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이 대통령에게까지 공개적으로 찍힌 유명 음식점 회사

공정거래위원회 제재에 불복해 법정 다툼을 예고한 외식 프랜차이즈가 하루 만에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질타를 받았다. '명륜진사갈비' 운영사 명륜당이 법원의 판단을 구하겠다는 입장문을 낸 이튿날 이 대통령이 명륜당을 제재한 공정위를 직접 칭찬하고 나섰다.

명륜진사갈비 메뉴 / 명륜진사갈비 인스타그램

이 대통령은 29일 X(옛 트위터)에 '공정위 칭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가맹본부가 오너 일가 소유 대부업체를 끼워 넣어 사익을 추구하고 가맹희망자에게는 대출금리 등 필수 정보도 알리지 않고 고금리 대출로 부담을 지운 부당행위를 공정위가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가맹본부와 창업자 사이의 신뢰 문제를 짚었다. 이 대통령은 "가맹희망자는 정보 우위에 있는 가맹본부를 믿고 창업을 결정한다"며 "이 신뢰 관계를 악용해 특수관계를 숨기고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가맹사업의 근간은 투명한 정보제공과 공정한 거래 질서"라며 "공정위가 앞으로도 가맹본부의 불법·부당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고 소상공인들이 억울한 일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열심히 뛰어주신 공정위 공무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명륜당은 공정위 발표 당일인 전날 입장문을 냈다. 명륜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번 의결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관련 제도와 내부 관리체계를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번 공정위 의결에 대해서는 해당 제도의 도입 취지와 실제 운영 과정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명륜당은 문제가 된 자금 지원이 가맹점주를 돕기 위한 제도였다고 주장했다. 명륜당은 "초기 창업 및 리뉴얼 과정에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가맹희망자와 가맹점주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해 온 제도"라고 설명했다.

명륜당은 수사기관의 판단도 근거로 내세웠다. 명륜당은 "대부업 관련 사안에 대해 별도로 진행된 형사절차에서 최근 검찰과 경찰이 각각 혐의없음 처분을 내린 바 있다"고 밝혔다. 명륜당은 공정위 의결서를 검토한 뒤 "필요한 법적 절차를 통해 관련 판단과 제재 수준의 적정성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행정소송 등으로 제재의 정당성을 다투겠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의 글은 명륜당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바로 다음 날 올라왔다. 이 대통령은 글에서 명륜당의 행위를 '부당행위'로 규정하며 공정위 판단에 힘을 실었다.

공정위는 명륜당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04억7200만원을 부과했다고 전날 밝혔다. 가맹희망자에게 대부업체와의 특수관계를 숨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위반에는 시정명령과 과징금 44억원을 매겼다. 과징금은 모두 148억7200만원이다. 공정위는 명륜당 법인과 이종근 명륜당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명륜당은 2021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4년 3개월 동안 이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대부업체 14곳에 모두 2983억원을 빌려줬다. 적용 금리는 연 2.3% 또는 4.6%였다. 이 금액은 특정 시점의 대출 잔액이 아니다. 대부업체들이 업체별 약정한도 100억~150억원 안에서 돈을 꺼내 쓰고 갚는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액을 모두 더한 액수다.

공정위는 이 금리가 시장 수준보다 크게 낮았다고 판단했다. 공정위가 산정한 대부업체들의 독자적인 자금조달 금리는 연 8.73~13%다. 이순미 공정위 상임위원은 28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대부업체들이 명륜당의 도움을 받아 훨씬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대부사업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기준으로 계산하면 대부업체들이 냈어야 할 이자는 약 316억원이다. 실제로 낸 이자는 약 99억원에 그쳤다. 공정위는 그 차액인 약 217억원만큼 대부업체들이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봤다.

명륜진사갈비 / 연합뉴스

대부업체들은 이렇게 싸게 빌린 돈을 가맹점주에게 연 12~18%의 금리로 다시 빌려줬다. 다만 공정위는 가맹점주에게 적용한 금리 수준 자체를 법 위반으로 본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캐피털 업계 등에서도 비슷한 금리가 적용될 수 있어 시장에서 객관적으로 높은 금리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명륜당의 창업 지원 방식이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명륜당은 2018년부터 2021년 말까지 가맹점주에게 무이자로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엔젤투자약정'을 운영했다. 이후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쪽으로 방식을 바꾸면서 약 3년에 걸쳐 대부업체 14곳을 차례로 세웠다. 대부업체들은 모두 이 회장 주도로 설립됐다. 지분도 이 회장과 친족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 회장이 대부업체 운영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이 회장은 명륜당의 자금 대여와 관련한 주요 사항을 직접 결정했다. 금리 결정과 사업모델 설계에도 직접 참여했다. 공정위가 법인과 함께 이 회장 개인을 고발하기로 한 이유다.

명륜당은 대부업체들이 떠안아야 할 위험까지 덜어줬다. 가맹점주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명륜당이 대신 상환하기로 약정한 것이다. 대부업체 입장에서는 돈을 떼일 걱정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영업 현장에서도 가맹본부와 대부업체의 경계는 흐릿했다. 가맹점주들은 대부업체 사무실을 따로 찾아가지 않았다. 명륜당 직원이 가맹 상담과 대출 상담을 함께 진행했다. 대출계약도 명륜당 본부 사무실 등에서 맺어졌다.

공정위는 이들 대부업체가 명륜당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돈을 구했다면 시장에 발을 들이기조차 쉽지 않았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명륜당을 등에 업은 대부업체들은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14곳의 지난해 말 대부채권 잔액을 합하면 국내 대부업체 8203곳 가운데 27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들 업체가 해당 기간 올린 이자수익은 약 195억원, 영업이익은 약 56억원으로 집계됐다.

가맹희망자들은 이런 구조를 알기 어려웠다. 명륜당은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특수관계에 있는 대부업체의 대출을 알선하면서 정보공개서의 신용 제공 관련 항목에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적었다. 대부업체와 명륜당의 관계, 구체적인 대출 조건, 가맹계약과 대부계약의 연계성, 대출금 상환 방식 등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

공정위는 가맹희망자가 이 같은 특수관계와 자금조달 구조를 알았다면 대출금리가 적정한지, 계약을 맺을지 판단하는 데 활용할 수 있었다고 봤다. 공정위는 가맹사업법 위반 과징금을 정액이 아닌 관련 매출액 기준의 정률 방식으로 산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보공개서에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재한 상태에서 신용 제공·알선 행위가 이뤄진 기간과 관련 가맹점 범위를 특정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부업체들은 명륜당에서 빌린 돈을 모두 갚았다. 신규 대출은 중단한 상태다. 가맹점주에게 적용하던 금리도 지난해 말부터 연 4.6%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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