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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폭발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북한군 지뢰가 적어도 1년 전에 묻힌 것이라는 군 당국의 판단이 나왔다. 매설 시점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전인 윤석열 정부 시기일 수 있다는 해석도 뒤따른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사고 현장에서 추가로 나온 북한군 수지 반보병지뢰가 땅에 묻힌 것이냐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매설"이라고 답했다. 흘러 내려온 지뢰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했다.
매설 시기와 관련해 강 장관은 "지뢰열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며 "(북한이) 2025년 9월 지뢰열을 만들면서 지뢰를 설치했던 것보다 훨씬 더 먼저 매설한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지난해 9월 MDL 이남에서 북한의 지뢰 매설 의심 지대를 식별한 바 있다. 강 장관의 발언은 이번 지뢰가 그보다 앞서 묻혔다는 의미다.
권대원 합참 차장도 현장 전문가들이 새로 발견된 지뢰를 최소 1년 이상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 시점으로부터 1년 이상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해 9월 이전이 된다. 강 장관이 "훨씬 더 먼저"라는 표현을 쓴 만큼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2025년 6월 이전, 즉 윤석열 정부 시기에 매설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강 장관은 구체적인 매설 시점을 특정하지 않았다. 북한은 2년 전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차단물 공사를 진행해 왔다.
사고는 지난 21일 육군 25사단 관할 DMZ에서 신규 수색로 개척 작전 도중 일어났다. 두 차례 폭발로 수색대대장 등 간부 3명이 다쳤다.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는 29일 합동 현장조사에서 2차 폭발 지점 뒤쪽 1m가량 떨어진 곳에서 북한군 지뢰 1발을 추가로 찾아냈다. 폭발한 2발과 장병들이 목격한 미폭발 지뢰까지 합치면 현장 1~2m 반경에 최소 4발이 몰려 있었던 셈이다. 하천을 따라 떠내려온 지뢰라면 좁은 범위에 여러 발이 모여 있기 어렵다. 유엔사도 추가 발견 지뢰와 폭발 화구 두 곳이 MDL 남쪽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강 장관은 폭발 원인을 북한군 지뢰로 확정할 수 있느냐는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북한이 MDL 이남에 지뢰를 묻은 곳이 몇 군데로 파악되느냐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수 개 소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MDL을 침범해서 넘어왔기 때문에 정전협정 위반이다. 그리고 큰 차원에서는 당연히 도발"이라고 말했다.
민홍철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강 장관은 "정전협정 위반은 명백하고 북한에 책임이 있기 때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며 "필요한 방책을 가지고 있고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조치에 대해서는 "여기서 다 말씀드리기에는 그것 또한 작전"이라며 말을 아꼈다. 강 장관은 "확정되면 유엔사와도 공조하고 국제사회와도 공조해서 명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은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조정회의도 열렸다.
북한에 MDL 이남 지뢰 제거를 요구할 것이냐는 유 의원 질문에 강 장관은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대북 확성기 재설치 요구에 대해서는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에게 "설치할 수 있다"면서도 "'이게 과연 이제도 통할까'는 저희도 보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 고정식 대북 확성기를 모두 철거했다.

회의에서는 사고 대응 과정을 둘러싼 여야 공방도 벌어졌다. 야권은 군이 사고 이튿날 북한 지뢰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도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 연설이 끝난 뒤에야 공개했다고 따졌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 지시 여부를 묻자 진영승 합참의장은 "대통령이 이 상황과 관련해 직접 저한테 지시한 건 없다"고 답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만약 이 대통령이 유엔에 가서 연설할 것을 고려했다면 원래 계획했던 6월에서 9월로 미뤄야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여야는 북한 규탄 결의문 채택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국민의힘이 대북 인도적 지원 중단과 확성기 재설치 문구를 요구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추진 중인 대북 지원은 없다"고 맞섰다. 진성준 국방위원장은 합의가 이뤄지면 다음 회의에서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책임을 전면 부인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이번 사고를 두고 "10여 년 전 세상을 소란하게 했던 '목함지뢰사건'을 그대로 방불케 하는 명백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최근 도발이 잦은 한국군 3군단 21보병사단 비무장지대 방향에 우리 군대는 전술적 반격수단들을 증강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며 "총탄 한 발이라도 우리 땅에 탄착될 때에는 많은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유엔사는 지난 6월 발표한 팩트시트에서 "MDL 이남에 지뢰를 매설하는 것은 더는 방어적 행위라고 볼 수 없고 자동으로 정전협정 위반이 된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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