엔 연설의 설득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청와대는 앞서 24일에도 같은 취지로 반박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당시 "추호라도 흑막이 있다거나, 감추는 게 있거나, 은폐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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